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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지동물/사마귀

왕사마귀 성충 쥐미 스페셜 Q&A 3 (애완 곤충의 죽음, 가격 등)

by 라소리Rassori 2020.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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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1,2에 이은 3탄입니다. 곤충 사진 진심으로 주의해주세요! 관심 있으신 분들이라면 맘껏 들어오세요!
사진은 전부 픽사베이에서 가져왔습니다. 



10. 쥐미 오래 사나요?

 

현재 인터넷에 있는 사마귀에 대한 정보는 제가 막상 경험해보니 틀린 것도 많았고 , 사람마다 말이 다른 경우도 많았습니다. 사마귀의 수명에 관한 것 역시 여러 말들이 있는데요,

종마다 다르다고 하는데 실내 사육하는 왕사마귀의 경우 대략 총 8개월에서 11개월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 검색하다 보니 해외에는 15개월이나 살았다는 사마귀도 있었는데 흔한 일은 아닌 듯해요.

쥐미는 2019년 10월 생이기 때문에 길면 올해 9월까지는 살 수 있다는 얘기인데, 느낌상으로는 훨씬 더 일찍 죽지 않을까 싶어요. 쥐미는 암컷이라서 머지않아 무정란을 낳게 될 확률이 크거든요. 암컷 사마귀는 유정란이든 무정란이든 알을 낳고 나면 그리 오래 살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마귀는 산란을 여러 번 해요. 그렇다면 마지막 산란 후부터 시작해서 얼마 못 산다는 얘기가 되니 "마지막 산란"이 언제냐가 문제겠죠.

쥐미 Q&A2에서 나온 쥐미 애기 때 유튜브 영상에서 쥐미의 엄마가 등장했는데 그 사마귀가 쥐미가 알에서 나올 때까지도 살아 있었다는 건 그 사마귀가 마지막 산란을 아직 안 했거나, 했어도 얼마 안 지났기 때문일 거예요.

실제 수명이 어느 정도일지는 저도 앞으로 여러번 겪어봐야만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솔직히 평소에 "죽으면 죽는거고."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에 대해 별 신경은 쓰지 않고 있답니다. (참고로 저는 감동 파괴의 정점에 있는 사람입니다.ㅋ 감정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누군진 몰라도 참 멋지게 생겼구나.)


11. 사마귀 죽으면 어떡할 거야?

 

이건 저와 실제로 친한 사람들이 던진 질문이에요.

저는 "죽으면 새로 들이면 되지,"라고 대답했어요. 쥐미의 몸은 땅에 파묻거나 강에 흘려보내는 식으로 자연으로 돌려보낼 생각이에요. 원래부터 자연 그 자체인 아이니까요.

(알 주위에서 놀고 있는 새로운 생명들. 삶과 죽음은 자연스러운 사이클입니다.)


12. 사마귀는 어떻게 죽나요?

 

저는 지금까지 좀사마귀 성충 두 마리의 죽음을 경험했는데요,

한 마리는 높은 데 붙어 있다가 며칠에 걸쳐서 조금씩 아래로 내려오더니 어느 날 바닥에 누워있었구요, 다른 한 마리는 팔팔하다가 다음날 갑자기 바닥에 누워 있었어요.

그런데 둘의 공통점은 죽은 줄 알았는데 아주 미세하게 숨이 붙어 있었다는 거예요. 손 위에 얹고 있다보면 갑자기 다리나 꼬리를 움직거려서 완전히 죽을 때까지 하루 또는 그 이상을 더 기다려야 했어요.

 

사마귀는 수명을 다 채운 뒤 죽음이 다가오면 일단 밥을 못 먹는데 이때부터는 무슨 짓을 해도 다시 팔팔해지는 일은 없어요. 그래서 사마귀가 쓰러져 있으면 냉동실에 넣어서 안락사를 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예전에 사마귀 탈피 부전에 대해 얘기하면서 냉동실 안락사를 언급한 적이 있었죠. 다시 정리해 보자면, 사마귀에게 탈피 부전이 일어나서 장애가 생겼을 경우 크게 3가지 선택이 있는데 1. 냉동실에 넣어서 안락사를 시킨다, 2. 장애 입은 사마귀를 밥을 떠먹여가면서 기른다, 그리고 마지막 또 하나의 선택은 다음에 얘기한다고 했었어요. 그걸 지금 얘기해드릴게요.

바로 귀뚜라미나 다른 사마귀의 밥으로 줘버리는 것입니다. 사마귀가 탈피 부전이 일어난 것을 보고는 "어 얘는 끝났네,"라는 식으로 먹이로 처리해버리는 거예요. 그것과 마찬가지로 충생이 다해서 죽음이 임박한 사마귀 역시 그렇게 마무리하는 경우가 있어요.

