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계속 살지 말지 고민했던 블렌더를 결국 사게 되었습니다.
고민했던 첫 번째 이유는 다 쓴 뒤 씻을 걸 생각하니 너무 귀찮아서였고, 두 번째는 가전제품이 점점 늘어나서 공간을 차지하는 게 싫어서였습니다.
결국 구입을 결정한 이유는 건강을 위해 싫어하는 것들을 갈아서라도 마셔보기 보기 위해서였어요. 현재 저의 냉동실에는 데친 브로콜리가 잔뜩 들어 있는데, 그냥 먹기엔 힘들겠지만 이제는 갈아서 눈 딱 감고 30초만에 마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웁...)
제가 구입한 제품은 필립스 블렌더 HR2142/90이에요.
가격은 원래는 49,000원인데 행사 가격으로 39,000원에 샀습니다. 홈플러스에서는 이런 믹서기를 자주 세일하니까 구입하실 분들은 틈틈이 확인해 보세요.
홈플러스 매장 내에 있는 제품이라서 택배가 아닌 배달로 문 앞에 도착했어요. 아침에 주문하면 오후에 받을 수도 있는데 전 밤에 주문하고 다다음날 아침에 받는 걸로 선택했어요. (그전엔 넘 바빠서)
포장 없이 원래 박스 그대로 와서 쓰레기가 덜 나와서 좋았어요. 주소 스티커 처리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었구요.
이 믹서기의 홈플러스에서의 평점은 100점 만점에 91점으로 좀 낮은 편이었어요. 그런데 G마켓 등 다른 곳을 둘러봐도 평점이 엄청 높은 믹서기는 잘 없더라고요. 다들 하나같이 잘 안 갈린다는 평이 좋다는 평과 함께 섞여 있었어요. 시끄럽다, 씻기 힘들다, 등의 믹서기를 쓴다면 당연한 것을 불평하는 후기들도 많았어요.
처음에는 컵만 딱 하나 달려 있는 미니 믹서기를 살까 고민했어요. 갈아서 컵에 옮길 필요 없이 그대로 마시면 되고, 작은만큼 자리도 덜 차지할 테니까요.
그런데 그런 제품들은 아무래도 모터가 믿음이 가지 않더군요. 그래서 그냥 좀 큼직한 걸로 구입했습니다. 저는 조금 쓰다가 안 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잠깐 쓰고 말아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제품으로 골랐어요.
제품의 무게는 2.15kg, 모터 소비전력은 500W, 코드 길이는 0.85m, 제조국은 중국, 무상 AS는 2년 동안 받을 수 있어요. 이 모델의 출시년월은 뒤늦게 홈플러스 상품 페이지에서 봤는데 2016년 8월이더군요. 믹서기는 컴퓨터나 폰처럼 발전하는 건 아니니 상관은 없었어요.
큰 용기의 용량은 1.5리터에 최대 1.25리터 넣을 수 있고, 작은컵의 용량은 120ml입니다.
작은 컵은 좀 더 크길 바랐는데 아쉽게도 마늘 10-15개 정도 갈 수 있을 아주 작은 크기였어요. 소스 만들 때 유용할 것 같지만 전 평생 쓸일이 없을 듯하네요.
큰 용기에 있는 칼날은 별 모양이라 음식이 더 잘 갈린다고 하네요. 작은 용기엔 일반적으로 많이 보던 일자형 칼날이 들어 있었어요.
밑면은 까만 흡착판이 두 개 있어서 테이블에 올려두면 붙어요. 개인적으로 이게 엄청 성가시더라고요. 믹서를 이리저리 옮기려는데 자꾸만 붙어 있으니까요. 음식을 갈 때 안정감은 있는 것 같았어요.
참고로 밑면 스티커에 있는 작은 글씨는 "주서믹서기(Juicer Mixer)", "제조자: Guangdong Xinbao Electrical Appliances Holdings Co., Ltd 수입원: (주)필립스코리아 원산지: 중국 제조년월: 2006"(??) 등의 정보입니다.
믹서기 개시는 사과&케일 주스로 해보기로 정했어요. 친동생과 같은 동네에 살 때 동생이 종종 만들어 준 건강 주스이기도 하고 이웃 블로거 네이프리님께 추천 받기도 한, 제가 현재 가장 관심이 많이 가는 주스입니다. 저는 사과와 케일 모두를 싫어하지만 주스로 만들면 쉽게 마실 수 있어요.
사과는 홈플러스에서 프리미엄 고당도 사과라는 것을 1,000원 할인해서 8,990원에 구입했어요. 4-6개 들어 있을 거라고 했는데 저는 5개가 들어 있었습니다.
청송, 충주, 영주, 안동 등의 유명 산지에서 알맞은 크기의 고당도 사과를 선별한 것이라는데 저에게는 청송 사과가 왔습니다. 사과 평을 보니 너무 안 좋은 평이 몇 개 섞여 있어서 불안했는데 청송 사과는 괜찮은 건지 저는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너무 단 사과는 싫은데 적당히 달았고 사과 특유의 상큼한 향이 물씬 났어요.
케일은 저번에 지마켓에서 구입한 유기농 케일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냥은 먹기 힘든 적근대도 같이 넣어보기로 했어요. 두 장씩 해서 총 4장입니다.
당연한 소리지만 사과는 위 사진보다 좀 더 잘게 써는 게 더 쉽게 갈렸어요. 그리고 잎채소가 위로 가고 사과가 밑으로 갔을 때 더 잘 갈렸고요.
물은 안 넣어 보려 했는데 도저히 안 넣고는 갈리질 않더라고요. 하다하다 안 돼서 욕심을 버리고 물을 조금 넣었더니 그제야 잘 갈리기 시작했어요.
버튼은 왼쪽으로 살짝 살짝 돌려서 갈 수도 있고, 손대지 않은 채로 계속 갈리게 하려면 버튼을 오른쪽으로 돌려놓으면 되었어요.
저는 오른쪽으로 가장 끝까지(가장 세게) 돌려서 계속 놔둬 보다가 그 방법보다는 왼쪽으로 살짝 살짝 돌리는 게 더 나은 것 같아서 그렇게 했어요.
마셔보니 제 동생이 만들었던 것에 비해 사과의 비율이 높아서인지 거의 사과 맛 밖에 안 나더라고요. 건강음료치고 너무 맛있었답니다.
맘에 쏙 들어서 다음날 또 만들었어요. 이번엔 제가 만든 생강+레몬+꿀 차를 물 대신 부었어요.
마시고 나면 왠지 뿌듯해지면서 엄청 건강해지는 기분이랍니다. 보통은 제가 사과 하나를 깎아두면 1/4정도만 억지로 먹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하니 전혀 힘들지 않게 하나 전부를 먹을 수 있었어요. 채소도 마찬가지였고요.
건강주스 강력 추천 드리고요,
제가 주스 만드는 영상으로 이번 후기 마무리하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길! 😉
*영상은 블렌더 소리가 시끄러우니 주의해주세요.♡ 자막이 2중으로 나온다는 얘기가 있는데 자막 끄고 봐주시구요.
영상에 나오는 컵은 저번에 탐앤탐스에서 받은 드링킹자입니다. 매일 아주 유용하게 잘 쓰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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