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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블로그 수다

[잡담] 그냥 소소한 티스토리 블로그 수다 12 -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

by 라소리Rassori 2020.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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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제가 블로그를 하게 된 계기를 적어볼게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비슷한 흐름으로 이곳(티스토리 타운😂)에 오시게 되었을 것 같아서 예전부터 이에 대해 적어보고 싶었답니다.

 

제 경우는 2019년 여름쯤 우연히 생물 유튜브를 보다가 모든 것이 시작되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생물을 좋아했기 때문인지 유튜브도 자연스레 그쪽으로 보게 되더군요. 원래는 유튜브를 보는 취미가 전혀 없었는데 어느 날 그냥 자려고 누워서 폰을 만지다가 보게 된 거였어요.

처음엔 하마나 들쥐 등의 포유류가 나오는 자연 다큐멘터리로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물고기를 잡아서 키우는 일본 유튜버의 영상을 보게 되다가, 흘러흘러 한국&해외 절지동물 유튜버들의 영상을 접하게 되었어요. 너무 재밌더라구요! 그 뒤부터는 줄곧 절지 영상에만 꽂혀있게 되었죠. 타란툴라, 지네, 사마귀 등의 매력에 푹 빠져서 매일 열심히 봤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갑자기 "사마귀를 채집해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어요. 저에게 영향을 준 생물 유튜버들처럼 유튜브를 하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에요.

그때부터는 유튜브 하는 방법에 관심을 갖고 영상을 보기 시작했어요. 유튜브는 볼줄만 알았지 전혀 할 줄은 몰랐기 때문에 처음부터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영상에 집중했죠. 기존에 인기 많은 생물 유튜버들처럼 할 자신은 없었지만 소소하게 절지동물의 삶을 하나씩 기록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블로그로 돈 버는 법"에 관한 영상들이 추천 영상으로 뜨기 시작하더라구요. 초반부터 내용이 꽤 솔깃해서 저도 모르게 빠져들어서 보게 되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리남님과 그 외 닉네임이 기억나지 않는 몇 분의 영상을 접하게 되었죠.

 

그분들의 얘기를 들으며 아, 유튜브와 함께 블로그도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떠올랐어요. 그분들의 얘기만 들으면 블로그로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것 같았거든요. 제대로 상황을 판단해보기도 전에 그냥 바로 혹하게 되더라구요.

 

그 길로 바로 티스토리를 검색해 보게 되었고 구글 애드센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바로 시작하진 못하고 몇 달간 망설이면서 고민만 했어요.

 

선뜻 시작 못한 건 소싯적에 블로그를 열었다가 접은 경험이 몇 번이나 있기 때문이에요. 두 달 정도 열심히 하다가 확 삭제해버리고 한 몇 년쯤 후에 다시 건드려보는 식으로 말이에요. 그때는 애드센스 같은 건 몰랐고 그냥 순수하게 포스팅만 했어요. 블로그를 갑자기 삭제한 건 그게 나중에 저에게 흑역사가 될 것 같아서였구요. (근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지우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휴~ 서른 넘어서 적은 글들도 어쩜 그렇게 미성숙했는지ㅠ 지금도 성숙하진 않지만요..)

 

아무튼 또 그렇게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기 싫어서 이번엔 좀 고민을 길게 한 거죠. 그러다 가을이 다 갈 것 같아서 일단 사마귀부터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작년 10월이었답니다.

그런데 막상 돌아다니다 보니 자연스레 촬영을 하게 되었고, 제대로 자각도 못 하고 있는 사이에 이미 "기록"은 시작이 되었더라구요. 그렇게 점점 기록들이 쌓여가면서 얼른 유튜브에든 블로그에든 올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어요.