굉장히 잔인하다 생각할 수 있는데 저는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아요. 어차피 자연에 있었어도 탈피 부전으로 몸을 제대로 못 가누게 된 사마귀들은 무언가에게 잡아먹히게 되어있습니다. 목숨이 다한 사마귀 역시 땅에 묻어준다 해도 무언가가 먹게 되어 있어요.

자연이라는 게 원래 그런 것이고, 여기에 옳고 그름은 없다고 생각해요. 어찌보면 되레 괜찮은 면도 있어요. 이를테면 쥐미가 죽은 뒤 제 타란툴라의 피와 살이 된다는 건 썩 나쁜 일은 아니잖아요.

단, 이런 경우 사육자 본인이 자신이 키워온 사마귀가 먹혀가는 광경을 보면서 멘탈이 괜찮을 수 있느냐가 문제겠죠. 저는 괜찮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쥐미가 죽어도 타란툴라나 귀뚜라미 사육통에 던져 넣거나 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야생의 다른 누군가가 쥐미의 몸을 먹는 것, 그건 괜찮아요. 사실 저 자신도 죽고 나면 그런 자연 친화적인 방식으로 지구에 흡수되고 싶거든요.

 

(자연에는 수많은 쥐미들이 살아가고 죽어가고, 또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13. 그거 비싸요? 저런 걸 왜 돈 주고 사지?

 

앞의 질문은 이삿짐 센터 사장님이 제 절지들을 보면서 하셨던 거고, 뒤에 질문은 맨날 절 놀리는 한 지인 녀석이 한 것입니다.ㅋ

이 얘기를 하기에 앞서 우선 타란툴라와 제가 키우는 다육식물의 공통점을 잠시 한번 나열해볼게요. (나중에 기회 봐서 제 다육이들도 소개할게요^^)

타란툴라와 다육 식물의 공통점!

한국에서 보기 힘들던 종이 샵에 들어왔다 하면 엄청 비싸요. 그러다가 번식이 많이 되면서 가격이 뚝 떨어져요. 종마다 인기가 있다가 없다가 하기도 해요. 어린 꼬맹일 때는 싸게 살 수 있고, 커지면 많이 더 비싸져요.


온도와 습도에 민감해요. 환기와 통풍도 중요하고 사마귀의 경우 햇빛(또는 UVB)도 중요해요. 뭔가가 안 맞으면 어느 날 갑자기 훅 가요. (식물 키우는 분들 이 느낌 아시죠? 비슷해요!)
 
꽤 오랜 시간 집에 두고 여행을 떠날 수 있어요. 외출을 해도 사람이 없다고 외로워하지 않으니 마음이 편해요. 너무 신경 쓰고 자꾸 들여다보기보다는 어느 정도 신경 안 쓰고 냅두면 더 잘 커요.

처음부터 좀 큰 녀석을 데리고 오는 게 좋아요. 너무 작고 어린 개체에서 멋진 성체로 기르는 건 쉽지가 않거든요. 제대로 못 크고 죽는 경우가 꽤 많아요.

의외로 공통점이 많죠?

(제 다육이들은 이렇게 싱싱하지 않고 간신히 살아만 있어요.)


다시 돈 얘기로 돌아가서요,

(아래의 가격 얘기는 제가 지금껏 절지류를 키우면서 검색으로 얻은 얕은 지식입니다.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그냥 가볍게 참고만 해주세요.)

◈타란툴라의 경우부터 말하자면, 제 타란툴라들 중 킬로브라키스 카엥 크라찬(카엥이)과 그린보틀블루(리니)는 처음엔 굉장히 비싼 종이었대요. 그런데 지금은 번식이 많이 되어서 카엥 크라찬의 경우 유체는 만원 선에서 입양이 가능하고, 그린보틀블루 유체는 3만 원 정도면 구할 수 있어요. 개인 분양은 그보다 더 쌀 수도 있겠죠.

그린보틀블루 성체의 경우 암컷은 20만원, 심지어 45만원씩도 갔었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타란툴라는 암컷이 수컷보다 훨씬 더 오래 살기 때문에 암컷이 더 비싸고 찾는 사람도 많아요. (수컷 수명 3-4년, 암컷은 10년 이상) 타란툴라 성체가 15-20만원쯤 하는 건 의외로 흔한 일이랍니다. 기르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아도 인기 많은 종은 품절이 빨리 되고 구하기도 쉽지 않아요.

지네의 경우 기간티아 같은 대형종은 백만원이 훌쩍 넘기도 하는데(그럼에도 금방 품절된다고 함) 보통 5만 원 정도면 대형종까진 아니어도 꽤 멋진 녀석을 기를 수 있어요. (저의 드림 지네는 블랙 기간티아입니다.♡ 절지 고수가 되면 도전해보고 싶어요.)

한국 왕지네 성체가 2만원 정도 하구요, 제가 기르는 마하로나 오렌지scolopendra subspinipes 유체는 엄청 할인해서 12,000원이었어요. 성체는 물론 훨씬 더 비싸집니다. 근데 웬만하면 유체와 성체의 중간인 아성체 또는 준성체를 들이는 게 안전해요. 유체 사육은 쉽지 않습니다.

