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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주식 이야기

신한금융투자 주식 앱 알파 로그인 오류. 아침부터 대환장 쇼~

by 라소리Rassori 2020.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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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0일 아침 8시 반.

 

화이자 백신 뉴스로 인해 장이 난리도 아닐 것 같아서  장전부터 접속해서 내 주식들을 최대한 손 봐 놓을 계획이었다. 너무 떨어질 듯한 종목 하나가 있어서 그건 잽싸게 약손절하고, 확 올라갔다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하나는 고점에서 팔아 버릴 생각이었다.

 

다른 개미들 역시 장전부터 분주한 움직임이었다. 장이 열리는 9시가 다가올수록 떨리기도 하면서 들떴다. 왠지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8시 55분쯤까지 지켜 보다가 일단 팔아야 하는 종목부터 적당한 가격에 매도를 걸어 두었다. 그런데 막상 9시가 되자 내가 걸어둔 금액보다 더 떨어져버렸다. 얼른 금액을 정정해야만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신한금융투자 앱 "알파"가 맛이 가버린 것이다. 0.01초라도 빨리 매도 금액을 정정해야 하는 상황인데 계속해서 오류 메시지가 떴다. 너무 화가 나서 캡처를 못 했는데 대충 "요청이 폭주하여 처리할 수 없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버벅거리고 있는 사이 비싼 가격에 팔아야 하는 다른 종목은 이미 고점을 찍고 조금씩 내려오고 있었다. 환장할 것 같았다. 계속 해봐도 "요청이 폭주하여 어쩌고"가 나왔다. 결국 앱을 종료시켰다.

 

차분히 다시 열어서 로그인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엔 로그인이 되지 않았다. 아무리 해도 안 됐다. 울화통이 터져서 정말 폰을 던져버리고 싶었다. 물건 던지는 사람 극혐인데 내가 그런 사람이 될 뻔 했다.

 

일단 먹통이 된 앱은 포기하고 얼른 PC로 달려갔다. 그런데 내 PC에는 키움증권 영웅문만 설치해두고 신한은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 전날 왠지 깔아줘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 신한금융투자 홈페이지까지 들어가긴 했는데... 귀찮아서 다음에 하기로 미뤄 버린 것이다.

 

그 사이 나랑 똑같은 종목에 들어가 있던 지인A 녀석이 아주 고점에 팔았다고 카톡이 왔다. 나도 로그인만 됐으면 그렇게 할 수 있었는데 너무 속상했다.

 

어쩔 수 없이 이번에는 휴대폰을 껐다 켜 보기로 했다.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별다른 방법이 떠오르질 않았다.

 

다행히 이번엔 로그인이 되면서 모든 것이 정상으로 되돌아왔다. 그러나 이미 중요한 포인트는 다 지나가버린 뒤였다. 주식은 장이 열린 직후 15분 정도가 아주 중요하다. 나는 그 시간을 통째로 날려 버린 것이다.

 

일단은 그 사이 더욱 내려가 있는 종목을 얼른 손절했다. 그냥 둬도 사실 큰 상관은 없었지만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려면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은 느낌이어서 잘라 내는 게 이득이라는 판단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고점에 팔아야 하는 종목으로 들어갔다. 많이 오른 상태이긴 했지만 정말 속상하게 해도 지인A가 판 가격보다 2,500원이나 더 싼 가격에 매도하게 되었다. 

 

이게 다 신한 앱 오류 때문이다. 신한금융 PC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진작에 깔아 두지 않은 나 자신도 원망스러웠다. 앞으로는 아침에 그 정도로 중요한 매매를 할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아침 8시 반부터 휴대폰과 PC 모두에 접속을 해 두기로 결심했다.

 

2020년 11월 10일 장마감 차트

 

2020년 11월 10일 장마감 차트

 

미국 뉴욕 시간 2020년 11월 10일 오전 9시 55분쯤 장중 차트

 

코스피, 코스닥, 나스닥 모두 이제는 떨어질 시점으로 보였는데 역시나 출렁출렁 파도를 그리면서 다시 떨어지기 시작하는 모습이었다.

 

과연 이번처럼 큰 뉴스가 나온 경우에도 파도 패턴으로 움직이게 되는 걸까? 지수가 올라갈 때가 아무래도 더 재밌던데 내려올 거면 빨리 내려 오고, 빨리 다시 올라갔으면 좋겠다.

 

아무튼 늘 믿고 있던 신한에서 이런 문제를 일으킬 줄은 몰랐다. 검색해 보니 이번에 내가 겪은 문제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니었다. 신한 앱뿐만 아니라 키움증권 등 다른 앱들도 비슷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실제 키움증권은 내가 몇 번 겪어 보기도 했다. 다른 앱들도 그렇다면 딱히 방법이 없는 일인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손해 본 부분이 많아서 전화를 해서 물어는 보았다. 직원분은 그냥 "죄송합니다" 하고 사과만 했다. 아침에 나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그분이 잘못한 건 아니어서 일단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사과만 그렇게 하고 넘어간다는 점이 좀 놀랍기도 했다. 나는 소액이지만 엄청 큰 손해를 본 사람들도 많을 텐데 말이다.

 

어쩌면 주식 하면서 종종 있는 일인 건지도 모르겠다. 보통 로그인 오류는 지문으로 하는 바이오 인증일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바이오 인증은 설정해 두지 않은 상태고 비밀번호를 눌러서 들어가는 간편 인증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런 문제가 생긴 것이다.

 

폰을 껐다 켰다 하니까 되었던 것은 그냥 우연의 일치였던 같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였을 것이다.

 

10일은 그렇게 아침부터 난리난리 대난리였다. 그래도 약간의 수익은 봤기 때문에 만족하려고 한다. 11일은 10일 만큼의 박진감 넘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 같은데 그래도 아침부터 정신 바짝 차리고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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