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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지동물/사마귀

넓적배사마귀 약충 효미 사육 일기 20200501-10

by 라소리Rassori 2020.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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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사마귀 사육자와 애호가를 위한 것입니다. 곤충 사진이 많으니 주의해 주세요.

 

 

5월 1일


변함없이 긴장한 모습의 효미입니다.

사진은 각도가 돌아간 게 아니라 원래 이 각도예요. 효미처럼 작고 가벼운 사마귀들은 중력에 상관없이 어떤 방향으로든 잘 붙어 있습니다.


꼬리와 상체 사이에 있는 날개싹 2쌍이 이제 꽤 두드러져 보이네요. 왕사마귀 쥐미가 약충이었을 때와 비교하면 날개싹의 모양이 많이 다릅니다. 넓적배 사마귀는 뭔가 미래적인 디자인이 들어간 느낌이에요.

 

5월 6일


여전히 밥 잘 먹고 잘 크고 있어요. 몸 크기가 워낙 작다보니 귀뚜라미는 매번 작게 잘라줘야 하네요.


극소 사이즈 귀뚜라미가 효미가 사냥해서 먹기에 좋을 텐데, 사두면 너무 빨리 자라서 어차피 조만간 또 잘라서 먹여야 할 거예요. 그래서 주문을 고민 중입니다.

한 번 주문할 때마다 최소한 100마리는 오기 때문에 제가 편하려면 주문을 안 하고 최대한 큰 귀뚜라미들을 잘라서 먹이며 버티는 게 나아요. (남은 건 냉동실에 얼리는 요령을 익혔습니다.)

작은 개미만한 귀뚜라미들 100마리면 처음엔 괜찮은데 2주 만에 엄청 커버리거든요. 요즘처럼 날씨가 따뜻하면 1주일 만에도 많이 자랍니다.


그렇게 되면 어느 순간 갑자기 일이 정말 많아져요. 엄청 먹고 싸기 때문에 피딩과 사육장 청소에 시간이 왕창 날아가버리죠.

큰 귀뚜라미들은 살과 즙이 많다는 점에서 좋긴 한데 너무 딱딱한 껍질 부분은 따로 발라낸 뒤에 줘야 해서 그 부분은 좀 번거롭긴 합니다. 배 끝쪽으로 가면 똥도 있어서 똥도 발라낸 뒤 맛있는 부분만 잘라서 급여합니다.

대충 줘도 자기들이 알아서 먹기 때문에 상관 없지만 쥐미가 똥 부분을 뱉는 것을 본 뒤로 신경이 쓰이네요. (귀뚜라미는 먹는 것에 따라 똥의 냄새가 없기도 하고 지독하기도 한데 그 날은 지독했어요.)


5월 7일


날개싹을 관찰하느라 효미 얼굴은 안 나온 사진입니다.

날개 결도 살짝 있고 노란 아웃라인도 있어요. 저 안에서 어떤 날개가 자라고 있을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효미가 절 보더니 위협 포즈 비슷한 걸 취해서 한번 찍어봤어요. 꼬리 마디마디도 까맣게 벌어져 있고 뭔가 많이 놀랐나 본데 위협적이지는 않고 그저 귀엽기만 합니다.


5월 10일


처음으로 라텍스 장갑을 끼고 손에 올라오게 해 봤어요. (손바닥을 바깥쪽으로 휙 꺾고 있어요.)

그냥 맨손에 올라 오게 하는 것과 별 다름없는 반응입니다.


엄청 쳐다보고요.


틈만 나면 발 그루밍을 하는 쥐미와는 달리 효미는 발 그루밍하는 모습을 보기가 힘들어요. 하더라도 너무 짧게 해서 찍기가 힘든데 이날 드디어 발 그루밍 촬영에 성공했습니다. (사마귀 발 빠는 순간이 중요한 라소리 블로그😂) 


너무 작아서 여전히 다룰 때 많이 조심스럽습니다. 자기가 작고 약한 것을 알아서 효미도 그만큼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거겠죠.

타란툴라들도 조그만 유체 시절에는 열심히 숨다가 덩치가 커지면 당당하게 은신처 밖으로 나와 있는 걸 보면 절지동물들은 자신의 능력치를 대충은 파악하는 듯합니다.

왕사마귀 등 일부 종은 상대가 너무 커서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판단되면 도망가다가 잡히는 대신 위협 포즈를 취하기도 하죠. 이판사판으로 목숨을 걸고 하는 행동인데 꽤 효과가 있다고 알고 있어요. (사마귀가 양팔을 번쩍 들어올리는 모습을 보고 야생동물이 놀라서 사냥을 포기한다든가...)   



아래는 극소 밀웜을 사냥해서 먹고 있는 효미입니다.

현재 저희 집에선 밀웜 성충인 거저리들이 계속해서 번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극소 밀웜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어요. 밀웜은 아무리 많아도 손이 별로 가지 않아서 그대로 번식을 하도록 두는 중입니다. 성충 중에서 암컷의 수가 한 마리인 것으로 짐작이 되는데 그래서인지 적당한 수의 밀웜이 유지되고 있어요.


냠냠냠냠


야무지게 잘 씹긴 하는데 쥐미에 비해 먹는 속도가 훨씬 더 빨라서 금세 다 먹어버립니다. 


효미가 늘 긴장은 하지만 요즘은 저도 잘 알아보고 배나 등을 쓰다듬어도 얌전히 있어서 얼마 전에 다시 몸길이를 재어봤어요. 웬일로 꽤 오래 가만있길래 등 위에다 자를 바짝 갖다 대서 재었는데 3.3cm 정도 되더군요.

이렇게 작은 크기라면 지금이 종령이 아닐 수도 있겠어요. 그런데 시기상으로 보면 종령이란 말이죠. 이번에 다가오는 탈피가 과연 마지막 탈피일지 아닐지, 저도 너무 궁금해집니다.

그런데 4월 29일에 탈피를 했으니 이미 탈피할 때가 지났는데 아직도 전혀 탈피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밥도 너무 잘 먹고 날개싹도 변함이 없어요.

그래도 분명 조만간 상황이 바뀌겠죠. 조금씩 긴장이 되기 시작하는데, 부디 이번 탈피도 무사히 마쳤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사육 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럼 전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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