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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지동물/사마귀

넓적배사마귀 성충 효미 사육 일기 20200701-06 사마귀에게 또 물렸어요

by 라소리Rassori 2020.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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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사마귀 사육자와 애호가를 위한 것입니다. 부디 진심으로 관심이 있는 분들만 봐주시길 바랍니다. 피 터진 사진에다가 곤충 사진도 많으니 주의해 주세요.

 

 

효미 지난 이야기 - 알록달록 예쁜 꼬리

 



7월 1일



밥을 먹은 뒤 입맛을 다시고 있는 효미예요.

밥 먹는 장면 전체를 찍고 싶은데 항상 너무 빨리 먹어치워서 전체는커녕 끝부분조차 찍기 쉽지 않네요. 처음부터 삼각대에 세팅을 해두면 초점이 나가기 일쑤이니 그냥 저 자신의 촬영 스킬을 단련하는 수밖에 없겠어요. (전 모든 걸 그냥 삼성 갤럭시 노트10+로 찍습니다.)

(초점 맞추기 정말 힘든 쪼꼬미...)

 


7월 2일


언제 봐도 깜찍한 얼굴. 그러나 실제로는 맹수가 따로 없답니다.


지금껏 효미에게 2-3번 물렸는데 이날은 좀 세게 물렸어요. 효미가 창문에 붙어서 자고 있었는데 자는지 모르고 제가 손을 가져다 댔거든요.

갑자기 뭐가 눈앞에서 움직이니 먹인줄 알았나봐요. 자기보다 훨씬 더 큰 손을 보고도 도망가지 않고 먹으려고 하다니, 겁이 많은 효미지만 먹을 것에 관해서만은 정말 용감하네요.

손에 얹어놓고 그러면 안 된다고 말로 야단을 쳤더니 보란 듯 찍 하고 오줌을 갈겼어요.

아래는 효미의 오줌이에요. 효미가 원래 물을 잘 안 마시는 편이었는데 어느 날부터 물을 엄청 마시더니 그만큼 쉬도 많이 하네요. 물을 그렇게 많이 마셔도 되는 건지 알 수 없어서 요즘은 조금씩 조절해서 주고 있어요.

 


7월 3일


효미에게 물린 중간손가락이에요. 물린지 하루가 지나서 좀 괜찮아진 것 같아서 찍어봤어요.

콱! 콱! 하고 두 번 물렸는데 두 번 모두 엄청 깊게 들어갔어요. 왕사마귀인 쥐미는 한참 동안 콱콱 물어야 피부가 뚫리고 피가 나던데 효미는 그냥 한 방에 뚫어버리더라구요. 쥐미보다 몸집이 작아도 얼굴이랑 턱은 더 크다 싶었는데 역시 무는 힘도 차이가 있네요.

 

 

사마귀는 일단 먹이를 물면 낫으로 꽉 잡고 필사적으로 놓지 않으려고 해요. 그럴 땐 즉시 얼른 싱크대로 가서 사마귀 얼굴에 물을 살살 틀어주면 빠져나올 수 있답니다.

물리기 직전이라면 후후 하고 불어주는 것도 도움이 돼요. 사마귀 태도를 보고 물기 직전이라는 걸 빨리 알아차리는 게 중요해요.

 


7월 4일


자기가 뭘 무는지 모르는 상태인 게 더욱 무서운 효미. 그래서 이제 효미는 가능한한 손이 아닌 루바망으로 다루고 있어요. 아래의 까만 루바망과 효미는 거의 한몸이거든요. 딱딱한 물건이지만 효미에겐 애착 담요 같은 거예요.

 

 

효미는 물기 직전에 고개를 천천히 숙여요. "이거 먹는 것 같은데?"하는 느낌으로 제 피부에 관심을 갖는답니다. 이때는 가만히 보고 있으면 안 돼요. 아래 사진처럼 얼른 얼굴 아래로 뭔가를 집어넣어서 무는 걸 막아 줘야 합니다.

저는 냄비 받침대를 자주 이용하는데 정 급하면 손톱을 밀어넣어도 돼요. 그 뒤로는 얼른 다른 곳으로 올라가도록 살살 유도해 주면 되고요.

 

 

사마귀를 키우면 키울 수록 이런 야생 맹수 같은 애들을 어린 학생들이 어떻게 키우는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요. 하긴 핸들링을 아예 안 한다면 문제가 될 건 없지만요. 어찌 됐든 사마귀 이빨엔 독이 없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에요.


이번 사육 일기는 여기까지 할게요. 그럼 전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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