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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지동물/사마귀

넓적배사마귀 성충 효미 사육 일기 20200615-30 알록달록 예쁜 꼬리

by 라소리Rassori 2020.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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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사마귀 사육자와 애호가를 위한 것입니다. 곤충 사진이 많으니 주의해 주세요.



효미 지난 이야기 - 여섯 개의 탈피 껍질

 



6월 15일


효미가 망에 붙어서 쉬고 있어요. 밖에서 햇빛이 들어오니 날개에 꼬리 모양이 그대로 비치네요.

 

 

사마귀의 몸길이는 날개 때문에 실제보다 더 길어 보이는 효과가 있어요. 왕사마귀 쥐미도 저는 7.5cm라고 우기지만 날개 길이를 빼면 7cm에서 약간 부족해요. 효미는 날개 길이를 빼면 5cm 정도 돼요. 날개 끝까지 다 합하면 6cm 정도고요.

제가 늘 상상해오던 넓적배사마귀보다는 많이 작아서 처음엔 아쉬웠는데 지금은 더 안 큰 게 다행으로 여겨져요. 효미의 깨무는 힘은 정말 무시무시하거든요. 요즘 제가 제일 두려워하는 게 효미일 정도랍니다. 다음 효미 포스팅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쪼그만 게 아주 막강합니다.

 

(까꿍♡)

 

무는 힘은 무서워도 정말 귀여운 녀석이에요. 다룰 때마다 너무 귀여워서 눈에 절로 하트가 생겨요.

 

효미는 하루 한 번 소량 피딩을 하고 있어요. 성충이 된 이후 이틀에 한 번씩 왕창 먹였던 쥐미는 성충이 된지 2달 만에 무정란을 낳았는데 효미는 과연 어떨지 모르겠네요.

 

 

이날은 효미의 홑눈을 찍는데 성공했어요!

전체적으로 색이 연해서 실제로는 잘 안 보이는데 이때는 빛이 들어오는 각도 때문인지 좀 잘 보이더라구요. 더듬이 사이에 있는 세 개의 홑눈이 선명하게 보여요. (왕사마귀 쥐미의 홑눈)

 

 

저는 효미의 저 짧은 다리와 작은 발이 너무 귀여워요. 🤭

 

 

 

6월 21일

 

앗! 효미가 왜 이러는 걸까요?

 

 

설마 이것은... 알 낳는 자세??

 

 

성충이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배도 안 부른데 왜 벌써 이러는 걸까요?

 

(그 와중에 너무나 예쁜 날개의 결)

 

뱃속에서 뭔가 신호가 오는 건지 이때쯤부터는 거의 항상 이런 자세로 있어요. 24시간 중 23.5시간 정도로요.

 

그나저나... 넓적배사마귀가 역시 색깔은 참 예뻐요. 볼 때마다 색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참 신기해요. 넓적배사마귀가 녹색형 중에서도 에메랄드빛이 있고 연두색이 있는데 효미는 에메랄드랍니다.

 

 

이제 밥 먹는 시간이에요. 밥 먹을 땐 항상 분홍색 중간 입술이 들려 올라가는 게 너무 귀여워요.

 

 

효미는 밥을 너무 빨리 먹어서 사진과 영상 둘 다 찍고 싶은 저는 늘 마음이 급해요. 사진을 찍은 뒤, 얼른 영상을 찍으려고 효미의 쪼그만 얼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면 이미 식사가 끝나 있을 때가 많아요.

 



6월 22일


효미의 넓적한 배와 함께 속날개를 찍어봤어요.


제가 효미 우화 포스팅에서 속날개는 원래 반으로 접혀 있는 거니 그냥 두면 된다고 했는데 이 사진에서 속날개가 세로로 접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저렇게 접혀 있는데도 아무 문제없이 활짝 펼쳐진답니다.


날개 펴는 걸 좀 찍고 싶은데 효미도 쥐미와 마찬가지로 날개를 펴는 모습은 도저히 찍을 수가 없네요. 항상 1초 만에 지나가버려요.

참고로 효미는 절 보고 깜짝 놀랄 때만 날개를 파다닥 털어요. 그 외에는 날개를 거의 쓰지 않는데 딱 한 번 제 손에서 제 얼굴로 날아와 붙은 적은 있답니다.ㅠ 효미가 다치지 않게 다시 제 손으로 옮기느라 정말 식은땀이 났어요. 사마귀는 다리가 가늘어서 잘못 건드려서 부러뜨릴까봐 너무 조심스러워요.



6월 29일


효미는 거의 항상 까만 루바망에 붙어 있어요. 그대로 하루종일 꼼짝도 안 할 때가 많아요.

아래 사진에선 제가 물을 먹이려고 망을 뒤집었는데 바짝 쫄아서 몸을 납작하게 붙인 모습이에요. 자주 이러는데 실제로 보면 정말 웃겨요. 원래는 더 납작하게 붙이는데 제가 카메라 초점 맞추는 동안 조금 일어나버렸어요.


절 볼때마다 겁은 먹어도 도망은 가지 않아요. 어쩌다 달릴 때 보면 여전히 스피드가 엄청난데 달아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제 손이 가까이 오면 물이나 밥을 먹게 된다는 것도 이제 안답니다.

(갓 탈피한 귀뚜라미 뒷다리를 먹는 효미)


6월 30일


제 팔 위에 올라왔는데 계속 움직여서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접혀 있는 속날개는 한 번 더 관찰할 수 있었네요.


이렇게 또 효미의 6월 일상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쥐미는 성충이 되고 난 뒤 한 2달 정도는 여기저기 엄청나게 돌아다녔는데 효미는 처음 몇 주만 그러더니 거의 움직이질 않네요. 하루 12시간 정도 사육통에서 꺼내서 풀어두는데 자유를 누리질 않는군요. 덕분에 사육은 편하지만 괜찮은 건가 싶기도 해요. 하루 종일 거미줄 중간에서 가만히 먹이를 기다리는 거미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번 사육 일기는 여기까지 할게요. 그럼 전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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