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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소리소리 일기 7 - 라소리의 체중 및 다이어트 비법 2차 공개

by 라소리Rassori 2020.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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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네일 출처 픽사베이*


며칠 전이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몸이 좀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분명 체중이 줄어든 것 같아서 무조건 체중을 재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느낌을 아는 것은 내가 오랜 시간 쭉 체중에 신경을 써온 탓이다. 어느 순간부터는 몸을 조금만 더듬어봐도 체중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옆구리나 등 쪽에 살이 잡히면 체중이 꽤 늘었다는 뜻이다. 이런 날은 절대 체중계에 올라가지 않는다. 숫자를 보고 기분이 다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반면 살이 빠졌을 때는 허리에 손만 짚어봐도 몸무게가 어느 정도일지 대충 느낌이 온다. 이런 날은 기대감에 가득 차서 체중계에 올라가 보게 된다.

이날도 간만에 살이 빠진 느낌이었다. 폰을 켠 뒤 윈마이 체중계 앱을 열고 체중계 위로 올라갔다. 폰 무게는 빠져야 하므로 폰은 체중계 가까이에 있는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옷 무게도 빠져야 하니 옷도 최소한으로만 입었다. 긴머리의 무게도 빼고 싶어서 잠시 밀어버리고 싶었지만 그건 참았다.

체중계에 올라가서 숫자를 보니 역시나 낮은 숫자가 떴다. 기분이 날아갈 듯했다.

얼른 체중계에서 내려와서 폰을 들여다 보았다. 건강 보고서 85점. 난 이런 점수는 높게 나온 적이 없어서 봐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중요한 건 체중! 웬일로 47.5kg가 나왔다.

 
48 밑으로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거라 좋아서 입술이 실룩거렸다. 두 달 전쯤인가? 49kg가 넘게 나와서 좀 우울했는데 다시 빠져서 다행이다.

여기서 잠시 나의 다이어트 역사 중 중요 부분들을 풀어보겠다.

 


만 13세까지 - 빼빼

만 14세 - 통통으로 들어섬. 원인은 거의 매일 먹다시피한 탄산음료와 라면. 매일 슈퍼에 들러서 신제품 라면이 있는지 확인하고 만약 있으면 꼭 먹어보았다. 어른들 잔소리를 최대한 듣지 않으려고 라면은 라면대로 먹고 차려주는 밥은 밥대로 먹는 바람에 살이 찔 수밖에 없었다.

만 19세 - 점점 더 찌더니 59kg라는 인생 최고치를 찍었다. 원인은 2-3시간마다 처묵처묵한 것. 외식도 자주 했는데 할 때마다 끝장을 봤다. KFC에서 배 터지게 먹은 뒤 바로 피자헛에 가서 또 처묵하는 식. 60kg까지 안 된 것이 기적이었다.

만 20세 - 기계로 진동을 줘서 살을 빼주는 곳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식단 관리가 안 되니 말짱 도루묵. 그러다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9kg가 쏘옥 빠진 것이다!

이유는 기계 진동이 아니다. 그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미친 듯이 퍼마시고 노느라 빠진 거였다.

여기서 엄청난 다이어트 팁 하나!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경우는 엄청 정신없이 바쁘면 빠진다. 그것이 노느라 바쁜 거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렇게 얼결에 살이 빠진 후부터는 길에서 나를 아는 사람과 마주치면 항상 같은 반응을 볼 수 있었다.

일단 눈이 땡그래진다. 그리고 묻는다. "우와! 너 살 어떻게 뺀 거야?!"라고.

9kg 정도 빠진 건데 그렇게 많이 다르게 보이나 보다. 그 이후 48, 심지어 46까지도 내려간 적이 있는데 보통은 50-52kg였다. 그러다 좀 더 나이가 들면서는 주로 48-49kg 정도로 유지되고 있다.

중간에 57kg까지 올라간 적이 한 번 있었는데 원인은 요리였다. 요리를 정말 싫어하는 나이지만 몇 달간 요리에 푹 빠져 지낸 기간이 있었다.

요리를 하니까 먹어치워서 없애야 하는 음식들이 많아졌다. 그걸 열심히 먹다 보니 순식간에 살이 쪘다.

다시 뺄 생각을 하니 암담해서 "그냥 이대로 살지 뭐,"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생각을 바꾼 계기가 생겼다. 바로 사진이다.

매일 그냥 거울로 자신을 보는 것과 사진으로 자신을 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거울은 매일 봐서 잘 못 느끼지만 사진으로는 내가 어떤 체중일 때 가장 보기 좋은지를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57kg까지 올라갔던 당시 동생과 함께 Bronx Zoo에 놀러 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집에 와서 모니터로 보니 가관도 아니었다. 절로 동공이 흔들리면서 입이 벌어졌다.


