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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지동물/사마귀

넓적배사마귀 약충 효미 사육 일기 - 또 탈피! 20200416

by 라소리Rassori 2020.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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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사마귀 사육자와 애호가를 위한 것입니다 곤충 사진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패스해주세요.


2020년 4월 5일

4월 4일에 탈피를 한 뒤 처음으로 밥을 먹는 효미의 모습입니다. 사육통 뚜껑에 거꾸로 붙어 있길래 그대로 뚜껑을 뒤집었어요.


아직까지 절 보면 긴장을 많이 하지만 처음처럼 도망을 가지는 않아서 무난히 피딩을 할 수 있었습니다.

먹이는 핀헤드보다 한 단계 큰 극소 사이즈 귀뚜라미인데 효미에겐 너무 커서 잘라주었습니다. 자른 뒤엔 효미의 배 사이즈와 비교해가면서 이게 과연 적당한 양일까 하고 고민하다가 좀 더 잘라낸 뒤 주었어요.



밥을 다 먹은 뒤엔 사육통에 물을 좀 뿌려주고 그대로 뚜껑을 닫았어요.

아래는 햇빛이 들어와서 일광욕을 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자기가 알아서 햇빛이 잘 닿는 곳에 자리를 잡더군요.

사육통은 작은 건데 효미에게는 많이 큽니다. 그래도 불안해하는 느낌은 아니어서 그냥 이 사육통에 키웠어요.


4월 6일

사마귀는 깜짝 놀라거나 긴장하면 아래 사진처럼 낫을 앞으로 쭉 뻗습니다. 쥐미는 가끔만 했는데 효미는 꽤 자주 하네요.

원래는 좀 더 앞으로 뻗는데 아직 카메라에 담진 못했어요. 쥐미 때만큼 열심히 찍지 않은 탓이에요. 반성합니다.😂


효미가 가장 좋아하는 피딩 타임입니다.

밥 먹을 때 들려 올라가는 입술이 분홍색이네요. 그런데 양쪽으로 있는 이빨이 새까매서 밝은 곳에서는 입이 새까매 보인답니다. 피부가 좀 투명하다보니 비치더군요. 얼굴 중간에 거뭇한 것도 귀뚜라미가 들어가는 게 비치는 거예요.


어깨 사이로도 비치는데 제 폰으로 찍기엔 좀 무리가 있네요. 나중에 밝은 곳에서 시도는 해봐야겠어요. 될 것 같기도 하고..

효미 뿐 아니라 먹이가 식도로 내려가는 게 비쳐서 보이는 사마귀 종들은 종종 있답니다.

아래는 예전에 소개해드린 precarious333라는 유튜버의 영상인데, 사마귀가 삼킨 음식이 비치는 걸 보고 싶은 분들은 구경해 보세요. 이 영상에 나오는 사마귀는 Glass 사마귀라는 아주 희귀한 종이에요. 파리 머리 부분에 빨간색이 다 넘어간 뒤엔 까만색 몸통 부분이 넘어가는 것이 보입니다.



다시 효미로 돌아와서,


밥을 먹다가 멈추고 쳐다보는 게 너무 귀여워요. ㅋㅋ 쥐미도 이 나이 때는 종종 이랬었네요.^^  


4월 9일

효미와 너무 시간을 안 보내는 거 같아서 손에 얹어 놓고 놀아 주었습니다. 여전히 경계를 많이 하지만 그래도 처음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어요.


넓적배사마귀 약충의 특징인 배 들어올리기!

허리가 길고 배가 짧은 체형이 참 특이해요.


투명투명한 효미♡


몸길이 2cm 초미니 효미


경계 효미😂


물 마시라고 물방울을 떨어뜨려 주었어요. 사마귀는 발끝으로 물을 느낄 수 있는데 지금 효미의 발이 물에 닿았어요.


그런데 물이 정확히 어디 있는지는 모르나 봐요. 항상 발끝으로 물을 느끼면 이렇게 그 자리 그대로 고개를 숙여서 마시려고 하더라고요. 거긴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에요.


분명 물을 느꼈는데 입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으니 얼떨떨해합니다. 


