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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블로그 수다

[잡담] 그냥 소소한 티스토리 블로그 수다 15 - 어느새 쳇바퀴 속이다

by 라소리Rassori 2020.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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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네일 이미지: illustAC

 

 

◀수다 1▶

 

일단 저의 세컨드 블로그 소식이에요! 결과적으로만 보면 실패 실패 대실패지만 전 지금 그런 건 상관이 없기 때문에 그냥 상황을 공개해 볼게요! 안 궁금하신 분들은 수다2로 건너뛰어주세요!

세컨드 블로그를 처음에 열었을 땐 거창한 계획이나 특별한 아이디어는 없었어요. 그냥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무작정 시작해 본 거였죠. 뭔가 "아, 이제 블로그에 대해 감을 잡았어!"라는 느낌이 들던 시기였기 때문에 얼른 뭐든 올려 보고 싶었어요.

 

아무 소통도 하지 않고, 개인적인 얘기도 전혀 넣지 않으면서, 60% 정도는 놀면서 40% 정도는 전형적인 수익형 블로그처럼 해보려 했어요. 저 스스로 수익형 포스팅은 잘 못 하는 걸 알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냥 한번 시도나 해보자 싶었죠. 

 

그런데 막상 시작을 해보니 역시나! 도무지 생각처럼 되지 않았어요. 자꾸만 개인적인 얘기가 들어가는 것은 물론 정보도 잘 못 올리겠더라구요. 못해서 못하는 것도 있지만 제가 그쪽으로는 너무 재미를 못 느끼다 보니 할 의지가 생겨나질 않더군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좀 알 것도 같고 감도 잡았는데 그걸 해볼 힘이 안 나는 거예요.

 

그러다가 며칠 지나서는 별안간 "아, 이거다!" 싶은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건강정보도 생활정보도 아닌 무슨 유용한 정보인데 제가 남들보다는 좀 아는 쪽이어서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제가 미술을 전공했지만 미술 정보 역시 아니에요!

 

아무튼 좋은 아이디어가 생겼는데 그 주제로 밀고 나가려니 너무 일이 많더라구요. 하루 종일 거기에만 매여 있어야만 할 수 있겠는데 그렇게까지는 열정이 생겨나지 않았어요. 지금 이 글처럼 정말 쓰고 싶어서 쓰는 게 아닌 억지로 써야 하는 건 시작조차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결국엔 시시콜콜한 수다 비슷하게 가면서...ㅋㅋ 그냥 스트레스 해소용 블로그가 되어버리더라구요. 그래도 그 속에서도 주제는 절로 조금씩 잡혀갔어요. 딱히 승부를 볼만한 주제도 아니고 돈이 되는 주제도 아니지만, 그래도 저만의 분위기는 만들어져가고 있달까요? 막 자랑스러운 정도는 절대 아니구요.

 

방문자수는 처참합니다! 8월 30일이 되면 세컨블로그 만든지 한 달이 되는데 지금까지의 총 방문자수가 50이 안돼요.ㅋㅋ 그마저도 그중 검색 유입 4회를 빼면 다 제가 누른 거고요.ㅋㅋ 일부러 누른 거 아니고 오타 없는지 점검하려고 본 건데 그게 방문자수에 포함이 되더라구요.

 

1일 1포스팅도 실패예요. 이미 한 4-5번 정도 펑크냈어요. 포스팅 당 글자수는 적으면 600, 많으면 2,000정도 되구요.

 

처음에는 그래도 마음대로 포스팅하는 재미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재미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글쓰기 연습한다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도 시작한 걸 후회하진 않아요. 이제는 해봤기 때문에 궁금증도 해소되었고 미련도 버릴 수 있게 되었거든요. 그것으로서 사실 세컨드 블로그는 목적을 다 한 것 같아요. "이렇게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하고 머리에서 계속 맴돌던 걸 깨끗이 떨쳐낼 수 있어서 속이 시원해졌어요.

 

그래서 사명을 다한 그 블로그는... 이제 삭제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중이에요. 제가 보기엔 그것도 아주 잘 되어봤자 한 달에 치킨값 정도거든요. 저는 지금 이 블로그를 이제 9개월밖에 안 했지만 몇 년 된 블로그들을 쭉 연구하다 보니 대충 그런 게 파악이 돼요. 물론 틀릴 수도 있지만 거의 확실한 것 같아요.ㅎㅎ

 

그렇다면 아무리 잘 되어도 한 달에 치킨값 정도 나올 블로그를 굳이 더 지속을 해야 하나... 그런 결정을 해야하는 순간이 왔어요. 블로그 말고 다른 일들도 많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그것도 한 거라고 밀어버리기 조금 아깝기도 하네요. 😂

 

 

 

◀수다 2▶


최근 깨달은 게 몇 가지 있는데 공유해 볼게요!