이게 정말 나인가 싶었다. 골반 쪽도 터질 것 같이 부풀어 올라 있고 배 주변에도 살이 불룩한 것이 보였다. 살이 찌니 눈도 작아 보이고 코도 살에 묻혀서 인상 자체가 너무 달라 보였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때부터 요리를 때려치웠다. 스트레스가 되는 식단 조절은 특별히 하지 않고 요리만 그만뒀다. 그것만으로 다행히 몇 달 안 돼서 52 정도로 내려왔다. 그 이후부터는 그렇게까지 살이 찌는 일은 없었다.

 



마무리로 라소리 다이어트 팁 공개합니다!

1. 저녁 7시부터는 물 외에 아무것도 안 먹는다. 다음날 오후 12-1시쯤, 빠르면 오전 11시 반쯤 되면서부터 슬슬 뭔가를 먹기 시작한다. 가끔 무너지기도 하지만 가끔이니 괜찮다.

2. 저녁식사를 7시 전에 마치는데 그마저도 과자나 과일만 조금 먹고 지나갈 때가 많다. 오후 5시를 넘기면서부터는 가벼운 것만 먹게 된다. 습관이 되어서 그리 힘든지는 모르겠다. 뭐든 습관으로 만들면 쉬워진다.

3. 대신 점심은 마음껏 먹는다.


4. 내가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연스럽게 되어져야지 스트레스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단기간에 빼는 건 대부분 요요현상이 온다. 기간을 길게 잡고 밥 한 숟갈 덜 먹기 같은 것처럼 쉬운 것부터 하나씩 습관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

5. "여기서 더는 찌면 안 된다"라는 선을 그어둔다. 내 경우는 그게 50kg이다. 근데 그렇게 정해놔도 가끔 52까지 가기도 한다. 그래도 이것 역시 가끔이니 괜찮다.

6. 자신이 몇 kg일 때 가장 행복하고 만족도가 높은지 아는 것도 좋은 방법. 그러면 절로 그 체중이 되기도 한다. 난 그게 48이다. 그 체중이면 옷도 쏙쏙 잘 들어가고, 삐져나온 살에 한숨을 쉴 일도 없다. 행복해진다. 그 기분 때문에 절로 그 체중에서 벗어나지 않게 되는 것도 있다.

7. 쌀을 잘 먹지 않는다. 반찬을 사도 반찬만 먹을 때가 많다. 경험상 밥이 정말 살이 잘 찐다. 그다음으로 파스타나 짜장면처럼 굵은 면들이 살이 잘 찌는 것 같다. 차라리 단걸 먹으면 그 이후 입맛이 떨어져서 잘 안 먹게 된다. 건강에는 좋지 않은 방법이긴 하다.

8. 자신이 뭘 자주 먹을 때 체중 유지가 쉬워지는지 관찰하는 것도 좋다. 내 경우 최근 도움이 된 것은 레드 비트 주스! 썩혀서 버리지 않으려고 열심히 먹었더니 그만큼 다른 걸 먹지 않게 되었다. 피부 건강이나 장 운동에도 아주 좋은 듯!

9. 바빠지자. 바쁜 게 최고다. 바쁘면 이것저것 챙겨 먹을 시간이 없다. 그냥 커피 한잔에 빵 하나 물고 있다 보면 하루가 휙 지나가버린다. 이미 칼로리를 충분히 섭취한 날인데 또 배가 고파진다면 얼른 정신없이 빠져들 일거리를 찾아서 손에 들자. 배고픔은 의외로 금방 지나간다.

10. 운동도 열심히 해보고 약도 먹어보고 정말 별의별 다이어트를 다 해봤지만 내가 내린 결론은 하나다. 무조건 식단 조절이 답이다.

 



*체중 및 다이어트 비법 1차 공개는 오래전에 지마켓 후기를 통해서 했었어요. 그때는 지금처럼 뻔뻔하질 못해서 포스팅 발행 전에 공개할지 말지 엄청 고민했던 기억이 있네요.  

*보통 48kg 정도 유지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결코 제 몸매가 균형 잡히고 예쁜 건 아니에요. 그냥 "살이 찌진 않았다." 이게 다예요. 근력 운동을 하면 좀 나아지는데 요즘은 잘 안 하네요. 다시 또 해야겠어요.

*몸무게 얘기는 키 얘기와 함께 해야겠죠. 제 키는 살면서 최고 컸을 때는 164cm 정도였는데 나이 들고 줄어들어서 지금은 162cm쯤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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