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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소리소리 일기 1 - 샤워하는데 벌레 등장! (곤충 사진 포함)

by 라소리Rassori 2020.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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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필이 와서 쓰는 일기입니다. 써보고 10개 이상이 된다면 카테고리를 분리하려고 합니다. 제 블로그에서 댓글 및 공감 부담은 제발 노노~ 그냥 마음 편히 놀다 가세요.


샤워를 하다가 한 10분쯤 지났으려나, 내 뒤쪽에 있는 벽 중간에 까만 벌레가 한 마리 붙어 있는 게 보였다.

"만약 내가 샤워 다 할 때까지 물에 쓸려 가지 않으면 살려 줄게." 속으로 벌레에게 말했다.

난 벌레가 죽을까봐 걱정을 할 만큼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아니어서 그냥 벌레가 있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샤워를 했다. 다 하고 뒤를 돌아보니 벌레가 중간에서 아래쪽 코너로 옮겨가서 간신히 붙어 있었다.

"약속대로 널 구해 주겠다." 벌레에게 속으로 말했다.

자세히 보니 내가 키우고 있는 갈색거저리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딱정벌레 계열의 벌레였다. 갈색거저리보다는 색깔이 더 까맣고 크기가 작았다.

얘는 대체 어디로 들어와서 욕실 벽에 붙어 있었던 걸까?

(샤워후 퉁퉁 불어있는 피부 주의)


사진 좀 찍으려 하니 너무 빨리 뛰어다녀서 제대로 찍힌 게 별로 없다.


꽁무니에 뭔가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보니 수컷일까?

얘가 암컷이어서 알을 낳고 그 알에서 애벌레가 태어난다면 내가 키우는 절지동물들에게 먹일 수 있으니 참 좋은 일인데 수컷이면 아무 소용이 없다.


크기 비교를 위해 내 갈색거저리를 한 마리 꺼내서 손에 얹었다.


갈색거저리는 갑자기 죽은척을 하며 가만히 있는데 까만 애는 정신없이 돌아다닌다.

그나저나 갈색거저리 왼손은 왜 날아간 걸까?


그러고 보니 얘도 참 오래 살았다. 죽을 때가 훨씬 지났다. 내가 대전에 살 때 밀웜이었다가 번데기가 되고 지금의 모습이 되었으니 말이다. 지금 이 녀석의 2세들을 내 절지동물들이 아주 맛있게 먹으며 지내고 있다.


까만 녀석은 밀기울에 넣었다. 갈색거저리와 비슷하게 생겼으니 사육 방식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비슷하지 않아서 죽는다면 할 수 없는 일이고.


내가 무서운지 일단 파고 들어간다. 갈색거저리와 하는 행동이 똑같다. 나가서 암컷도 데리고 오면 좋을 텐데. 그냥 밥만 축내는 손님을 들여 버렸다.


그나저나 왜 나의 이 쌀에는 쌀벌레가 생기지 않을까?


쌀을 통에 부어서 현관 근처 구석에 둔지가 벌써 3개월은 되었을 텐데. 내 지인들 집에는 쌀벌레가 잘만 생기던데 혹시 또 생겼는지 물어보고 생겼으면 그 집에서 좀 얻어 와야겠다. 쌀벌레 애벌레 보면 생각보다 통통하고 실하던데 우리 절지동물들에게 먹이면 참 좋을 것 같다.

소리소리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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