 

우선 블로거로서의 제 생각의 변화 과정을 다시 한번 간단히 말하자면요, 제가 처음에 블로그를 한 이유는 한달에 200만원 정도를 벌 수 있다는 말에 혹해서였어요. 그러다가 나중에 상황을 보면서 100만원으로 기준을 낮추었구요. 그러다가 아 이거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고 더 크게 깨달으면서 모든 욕심을 내려놓게 되었죠.

 

그런데 최근 들어 그런 부분을 더더욱 확실하게 깨닫게 되었어요. 하루 방문자 수 10,000명이 넘는 블로그를 가만히 연구하다 보니 "우와, 난 이렇게는 못해!"라는 결론이 나오더라구요. 말 그대로 "넘사벽"을 느낀 거죠. 겉으로 보기에 블로그가 다 거기가 거기인 것처럼 보여도 그런 블로그는 가만히 들여다보면 진짜 뭔가 차원이 다르달까... 엄청난 정보성, 엄청난 전문성, 깔끔한 글 실력 및 CG 실력, 남다른 센스... 저는 그렇게 하지도 못할 거면서 너무 원대한 꿈을 가졌었더라구요.

 

제가 보기엔 일단 그렇게 할 수 있는 실력과 타고난 센스가 있어야 하구요, 거기에 운도 따라줘야 하는 것 같아요. 당연한 얘기지만 단순히 노력만으로는 힘들 것으로 보여요.

 

소소하게 용돈 정도로 만족하시는 분들은 지금 이 수다2는 살짝 걸러서 들어주세요. 전 욕심이 많아서ㅋㅋ 아예 내려놓거나 한 달에 백만원 이상을 노리거나 둘 중 하나거든요. 저는 저의 정신건강을 위해 깨끗이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안 내려놓으니 도저히 즐겁게 할 수가 없어서 말이죠!

 

 

 

◀수다 3▶

 

또 하나 깨달은 게 있어요. 보통 많이들 블로그나 유튜브에 뛰어드는 이유가 직장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서잖아요. 저도 그런 게 크거든요. 그래서 절대 풀타임 잡은 갖지 않는 주의지만... 

 

그런데... 막상 하고 보니 세상에서 블로그나 유튜브처럼 나를 얽어매는 게 없더라구요. 이건 뭐 주말도 없고 휴일이나 휴가도 없고... 계속 올려야 하고 유튜브 같은 경우 압박도 들어오고ㅎㅎ 아주 그냥 죽겠어요! 이걸 대체 몇 살 때까지 해야 하는 거지? 라는 의문이 들면서 마음이 가끔씩 좀 심란해질 때가 있어요.

만약에 잘 풀려서 제가 블로그나 유튜브로 꿈의 수익을 벌게 되잖아요? 그래도 문제일 것 같아요. 계속계속 해야 하잖아요. 쳇바퀴 속에 안 들어가려고 발악해 왔는데 아닛, 어느 순간 보니 미친 듯이 쳇바퀴 속에서 뛰고 있는 저 자신이 있네요!

 


지금은 순전히 취미로만 즐기겠단 생각으로 하고는 있긴 한데... 생각만 그렇게 했지 실제로는 이게 이미 저의 일이 된 것 같고, 이미 얽매여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사심을 버린 뒤부터는 정말 올리고 싶은 글만 즐거운 마음으로 올리고 있긴 한데, 그럼에도 가끔 머리가 복잡해지네요.

 

나는 과연 여기에 얽매여 있는 걸까, 아닐까... 내 성격상 이걸 확 놓고 한 일주일 정도 쉬라면 쉴 수 있을까... 나는 멋진 경치를 보면서 블로그에 대한 걱정 없이 그 순간만을 즐길 수 있을까, 식당에서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압박감 없이 예전처럼 음식과 대화를 즐길 수 있을까... (예전에도 사진은 찍긴 했지만 대충 한두 장만 찍었을 뿐 지금처럼 신경을 곤두세우고 반찬 하나하나 찍는 거랑은 큰 차이가 있었죠.)

 

어쨌든 블로그와 유튜브가 저에게 일과 압박이 되어버린 것만은 분명한 것 같아요. 그걸 어떻게든 즐겁게 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구요. 저처럼 얽매이는 것 없이 이걸 자신의 삶과 균형을 잘 맞춰가며 하시는 분들 보면 정말 현명하고 멋지단 생각이 들어요. 저도 하루 정도는 블로그를 버리고 온종일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만화방에 틀어박혀 있고 싶어지네요.

 

세상엔 정말 쉬운 일이 없다는 걸 다시 한번 절실히 느끼며, 이번 수다는 여기까지 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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