마셔보라고 바로 앞에 물을 떨어뜨려 줘봤습니다. 이 사진에서는 넓적배사마귀의 특징인 넓은 떡대와 큰 머리가 확실히 드러나네요.


아까 물을 마시려다 실패한 것 때문에 기분이 상했는지 먹지 않습니다. 쥐미도 그렇고 사마귀들이 은근히 뭘 먹으려다 실패하고 나면 그 다음엔 자신감을 잃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타란툴라도 먹이 사냥에 실패하고 나면 이런 모습을 보인답니다. 심한 경우엔 오랜 거식증에 빠지는 경우도 있대요. (타란툴라야 뭐, 물그릇만 있으면 오래 안 먹어도 사니까...)


4월 12일

또 효미와 놀아 주었습니다. 저번 탈피가 4월 4일이었으니 곧 탈피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계 경계~


4월 13일

탈피를 준비하기 위해 사육통에서 탈피 세팅장으로 옮겼습니다. 저번 탈피 때와 같은 구조예요.

효미도 탈피가 다가오는 것을 느끼는지 얌전히 자리를 잡고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있었어요. 위에 덮어놓은 뚜껑에 구멍이 있어서 환기가 잘 되다 보니 물이 빨리 말라서 자주 뿌려줘야 했습니다.

물을 뿌려 줄 때마다 물방울이 떨어지는데 효미는 그게 먹이인 줄 알고 매번 바닥으로 뛰어 내려갔어요. 불쌍해서 밥을 조금 줬더니 탈피를 앞둔 사마귀 답지않게 아주 잘 먹었습니다.


4월 15일

저번 탈피 이후 11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탈피를 하지 않았어요. 방해하지 않으려고 가만히 두려다보니 청소를 못 해서 응가가 자꾸만 쌓여 갑니다.


4월 16일


응가를 치워주기 위해 잠시 효미를 꺼냈어요.

뚜껑을 열었을 때 효미가 움직이지 않으면 그냥 두려고 했는데 이리저리 잘 움직이길래 잠시 손에 얹었습니다.

(깜찍♡)

 
제가 사육통을 한 손으로 씻는 동안에도 얌전히 제 손에 붙어 있었어요. 그 상태에서 제 머리 위나 다른 곳으로 도망가버리면 정말 곤란하겠지만 다행히 그러지 않더라고요. 사육통에 다시 들어갈 때도 착하게 잘 들어갔습니다.



엌 세상에.


이날 밤 9시 반에 효미가 탈피를 시작했어요. 12일만의 탈피네요.


지금까지 탈피 전날까지도 밥을 잘 먹던 애가 오늘 아침엔 밥을 거부하길래 곧 탈피하겠다 싶었는데 정말 해버리네요. (이번에도 탈피 전날까지 밥을 잘 먹었어요.😂)


조금 늦게 발견했는데 더듬이와 여섯 다리 모두 잘 빠져 나왔습니다.


열심히 다리를 말리고 있습니다. 아래로 떨어져서 위기 상황이 되었다면 몰라도 스스로 꼬리까지 다 빠져나올 때까지 절대 건들면 안돼요. 


다리가 어느 정도 마른 뒤 기다란 뒷다리를 쭉 뻗어서 망을 잡습니다. 이때 망이 안 잡히면 곤란한데 다행히 어려운 한 단계를 또 넘겼습니다. 망을 못 잡을 것 같아도 망이 너무 넓게 퍼져있지만 않다면 대부분 잡으니 최대한 그냥 지켜봐주세요. 


다리를 좀 더 말린 뒤엔 뒷다리에 힘을 주는 것과 동시에 두 개의 중간 다리를 쭉 뻗어서 망을 잡습니다. 효미는 여러번 시도 끝에 겨우 잡았어요. 이제는 떨어질 염려가 없으니 완전히 안심입니다.


이번 탈피는 꼬리까지 다 빠져나오는데까지 총 50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초반에 놓친 거 다 계산해서) 몸길이는 이제 3cm가 좀 넘어 보이고요.

다음 편에서는 꼬리까지 완전히 빠져 나온 모습과 그 후의 일상을 기록해 보겠습니다.


효미가 무사히 탈피를 해서 정말 기분이 좋고 안심이 됩니다. 오늘은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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