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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공차 Gong Cha 貢茶 - 타로바른 밀크티+펄 후기

by 라소리Rassori 2020.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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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공차를 떠올린다. 일주일에 최소한 한두 번은 생각하게 된다. 유명한 것 중 안 먹어본 게 있으면 계속 그에 대해 생각을 하는 병이 있기 때문이다.

 

3년 전쯤 한국에 와서 공차의 존재를 처음 알고 꼭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인터넷에서 자주 보이고 다들 맛있다고 하는 이런 건 안 먹어보고는 견딜 수가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공차 매장엔 들어가게 되지 않았다. 분명 밀크티는 좋아하는데 공차에는 뭔가 나를 확 잡아끄는 요소가 없었다. 아무래도 "Gong cha 貢茶"라고 되어있는 간판이나 가게의 외면이 그다지 안 끌렸던 것 같다. 메뉴에 대한 광고도 타사의 제품들에 비해 좀 약했던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내 기준엔 너무 잔잔했다.

 

그래도 꼭 한 번은 먹어봐야겠다 싶었다. 안 그러면 죽는 순간에 "아, 나 아직 공차도 못 먹어봤는데..."라는 소리가 나올 것만 같았다.

 

어느 여름날 대전 시청 근처에 있는 공차가 보였다. 별안간 오늘은 무조건 공차 밀크티를 사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대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줄이 길었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일단은 줄을 섰다. 그러다 갑자기 기분이 가라앉아서 그대로 휙 돌아서서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 이후 몇 년이 흘렀다. 자려고 누웠는데 문득 공차가 떠올랐다. "내일은 공차를 가볼까," 생각하며 잠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마치 홀린 것처럼 공차를 향했다.

 

 

공차 인천송도점. 동네를 오가면서 수도 없이 봤던 매장이다.

 

신메뉴: 타로바른 쿠키 스무디, 타로바른 밀크티+펄, 흑임자 스무디, 흑임자 밀크티+펄

 

들어가니 매장에서 먹을 경우엔 신분증을 보여주고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거나 QR코드를 찍으라고 했다.

 

QR코드를 찍겠다고 하니 점원분이 카카오톡에서 아래처럼 오픈하라고 알려주셨다.

 

1. 카톡을 연다.

2. 하단에 보이는 4개의 메뉴 중 오른쪽에서 두 번째에 있는 해시태그 #를 누른다.

3. "카카오톡 QR체크인 하기"를 누른다.

 

 

그러면 나오는 QR 코드를 점원분께 내밀면 된다. "남은 시간 15초"라고 나오니 얼른 내밀어야 한다.

 

 

미리 메뉴를 정하고 온 게 아니어서 그냥 카운터 옆에 있는 신메뉴 광고를 보고 "타로바른 밀크티+펄 주세요,"라고 했다.

 

점원분이 당도를 0%, 30%, 50%, 70%, 100% 중에서 고르라고 해서 멍해졌다. 그러다 이렇게 당도 고르는 걸 어디선가 본 것 같아서 아! 하는 얼굴을 했다.

 

그래도 몇 프로라고 해야하는지는 감이 안 잡혀서 몇 프로를 추천하냐고 물었다. 50%라고 하시길래 그럼 50%로 해달라고 했다...가 아무래도 너무 달 것 같아서 30%로 얼른 바꾸었다.

 

주문한 뒤엔 간식을 구경했다.

 

대만 누가 크래커! 전자레인지에 15초 데워먹으면 꿀맛이다. 가격이 3,300원이면 괜찮은 듯하다.

 

영업시간이 아침10시에서 밤10시까진데 이때는 대략 아침 10시 반쯤이었다. 손님은 나밖에 없었다.

 

 

"공차 티 이야기. 최적의 환경에서 자란 잎차의 다양한 공정과 블렌딩을 통해 4가지 잎차로 만들고..."

 

(하품)

 

나왔다. 내 타로바른 밀크티+펄. (4,500원) 나의 첫 공차.

 

얼음을 조금만 넣어달라고 말하는 걸 깜박했는데 다행히 조금만 넣어주셨다.

 

 

컵 벽면에 발린 보랏빛 타로 베이스를 훑으며 펄을 향해 들어간 새빨간 빨대의 끝.

 

맛있다... 이래서 다들 공차 공차 하는구나.

 

쌉싸름한 타로와 고소한 우유의 기적 같은 만남. 그 만남을 동글동글한 펄이 장식해 주면서 타로의 화사한 보랏빛이 퍼져 나오는 느낌이다.

 

펄이 크고 통통하면서 적당히 쫄깃쫄깃한 게 맛있다. 30%의 당도도 나한테 딱 좋다. 50%로 했으면 너무 달았을 듯. 아, 너무 빨리 줄어들고 있어. 아쉽게.

 

컵에 적힌 貢茶 Gong Cha. 웬일인지 지금 보니 예쁘고 단아해 보인다. 너무 맛있으니 그냥 다 이뻐 보이는 건지도.

 

다른 메뉴는 어떤 맛일까? 매일 먹으러 오고 싶어진다...

 

공차의 타로 밀크티에 들어가 있는 타로의 효능

뿌리식품인 타로(왕토란)는 천연 멜라토닌이 들어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또한 면역력, 피부미용, 노화방지에도 좋으며, 혈관 속 노폐물 배출의 효과도 있다. 그 외에 혈당지수가 낮고 칼로리가 적어서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며, 특히 항산화 효능이 큰 셀레늄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차 인천송도점 카카오맵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 할게요. 그럼 전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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