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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지동물/사마귀

넓적배사마귀 약충 효미 사육 일기 - 또 탈피했어요!

by 라소리Rassori 2020.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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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사진 주의해주세요.


간만에 효미 이야기입니다!


저번에 어디까지 얘기했는지 잠시 정리해드릴게요.

2020년 3월 11일에 효미를 처음 만났고, 그날의 일을 3월 22일에 여기 올렸는데, 3월 21일에 효미가 탈피를 하는 바람에 그때 탈피 얘기까지 하게 되었어요.


오늘은 효미 처음에 왔을 때의 모습들 못다 올렸던 거랑 오늘 탈피한 것까지 쭉 올려볼게요. 효미는 쥐미처럼 꺼내 두는 게 쉽지 않아서 사육통 안에 있는 모습이 많아요. 거기다 애가 너무 작기까지 해서 아무래도 선명한 사진은 많지 않네요.


3월 13일

배부르면 먹다 남길 거라 생각하고 효미에게 핀헤드를 한 마리 통째로 줘보았습니다. 

효미가 워낙 작아서 작은 핀헤드를 골라서 줬는데도 너무 컸어요. 쥐미가 효미의 사이즈였다면 도망가고도 남았을 텐데 효미는 아무 망설임 없이 사냥에 성공했습니다. 효미가 물릴 수 있으니 귀뚜라미 입은 미리 살짝 처리해 두었어요. 


보통은 효미를 이렇게 꺼내 두지 못하지만 먹을 때는 정신없이 먹어서 이때만은 괜찮아요. 물론 근처에 쥐미가 있다면 큰일이겠죠.

효미는 쥐미에게 잡히면 말 그대로 순삭당합니다. 쥐미가 느려터지긴 했어도 낫을 휘두를 때는 빛의 속도가 나오거든요.


그런데 우리 효미, 당연히 남길 줄 알았던 핀헤드를 계속해서 먹습니다. 보통 식사시간은 길어야 10분인데 효미는 이 핀헤드를 자그마치 40분이 넘도록 먹었어요.


중간에 뺏어야 하나 심히 갈등했습니다. 그 큰 걸 다 먹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3월 17일

쥐미가 어렸을 때는 하루 두 번 피딩이었는데 효미는 한 번에 너무 많이 먹으니 하루에 한 번만 피딩을 했어요. 위의 사건 이후로는 놀라서 핀헤드를 반으로 잘라서 줬습니다.

근데 그래도 너무 컸어요. 아래의 핀헤드는 결국 지켜보다가 핏셋으로 조심스레 뺏었습니다. 뺏으니까 겁을 먹고 순순히 내주는데 그 모습이 너무 불쌍해서 다음부터는 핀헤드를 아예 첨부터 1/3로 잘라서 줬어요.



3월 19일

쥐미처럼 쉽게 꺼내놓질 못하니 사육통 청소도 쉽게 할 수가 없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걱정이 되기도 해서 최대한 가만히 두고 사육통은 이삼일에 한 번씩만 청소해줬어요. 아래 사진에서도 응가가 잔뜩 쌓여있네요. 쥐미 때는 하루 한 번 아무 어려움 없이 청소했었답니다. 


3월 20일

일광욕 할 때 자세를 낮추는 건 쥐미와 같았어요. 플랭크도 하긴 했는데 제가 다가가니 상체를 살짝 들어올렸어요. 

쥐미는 밖에 꺼내 두고 몇 시간이고 일광욕을 시킬 수 있었는데 효미는 어디로 튈지 몰라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뚜껑을 닫은 채로 해줬어요.
 


결국 일광욕을 멈추고 쳐다봅니다. 긴장해서 쳐다보는 걸 텐데 오히려 제가 긴장이 됩니다.


저번 효미 포스팅에 나온 대로 이 다음 날인 21일에 탈피를 했어요.
 


3월 22일

탈피 후 첫 피딩입니다. 아마 4령 사마귀가 된 걸 거예요. 탈피를 했는데도 여전히 많이 작아서 핀헤드도 변함없이 1/3 크기로 잘라줘야 했어요.


3월 24일

너무 웃기게 생겼다고 하면 좀 미안하지만 진짜 너무 웃기게 생겨서 틈만 나면 얼굴을 찍었습니다.


3월 25일

사육통 벽에 붙어서 열심히 밥을 먹는 효미입니다.


넓적배사마귀는 성격이 예민해서 사람을 많이 경계하고 먹이를 버리고 도망을 가기도 한대요. 그런데 효미는 경계는 하는데 밥은 계속 먹네요.😂 


다 먹은 뒤에도 엄청 경계합니다. 저희 엄마는 사진을 보고 눈이 황금색이라고 감탄하시던데 저는 그냥 볼 때마다 웃음이 나올 뿐입니다. 정말 귀엽고 웃기게 생겼어요.


아래로 내려가서도 계속 경계합니다. ㅋㅋ


뒷모습도 땡글땡글한 게 너무 웃겨요. (바닥에 있는 건 효미가 마실 물방울들입니다.)


UVB 램프 빛도 좋아하던데 이것도 어쩔 수 없이 위에 투명한 뚜껑을 닫은 채로 쬐어줘야 했어요.


