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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잡담] 건강을 위해 싫어하는 채소인 브로콜리와 양배추 먹기

by 라소리Rassori 2020.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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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블로그를 쭉 봐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건강에 좋은 음식을 별로 안 좋아해요. 좋아하는 음식을 말하라면 튀김, 라면, 과자, 빵, 돼지갈비, 마요네즈 등과 같은 건강과는 거리가 먼 음식부터 줄줄 늘어놓는 사람이죠.

그런데 이런 저도 건강을 열심히 챙기던 시기가 있었답니다. 

 

항상 유기농 마트만 갔었고 (제가 종종 얘기하는 Whole Foods Market), 물은 FIJI 같은 좋은 물만 마셨고, 라면광이어서 라면은 못 참았지만 과자는 안 먹었고, 공장 제품은 깨알 같이 적힌 성분표를 항상 꼼꼼히 확인한 뒤 구입했어요.

영양제도 열심히 챙겨 먹었고 그 외 몸에 좋다고 소문난 건 다 구해서 먹었어요.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은 가능한 한 피했고, 무가당 두유를 마시고, 밥이나 빵도 잡곡으로 만든 것만 먹었죠. 십 년이 훨씬 넘게 그런 식습관을 유지했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심경에 변화가 왔어요. 사는 게 대체 뭔가 싶으면서 갑자기 불량식품을 먹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아마존에서 처음 보는 동남아 쪽 과자를 주문하고, 유기농 마트가 아닌 근처 아무 마트로 가서 예전 같으면 절대 먹지 않았을 수상한 간식들을 사먹기 시작했어요. 한인 마트에서도 부라보나 월드컵 같은 예전엔 먹지 않던 아이스크림을 왕창 사와서 매일 먹었어요. 튀김도 마음껏 먹었고요.


그렇게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먹다보니 신기하게도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쫙쫙 풀리더군요. 뭔가 엄청난 해방감이 느껴지면서 딱 한 달만 이렇게 살아보자고 생각했어요. 원 없이 먹은 뒤 다시 건강하게 먹으면 될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어요. 끔찍하게 맛없는 무가당 아몬드 우유 따위보다는 계속 맛있는 것만 골라서 먹고 싶어졌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보다는 자제하게 되었지만 예전의 식습관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는 없었어요. 그렇게 해 온 것이 벌써 한 4년이 되었네요.


다 좋은데 이렇게 먹으니 항상 마음 한구석에선 건강이 걱정돼요. 음식은 건강과 직결되는 거잖아요. 은근히 계속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게 되더군요. 

그래서 건강에 나쁜 음식을 먹되 동시에 제가 정말 싫어하는 건강한 음식도 먹는 걸로 걱정을 좀 덜어보기로 했어요. 그 건강한 음식이란 게 저에게는 브로콜리양배추랍니다.

뭘 먹을지 정했으니 그 다음은 어떻게 먹을지를 정해야겠죠. 이게 쉽지가 않더라구요. 양배추는 채썰어서 마요네즈랑 먹으면 잘 먹을 수 있는데 그러면 그다지 건강에 좋은 음식이 아닌 게 되잖아요. 기왕 건강한 음식을 먹는 거, 가능하면 기름을 쓰지 않고 그냥 쪄서 된장에 살짝 찍어먹거나 하면 좋겠죠.

그런데 그렇게 먹는 게 저에겐 너무나 고역인 거예요. 브로콜리도 마찬가지예요. 예전엔 잘 먹었는데 이제는 정말 먹기가 힘들어요.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지독한 음식들이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예요.

브로콜리는 지마켓에서 무농약을 사는데 한 번 주문하면 3개씩 와요. 근데 하나만 먹기도 어찌나 힘든지, 받는 즉시 2개는 데쳐서 식힌 뒤 냉동실에 넣어버린답니다. 

무농약 제주산 브로콜리 1kg 농약ZERO

 

이게 제가 구입하는 브로콜리예요. 무농약을 찾다 보니 이게 나오더라구요.

지금껏 한 3번 정도 주문했는데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어요. 가격은 조금씩 왔다갔다 하는데 제가 샀을 땐 9,700원이었어요. 놀랍게도 무료배송이랍니다.


집앞에 소포가 와있는지 모르고 이틀 후에 발견했는데도 이 정도로 싱싱했어요.


이런 농장 링크는 잘 없어지던데 이 브로콜리를 파는 곳은 몇 년째 그대로 있네요. (몇 년간 브로콜리를 겨우 3번 주문했다는 얘기ㅋ) 


양배추는 가끔씩 홈플러스에서 친환경인 걸로 구입해요. 한 개를 산 것도 아니고 1/4로 잘라놓은 걸 샀는데도 정말 힘들게 먹었어요.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현재 양배추 휴식기를 갖는 중입니다.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건강하게" 살아야 할 텐데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이 힘들어서 큰일입니다.

건강과 음식이 상관이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다면 매일매일 짜장면에다 생크림을 가득 넣어서 먹고 싶어요. 치킨이랑 단 커피도 입에 달고 살 거구요. 비엔나 소시지를 문어 모양으로 구운 것도 매일 먹을 거예요.

그렇게 먹으면 비만이 되는 게 문제겠지만... 하루 많이 먹으면 그다음 날 거의 안 먹는 식으로 하면 되니까 그건 큰 문제가 없을 듯한데, 건강을 유지하려면 건강하게 먹고 운동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네요. 그렇게 해도 아픈 사람은 아프지만... 그렇게 했을 때 병을 피해 갈 사람이 분명 더 많을 테니 그렇게 하는 게 좋겠죠.

오늘은 스쿼트랑 아령을 좀 해서 그런가 11시밖에 안 되었는데도 엄청 졸리네요.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점점 모르겠어요. 내일 아침으로 예약 발행해두고 잘게요.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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