 

저는 원래부터 기록하는 걸 좋아해서 가는 곳마다, 먹는 것마다 사진으로 일일이 남기는 습관이 있어요. 스마트폰이 나오기 이전에도 항상 디카를 들고 다니며 찍었어요. 그냥 과자 하나라도 꼭 사진을 찍어둬야 했어요. 지나가다가 보는 꽃도 일일이 찍고요. 어디에 올리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그런데 절지동물 관련은 그냥 폰이나 컴퓨터에만 둘 수는 없더라구요. 어딘가에 올려두고, 공유하고, 기록을 쌓아가고 싶은 욕심이 생겨났어요. 그렇게 11월부터 하나둘씩 포스팅을 올리게 되었고, 블로거로서의 삶이 시작된 거랍니다. 

 

나이만 먹었을 뿐 세상 물정은 잘 모르는 저는 그때만 해도 블로그를 하면 큰돈을 벌게 되는 건 줄 알았어요. 너무 확신이 넘치는 바람에 가족들에게 나 블로그 해서 곧 돈 많이 벌 거라는 어처구니없는 말까지 해버렸어요. (어휴........ㅠ)

 


그 이후... 저는 블로그로는 한 달에 백만원은 커녕 몇십만원도 벌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죠. 블로그 어떻게 되어가냐고 묻는 가족들에겐 화난 불독 같은 얼굴로 아몰랑!을 외쳐버렸고요. 속으로 "다른 걸로 돈 벌고 있으니 괜찮아!"하고 위로를 하면서 말이에요. 지금은 다 내려놓아서 괜찮지만 참 심란했던 그런 시기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지난 9개월 동안 제가 블로그에 애착이 많이 생겼나 봐요. 블로그에서 떠드는 재미를 버릴 수가 없네요. 뭔가에 얽매여 있는 걸 싫어해서 확 버리고 싶다가도 어느새 또 글을 적고 있게 돼요. 처음에 사심 충만하게 시작하긴 했어도 이젠 그렇지 않다 보니 정말 스스로 원해서 키보드를 두드리게 되는 것 같아요.

 

그동안 "어떻게 하든 될 블로그는 되고 안 될 블로그는 안 된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도 했어요. 생초보 시절엔 제 블로그 영업 활동(?) 같은 걸 많이 하고 다녔었는데 가만히 보니까 될 블로그는 그런 거 안 해도 그냥 알아서 잘 되더라구요. 오히려 그런 거 하는 블로그 중에서 크게 잘 된 블로그를 못 본 것 같아요. 그런 것에서 벗어나서 제 블로그를 더 돌보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제가 만족하는 포인트 중 하나를 말씀드리자면, 아무래도 포스팅 수가 늘어가는 게 큰 부분을 차지하는 듯해요. 얼마 전엔 절지동물 카테고리에 글이 100개가 넘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어요. 지금까지 오게 된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정성껏 작성한 소중한 기록들이 쌓인 것을 보니 뿌듯하더라구요.

 

절지동물 카테고리는 제 블로그의 메인인 만큼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보는 카테고리이기도 해요. (그 다음은 음식) 하나만 보는 게 아니라 줄줄이 봐주실 때도 많구요. 그럴 때마다 내가 블로그 하느라 그냥 인생의 일부를 날려버린 건 아니구나 하면서 마음에 위안을 얻기도 한답니다.

 

예전엔 며칠 동안 올릴 글을 몇 개씩 나누고 계산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런 걸 생각 안 해서 편하기도 해요. 지금은 예전부터 꼭 올리고 싶었던 글들을 빨리빨리 쫙 다 올려버리고 1일 1포스팅에서 벗어나서 쉬엄쉬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

 

그러나... 그렇게 하고 있는데도 올릴 글이 도무지 줄어들질 않네요. 계속해서 새로 생겨나고 있어요. 어쨌든 쓸 얘기가 없는데 짜내서 올리진 않을 거예요. 할 얘기가 없는 날은 조용히 지나가려고 해요. 가능한한 평화로운 마음으로 살고 싶네요.^^

 

이번 수다는 여기까지 할게요. 그럼 전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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