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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지동물/사마귀

왕사마귀 쥐미 사육 일기 20200117-23

by 라소리Rassori 2020.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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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사진 주의해주세요! 이 포스팅은 사마귀 사육자와 애호가를 위한 것입니다.


저번 포스팅에 이어 계속해서 쥐미의 일상입니다. 빨리 해서 1월 얘기를 끝내고 2월로 따라잡고 싶어요! 벌써 4월이라니 믿기지 않네요.

이번엔 뒷모습이 너무 예뻐서 찍어봤어요. 어렸을 때 두 번이나 끊어먹었던 왼쪽 더듬이가 오른쪽과 다름없이 멋지게 뻗어있네요. 수차례의 탈피를 거치면서 예쁘게 잘 재생이 되었어요.

쥐미의 저 어깨와 등은 성충이 되고 나서 넓어지면서 제가 뽀뽀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손가락으로 쓰담쓰담도 더 쉽게 할 수 있게 되었구요. 반질반질한 것은 저 때문에 닳아서 그런 게 아니라 원래 그렇습니다!


(쥐미야♡) 

쥐미가 성충이 되고 나서는 저를 확실히 인지하게 되면서 저에 대한 겁이 없어졌어요. 뽀뽀나 쓰담쓰담은 전혀 피하는 것 없이 오히려 즐기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또한 예전엔 밥을 먹다가 저의 존재를 느끼면 멈칫하고 긴장하기도 했는데 성충이 되고 나서는 전혀 그러지 않게 되었어요. 이제는 제가 코앞까지 가도 그냥 태연히 밥을 먹어요.

아래 사진에서도 "어 왔어?" 정도의 태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진을 찍을 때마다 가끔 스치는 무서운 생각이 있어요. 바로 제가 실수로 쥐미의 위로 폰을 떨어트리는 거예요. 

사실 사마귀 위로 각종 물건이 떨어지는 사고는 사마귀를 키우면서 꽤 많이 벌어지는 일이랍니다. 순간의 실수로 꼴까닥... 조그만 약충 때 특히 그렇게 많이 죽으니 조심해야 해요.

(쥐미야, 나 폰 꼭 잡고 있어! 안심해!)

쥐미의 배 아래를 자세히 보면 솜털이 송송 나있어요. 아래 사진을 찍으면서 처음으로 발견했는데 꼭 사람 얼굴 피부처럼 솜털이 나있는 게 너무 신기했답니다.


근데 쥐미의 배가 왠지 심상치 않아요. 그냥 살이 쪘다기엔 너무 많이 볼록합니다. 암컷은 무정란을 낳는다는데... 이때는 쥐미가 성충이 된지 겨우 보름 정도 된 시점이었어요. 무정란을 만들기엔 너무 이른 거 아닌가 싶었어요.

걱정이 되어서 배를 쳐다보고 있는데 왠지 쥐미가 그만 좀 보라는듯 불편한 기색을 보였어요.😂 


다음 사진은 쥐미x나루토 콜라보예요.ㅎㅎ 

나루토는 제가 한 때 푹 빠져 있던 만화인데 거기 나오는 가아라라는 캐릭터를 제가 엄청 좋아했거든요. 너무 좋아서 아마존에서 인형도 찾아서 구입하고 잘 보이는 곳에 걸어뒀을 정도였어요. 


그 인형을 한국에까지 들고 왔는데 어느날 보니까 쥐미가 이렇게 가아라 인형 위에서 쉬고 있었어요.^^


원래 있던 곳(침대 위 쿠션)에서 여기까지 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정말 대단한 쥐미예요.

참고로 저도 가아라처럼 쥐미를 얼굴에 얹고 찍은 사진들이 많답니다. 해외 사육자들이 많이들 하길래 따라해봤어요. 부끄러워서 공개는 못합니다.ㅎㅎ


밤에 잘 때는 쥐미를 사육 케이스에 안전하게 넣어둡니다. 쥐미도 얌전하게 잘 준비를 해요.

대체 저 작은 머리에 어떻게 모든 기억들이 저장되는 건지는 몰라도 쥐미는 이 루틴에 익숙해져 있어요. 어쩌다 한 번씩 저를 하루 종일 못 보다가 다시 봤을 때도 여전히 저를 기억하고 있답니다. 생각해보면 신기한 일이에요. 



다음은 쥐미의 낫(앞발)을 보여드릴게요.

성충이 되고 나서 낫이 더 커져서 아주 멋있어졌습니다. 등껍질도 참 특이한 구조로 되어있어요. 거북이 등 같은 덮개식이라기보다는 뭔가를 껴입고 있는 느낌이에요.


재밌는 건 쥐미의 이 손끝이에요.


약충 시절 때도 잠시 보여드렸지만 공격하는 낫과, 걸을 때 쓰는 가느다란 발이 따로 있어요. 걸을 때 쓰는 발은 낫을 사용할 땐 뒤로 접습니다. 

또 신기한 건 앞다리 두 번째 마디에 솟아나 있는 저 커다란 하나의 가시예요. 저것은 알고 보니 페이크였습니다. 보기에만 무서운 가시였어요. 손을 대 보니 찔리는 게 아니라 눌려서 접혔습니다. 다친 게 아니라 원래 양쪽 다 그렇더군요.


앞다리 그루밍하는 영상을 보면 저 가시가 살짝씩 접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먹이를 잡고 있을 때면 더 많이 뒤로 접혀요. 실제 먹이를 찌르는 건 저 큰 가시가 아니라 짧은 가시들이었어요.


봐도 봐도 신기한 쥐미죠?

암수 구분 등 할 얘기가 더 있는데 길어져서 다음에 또 이어가도록 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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