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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잡담] 집 냄새 사람 냄새 제거, 몸에 무해한 탈취 방법 고민

by 라소리Rassori 2020.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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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약간 예민할 수 있는 수다를 떨어볼까 해요. 바로 "사람의 몸에서 나는 냄새"에 관한 것입니다.

이 얘기를 하기로 한 이유는 오늘 우연히 본 탈취제 광고 때문이에요. 포털 사이트를 돌아다니다 보면 광고가 많이 보이는데 보통은 누르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애를 씁니다. 그런데 평소에 냄새에 관심이 많아서인가, 그 광고는 눌러보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뭘 본 건지는 좀 뒤에 다시 얘기할게요.


어렸을 때 어떤 할머니 집에서 하룻밤을 잘 일이 생겼어요. 밤에 잘 시간이 되자 할머니께서 깨끗이 빨아 놓은 이불이 있다며 침대 위에 깔아 주셨죠. 그런데 이불을 덮으니 냄새가 나는 거예요. 찌든내라고 하기엔 약하고, 장롱 냄새라고 하기엔 강한, 말하자면 사람 특유의 냄새였죠. 그 집 전체에서도 은근히 들어차 있는 냄새였어요.

그 냄새를 맡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나는 어떻게 하면 이런 냄새가 안 날 수 있을까, 흔히 나는 냄새인데 나라고 안 날 수 있을까, 나도 늙으면 이런 냄새가 나게 되는 걸까.

그 이후 수십 년이 지났지만 저는 여전히 그런 염려를 하고 있어요. 나이가 든 만큼 좀 더 신경을 쓰게 되었죠. 친한 친구나 가족이 놀러 오면 꼭 물어봐요. 집이나 이불에 냄새가 나는지 말이에요. 다행히 지금까지 냄새가 난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그렇다고 안심이 되는 건 아니에요. 저에게 과하게 너그러운 사람들이기 때문에 냄새가 나는데도 안 난다고 느끼는 걸 수도 있거든요.

냄새가 나도 뭐 어쩌겠냐만은, 그래도 늘 그런 쪽으로 신경을 쓰게 됩니다.



이제 제가 생각하는 집에 냄새 안 나게 하는 방법 한번 적어볼게요.


1. 매일 샤워

가장 기본이고 필수겠죠. 집에 냄새가 나는 걸 예방하는데는 이거 이상이 없는 듯해요.

2. 빨래, 특히 이불이나 방석 

집 냄새를 잡으려면 자기자신, 천 종류, 바닥, 이 세 가지를 특히 잘 관리해야 해요. 그래서 전 침구 세탁을 자주 합니다. 예전에 집에 대형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었을 땐 1주일에 한 번씩 했는데 지금은 빨래방에서 2주에 한 번 정도 하고 있어요. 여름엔 또 얘기가 달라져서 에어컨을 틀고 자더라도 좀 더 자주 해주는 게 좋은 듯해요.

3. 섬유탈취제 뿌리기

섬유탈취제는 뭐니뭐니 해도 페브리즈가 효과는 최고더라구요. 저는 이걸 조금이라도 들이마시는 건 싫어서 오랜 시간 외출할 시 가끔씩 집 곳곳에 뿌려두고 나갑니다. 지금은 절지동물들을 키워서 그건 못 하네요.

4. 환기

미세먼지 때문에 매일 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는 게 여러모로 좋죠. 창문을 계속 닫아두면 냄새뿐 아니라 실내 오염 물질도 증가하니까요.

5. 몸에 무해한 소독제로 바닥 청소

이건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방법이에요. 괜찮은 소독제를 구해서 바닥에 골고루 분무한 뒤 청소대에 마른 걸레를 끼워서 슥슥 닦아주는 거예요. 저는 네이버 쇼핑에서 피즈가드라는 제품을 500ml에 만원 좀 넘는 가격에 사서 쓰고 있어요.

저는 남들보다 냄새를 좀 잘 맡는 편인데, 오래된 집일수록 여름만 되면 바닥 어디선가 미묘한 냄새가 올라올 때가 있더라고요. 아마도 저만이 느낄 듯한 냄새이지만 이 방법으로 청소하면 한동안 괜찮더라고요. 


그리고 아래는 제가 포털 사이트 돌아다니다가 봤다는 탈취제예요. 이름이 "강력한 하우스 탈취제"랍니다.

뚝 소리나게 한번 꺾은 뒤 집에 두면 탈취가 되는 형식이에요. 저는 절지동물 때문에 왠지 불안해서 못 쓰겠는데 혹시 관심 있는 분들은 구글 같은 데서 검색해보세요. 이 제품은 제가 관심이 있다는 것일 뿐 추천하는 건 아닙니다. 써본 적 없어요. 일단 다른 사람들 리뷰는 좋더군요.

 

 


흥미로운 물건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세상이네요. 사람에게 아무 냄새가 나지 않아서 저런 노력들이 하나도 필요하지 않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가 철이 없던 시절에는 상대방이 입냄새가 나면 질색을 했고, 어떤 집에 놀러 갔을 때 홀아비 냄새 같은 게 나면 냄새 좀 어떻게 하라고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렸어요. 어떻게 이런 지독한 냄새를 본인은 모르는지도 너무 신기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러지 않아요. 이제는 냄새가 나면 아 사람이니까 그런 거다, 나 또한 그럴 거다, 하고 넘어가게 돼요. (물론 참을 수 있을 정도일 때의 얘기지만요.)

예전에 어떤 잘사는 일본 여자분을 만난 적이 있어요. 70대였고, 늘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머리도 단정하게 하고 계셨죠. 말도 고상하게 하시고 몸짓에서도 우아함이 넘치는 분이셨어요.

그런데 가까이 가면 어렸을 때 그 할머니의 이불에서 났던 그런 냄새가 나는 거예요. 안 씻어서 그런 게 아닌 속에서 나오는 듯한 냄새 말이에요. 전혀 안 그럴 것 같은 분도 그러니까 철없는 마음에 좀 신기했어요.

그런데 인생을 더 살아본 지금은 그냥 평범하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당연한 일처럼 말이에요.

노인 냄새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노인 냄새의 주원인이 되는 노넨알데하이드라는 물질도 있다지만 이것도 과학적으로 확정된 정설은 아니라고 해요. 실제로 겪어봐도 노인뿐 아니라 사람이면 그냥 다 냄새가 나더라고요. 노인 특유의 냄새라는 게 있긴 있어도 그 아래 세대도 만만치 않고 심지어 사춘기 애들한테서도 지독한 냄새가 날 때가 있더군요.

 

집에 냄새를 없애자는 얘기로 시작했지만, 상대에게서 냄새가 나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자는 얘기로 이 글을 마무리합니다.

자기 냄새는 자기가 못 맡는다고 하죠? 만약 난다면 남들에겐 훨씬 더 강하게 나는 거라고 합니다. 내가 냄새난다고 욕했던 그 사람보다 내가 더 심한 냄새가 날 수도 있는 거예요. 


오늘 수다는 여기까지입니다.😉

P.S. 아침에 일어나서 양치도 안 하고 밖으로 나온 사람이나, 담배와 커피를 즐긴 뒤 코앞에서 얘기하거나, 안 씻어서 냄새나는 사람에 대해선 그리 너그럽지 않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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