사마귀의 경우 왕사마귀, 넓적배사마귀, 항라사마귀가 주로 판매되는데 구하기는 타란툴라보다는 어려운 느낌이에요. 아무래도 타란툴라 사육자들이 압도적으로 수가 더 많으니까요.   

(우리나라엔 몇 종 없지만 세상엔 다양한 사마귀들이 존재해요.)

 

(약 430속 안에 무려 2,400종이 넘는 사마귀 종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심각하게 멋지고 사랑스러운 악마꽃 사마귀를 가장 키우고 싶어요. 근데 한국은 수입을 하지 않아요.)


가격은 왕사마귀가 싸고 (쥐미는 할인해서 6천원이었어요ㅎㅎ 약충이었기 때문이었고, 성충은 더 비싸요. 약충도 원래는 만원 정도 해요.) 비슷하게 생긴 참사마귀가 그보다 약간 더 싼 걸로 알고 있고,

넓적배사마귀는 쥐미 Q&A2에서 나왔던 닭처럼 날던 앤데, 이국적인 생김새 때문에 인기가 많아서 왕사마귀보다 몇 천원 더 비싸요.

항라사마귀는 좀 더 귀한 종이어서 더 비싸요. 작년에 확인해봤을 때 약충이 2만원이었어요. (항라사마귀 생김새 링크)
곱게 생겨서 인기가 많지만, 소형종이라서 수명은 6개월 정도로 사마귀치고는 짧아요.


애기사마귀라는 더더욱 희귀한 종도 있는데 판매가 된다면 항라사마귀보다는 비쌀 것 같네요.

이런 걸 왜 돈 주고 사냐...는 저의 지인의 질문엔 "냅둬 내맘이야. 잘 알지도 못하면서."라고 대답하고 싶네요.ㅋ

그와 비슷한 질문 아닌 질문으로는 돈 아깝게 귀뚜라미 먹일 채소를 왜 따로 사? 집에 있는 거 먹이면 될 걸 참 희한하네. 가 있었네요. (저의 절친ㅋ)

그에 대해서는 "집에 채소가 하나도 없어,"라고 대답했어요. 그리고 뒤늦게 속으로 "내 돈 내가 쓰는데 니가 왜!"라고 했습니다. 지인과 절친 둘 다 가족 이상으로 친해서 항상 쓸데없이 티격태격하고 지낸답니다. ^^

(넓적배사마귀 약충은 위협을 느끼면 배를 번쩍 들어올리는 웃기는 특징이 있습니다. 머리가 크고 떡대가 좋은 사마귀예요.)


14.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제가 검색을 하고 자료를 찾아보던 중에 봤던 어떤 해외 사육자의 표현을 빌려서 말해볼게요.

아이들이 "곤충에 대한 불필요한 공포심"을 갖지 않도록 어른들이 조금만 신경을 써주었으면 좋겠어요. 저처럼 곤충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면 실제로 삶이 훨씬 더 편해진답니다!

저는 심한 곤충 공포증이 있어봤던 사람이기 때문에 그 두 개의 삶을 비교해서 얘기할 수 있어요. 진심으로 그런 공포증은 없는 편이 낫다고 말하고 싶어요. 물론 이렇게 얘기한다고 해서 그 공포가 쉽게 사라지는 게 아니란 건 잘 알지만요.

저희 집에 아기를 데리고 놀러 오는 지인들의 경우를 보면, 아기에게 "으악 징그러! 저거 너무 무섭다 그치!" 이런 식의 말을 하면서 "곤충은 무섭다"라는 생각을 아이의 머리에 심어버리더라구요.

곤충과 가깝게 지내게 해주는 것까진 바라지 않는데 최소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주입시키는 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선입견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곤충은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 또는 죽여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저만 해도 저희 조카가 4살때 산책로 바닥에 열심히 기어가고 있는 조그만 딱정벌레를 발로 밟는 것을 막지 못한 일이 있답니다. 저는 "쟤 좀 봐. 집에 가고 있나 봐," 라고 말했는데 그 순간 엄청 잽싸게 밟아버리더라구요. ㅠ

그 일을 비롯해 여러 경우를 보면서 느낀 건데, 어른들이 좀 더 신경 써서 아이들의 절지동물에 대한 이해의 폭을 좀 더 넓혀주면 어떨까 싶어요. 쉽지는 않겠지만 작은 노력들이 모여서 절지동물과 사람 모두가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삶을 살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상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나 예쁜 난초사마귀 구글 이미지 검색 결과로 마무리합니다. 일본, 유럽, 미국 등에서 인기 많은 애완 사마귀지만 한국은 아직 수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 난초사마귀

왕사마귀 성충 쥐미 스페셜 Q&A 1

왕사마귀 성충 쥐미 스페셜 Q&A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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