쳐다 봐서 근처에 가질 못하겠네요. 😂


3월 28일

이때쯤엔 차차 저에게 적응을 하고 사육통 뚜껑을 열어도 크게 겁먹지 않게 되었어요. 사육통 벽에 물을 뿌려주고 먹이를 주기 위해 하루에 몇 번이고 뚜껑을 여니까 좀 익숙해진 것 같아요.

제 손 위인 줄은 모르겠지만 한번 올라오게 해봤습니다. 별로 놀라는 것 없이 돌아다녔어요.


너무 귀여워요. ^^


발바닥으로 제 손 위에 있는 수분(효미가 도망갈까봐 흘린 식은땀?)을 느끼고는 그걸 먹기 위해 입을 갖다 대려는 모습입니다. 왠지 신비로운 요정의 키스를 받는 것 같아서 기분이 묘했어요. (지문은 혹시 몰라서 뭉갰습니다.) 


혹시 병균 먹을까봐 먹지는 못하게 하고 다시 사육통 안에 넣어줬어요. 순순히 들어갔답니다. ^^


3월 29일


마침 탈피한 극소 밀웜이 있어서 한 마리 줬어요. 밀웜은 아래 사진보다 더 큰 걸 주면 겁을 먹고 사냥을 안 하더군요. 그래서 밀기울을 힘들게 뒤져서 딱 저 사이즈로 찾아줘야 했어요. 


4월 3일

3월 21일에 탈피를 했으니 또 탈피할 때가 되었어요. 탈피 하루 전인 3월 20일에도 밥을 너무나 잘 먹더니 이때까지도 밥을 아주 잘 먹었어요. 그래서 이게 탈피기인지 뭔지 구분이 되지 않았습니다.

사마귀는 보통 10일에 한 번 정도 탈피를 하지만 가끔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탈피를 안 하는 사마귀들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건 드문 경우이기 때문에 효미의 탈피는 코앞으로 다가와 있다고 보는 게 맞았어요.

그런데 거꾸로 매달려 있지 않고 아래 사진처럼 계속 저렇게 정자세로 있더군요. 쥐미가 탈피를 앞두고 저렇게 있으면 제가 망 아래로 가도록 유도를 했는데 이제는 사마귀를 믿고 그냥 두게 되었습니다. 많이 느긋해졌어요.


그냥 사육통 벽에 물만 열심히 스프레이 해줬습니다. 난방이 잘 되어있는 데다가 환기도 아주 잘 되게 해두었기 때문에 물이 금방금방 말랐어요.

환기가 안 되는 사육통이라면 너무 습하게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너무 건조해도 안되고 너무 습해도 안된다는 이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듯해요. 얼마 전에도 다른 분의 사마귀 탈피 부전 소식을 들었는데 원인은 너무 건조해서였다고 합니다.



4월 4일

아니나 다를까 오늘 아침에 일어나 보니 탈피를 이미 마친 상태였어요. 쥐미였다면 잠을 안 자고 지켜봤을 텐데 이번엔 저의 사육장 탈피 세팅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어서 그냥 푹 잤습니다. 


효미가 발로 잡기에 루바망 구멍이 간격이 너무 넓고 불편해 보여서 소프트 망도 그 위쪽에 설치해뒀었어요. 3월 21일 탈피 때는 몸이 더 작을 때였는데도 소프트 망이 아닌 루바망을 사용했더군요.

그래도 가능하면 두 개 다 설치해두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작은 사이즈일 때는 소프트 망만 설치해두는 게 더 나은 것 같기도 해요.

이번 탈피 이후엔 효미가 완전 뻥튀기가 되었어요. 그런데 많이 커 보여도 실제로 보면 몸길이 2cm 정도밖에 안 된답니다.


몸이 덜 말라서 색이 연하네요. 힘들었을 텐데 그냥 쉬지 않고 또 저를 경계합니다. 


낫쪽을 보면 마치 비치는 옥색 저고리를 입은 것처럼 너무 예뻐요.


간다 가. 😂


어찌나 쳐다보는지 조용한 곳에 두고 물러나 주었습니다.

착시현상으로 보이는 저 까만 눈동자는 제가 실제로 보면 한쪽에 두 개씩 보일 때가 많은데 사진으로는 항상 하나씩으로만 찍히네요. 

정확히 새벽 몇 시에 탈피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딱딱한 먹이를 줄 수 없는 시점임은 분명하니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뒤에 밀웜 즙을 조금 먹였어요. 그러면서 탈피 껍질을 꺼냈는데 발 한쪽이 루바망을 어찌나 꽉 잡고 있던지 결국 떨어졌네요.ㅠ 


아무튼 다른 애들은 지금 일지가 많이 밀려있지만 효미는 이렇게 어찌어찌 실시간으로 따라잡았습니다.

춘갈농장에 왕사마귀 약충이 나와서 요즘 또 머리가 복잡합니다. 식구 늘이면 힘든데 왜 자꾸 들이고 싶은 걸까요.ㅠ

쥐미랑 효미 죽고 나면 사마귀는 좀 쉴까 했는데 이러다간 평생 키우게 생겼네요.

저의 절지동물들 보러 와주시는 모든 분들 늘 감사합니다! 좋은 포스팅으로 보답하도록 노력할게요.😉❤  

효미 일지 정리:

3월 11일 입양
3월 21일 무사 탈피 (아마 4령으로)
4월 04일 무사 탈피 (아마 5령으로)

저번에 올린 효미 소개글

2020/03/22 넓적배사마귀 약충 효미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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