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은 타란툴라 사육자와 애호가를 위한 것입니다. 거미 사진이 많으니 주의해 주세요.
카엥이 지난 이야기 - 은신처 만들기 1, 은신처 만들기 2
2020년 4월 6일
저번에 집을 갈아 준 뒤 카엥이가 은신처 입구를 전부 흙으로 막았어요. 그런데 그다음 날 보니 오른쪽에 창문이 생겼네요.
창문이 뚫린 김에 먹이를 줬더니 손을 가만히 얹고 있다가 휙! 가져갔어요.
4월 8일
이틀 더 지나서 보니 왼쪽에 멋진 땅굴 통로가 생겼어요. 역시 카엥이는 집을 깔끔하게 잘 만들어요.
4월 10일
창문으로 밀웜을 줬어요. 4일만의 피딩이었네요.
4월 18일
8일이 지난 후에 귀뚜라미를 먹였어요. 그 사이에 한 번 먹이려 했으나 배가 부른지 안 먹었어요. 그러면 안 먹는 먹이는 꺼내 주고 며칠 더 기다렸다가 주면 된답니다.
이번 피딩은 귀뚜라미가 굴 안에 떨어져서 잘 안 보이는군요. 그래도 창문으로 주는 것보다 이게 편해요. 어차피 창문은 그새 닫혔네요.
4월 22일에 위 장면과 똑같이 피딩을 하고, 그 뒤로 탈피기가 시작되면서 카엥이가 단식에 들어갔어요.
그리고 5월 12일, 꼭꼭 숨어있던 카엥이가 드디어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탈피를 하고 나온 거겠죠? 그 사이 사육자(me)는 속이 까맣게 탔습니다. 😣
발이 살짝 보이길래 숨기 전에 얼른 찍었어요.
배고플 것 같아서 갓 탈피한 밀웜 번데기도 반 잘라 줬어요. 다행히 잘 가져가서 먹었답니다.
탈피 후 첫 피딩은 무조건 갓 탈피한 말랑한 먹이를 먹여요. 혹시라도 독니가 덜 굳은 상태일까봐요.
5월 20일
빼꼼 나와있는 카엥이 또 발견! 이번 탈피 이후로는 카엥이가 조금 용감해진 것 같아요. 지난번에도 그랬듯 뚜껑을 열었는데도 숨지 않고 가만있네요. 바퀴벌레를 능가하는 자신의 스피드에 대한 자신감일 수도 있겠군요.
발이 동그스름한 게 너무 귀여워요.
나와 있는 김에 피딩해야겠어요. 이번에도 갓 탈피한 먹이 투척!
항상 너무 큰 먹이를 주는 게 문제였는데 저 밀웜은 너무 작았네요. 카엥이가 이번 탈피 후 얼마나 더 큰 건지 자세히 보고 싶어져요.
5월 23일
저번에 너무 적게 먹인 것 같아서 3일 만에 또 피딩을 했어요. 이번엔 귀뚜라미예요. 자세히 보면 누워서 꿈틀거리는 귀뚜라미가 있답니다.
다음 탈피가 또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탈피기가 아닐 때는 키우는 입장에서 마음이 푸근해요. 이렇게 먹이고 5일 후인 5월 28일, 그리고 또 6월 3일에 순탄한 피딩이 이어졌답니다.
6월 9일
오늘도 완벽한 피딩! 그러나...
이제 더는 집갈이를 늦출 수가 없겠어요. 탈피 이후 카엥이가 너무 커졌거든요.
아래는 밥을 다 먹은 뒤 나와서 쉬고 있는 모습이에요. 아무리 봐도 좀 더 큰 집으로 옮겨줘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이대로 둬도 괜찮긴 해요. 그냥 제가 다음 탈피를 더 널찍한 곳에서 여유롭게 하게 해주고 싶은 거예요.
오른쪽에 푹 파인 부분은 제가 물그릇 꽂으려고 팠던 거예요. 파기 전에도 저 공간은 전혀 사용을 안 하더라고요.
밖으로 튀어나와 있는 흙은 카엥이랑 옆집에 렌지가 흙을 발로 차고 하느라 구멍 밖으로 빠져나온 거예요. 물그릇에도 맨날 흙이 들어가 있는데 제가 자는 사이에 다들 뭐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나저나 지금 이 포스팅에 담긴 얘기들이 두 달이 넘는 시간 동안의 기록이란 거 눈치채셨나요? 카엥이가 최근 몇 달간은 말썽 피우는 것 없이 먹고, 숨고, 탈피하는 것밖에 없다 보니 이렇게 진도를 많이 나갈 수 있었어요.
말썽 피울 때만큼의 얘깃거리는 없지만 그래도 별일 없는 편이 훨씬 좋네요. 어찌 됐든 카엥이가 계속 쑥쑥 잘 자라서 흑표범 같은 카엥 크라찬 성체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카엥이 집 갈아주는 얘기가 되겠군요. 이제 저 사육통 말고 훨씬 큰 통으로 옮겨갈 거랍니다.
이번 사육 일기는 여기까지예요. 그럼 전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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