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은 절지동물 사육자와 애호가를 위한 글입니다.
*섬네일 이미지: illustAC
이번 얘기는 제가 좋아하는 유튜버 중 Exotics Lair라는 분의 최근 영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otics Lair님은 제가 예전에 블로그에 소개한 적이 있는 타란툴라 전문 해외 블로거예요. 언어가 영어이긴 한데 정말 쾌활하고 재밌는 채널을 운영하고 계세요. 제가 이 분의 영상을 한동안 열심히 보다가 올 초부터 뜸해졌는데 그래도 여전히 가끔씩 보고 있거든요. 그러다 최근 좀 신경이 쓰이는 내용이 있어서 여기 올려 보기로 했습니다.
영상의 내용인즉슨, 귀뚜라미에게 박테리아 또는 기생충 같은 문제가 있어서 이분과 이분 친구가 키우는 타란툴라들이 죽어갔다는 거예요. 원인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는 상황인데 이분의 의견으로는 아무래도 귀뚜라미가 원인인 게 맞는 것 같다고 해요. 따라서 앞으로 귀뚜라미 피딩을 완전히 중단한다고...
저도 이 비슷한 얘기를 인터넷에서 몇 번 접했기 때문에 그냥 흘려들을 수 없었어요. 제 경우 사마귀 사육에 대해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얻어보기 위해 영어로 구글 검색을 많이 하거든요. 그러다 보면 귀뚜라미 피딩에 문제가 있었다는 글이 눈에 띌 때가 있어요. Exotics Lair님이 말하는 것과 흡사한 내용인데, 뭔지 모를 병 또는 바이러스가 있는 듯한 귀뚜라미를 먹은 사마귀가 상태가 안 좋아지거나 죽었다고들 하더군요.
일단 제 경우는 아직까진 사마귀나 타란툴라에게 아무리 귀뚜라미 피딩을 해도 그런 일은 없었어요. Exotics Lair님 말로는 귀뚜라미들이 동족을 먹으면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도 하던데 흠...! 제 귀뚜라미들도 지금껏 동족은 먹었거든요. 그게 정말 병을 일으키는 거라면 제 절지동물에게도 문제가 생겼어야 할 텐데 말이에요.
사마귀 사육자들 말로는 귀뚜라미를 너무 더럽게 키우면 그걸 먹는 사마귀도 병에 걸린다던데 그게 더 맞는 말이 아닐까 싶어요. Exotics Lair님이 귀뚜라미를 더럽게 키운다는 소리는 아니니 오해는 마세요. 저는 그분의 귀뚜라미 사육 상태까지는 모릅니다.
다만 그분처럼 타란툴라를 백 단위로 키우는 분이라면 귀뚜라미도 엄청나게 많을 테고 그걸 다 깨끗하게 관리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는 짐작은 해보게 됩니다. 저는 100마리도 안 되는 수의 귀뚜라미를 키우기 때문에 항상 깨끗하게 청소해주고 채소도 신선한 걸로 유지해 주는 게 가능해요. 하지만 만약 귀뚜라미 수가 엄청나게 많다면 혼자 관리하는 건 무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영상을 보고 고민해 봤는데, 저는 앞으로도 귀뚜라미 피딩을 계속하기로 결정했어요. 사육통을 열심히 청소해주고, 최대한 동족을 먹지 않도록 계란판도 많이 두고, 특히 상한 채소나 밀기울을 먹지 않도록 매일 관리를 잘하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도 영상 속의 타란툴라가 귀뚜라미를 잘못 먹고 죽어가는 모습을 보니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긴 하네요. DKS (Dyskinetic Syndrome, 운동 이상 증후군)도 아니고 저게 무슨 일인지... 저도 만약 몇 년씩 키운 애가 귀뚜라미를 먹고 저렇게 된다면 귀뚜라미 피딩을 전면 중단할지도 모르겠어요.
근데 귀뚜라미 안 먹이면 뭘 먹여야 할지... 밀웜만 먹일 수도 없고, 해외처럼 먹이용 바퀴벌레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골치가 아파집니다. 현재 춘갈농장에서 파는 바퀴벌레를 살지 말지 고민 중에 있긴 한데, 요즘 쓸데없이 바빠서 머리가 좀 덜 복잡해지면 다시 들여다봐야겠어요. (그새 품절되면 안 되는데...)
귀뚜라미를 먹이 곤충으로 키우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번 얘기는 여기까지 할게요. 그럼 전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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