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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지동물/사마귀

넓적배사마귀 성충 효미 사육 일기 20200707-13 무정란은 어떻게 될까

by 라소리Rassori 2020.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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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사마귀 사육자와 애호가를 위한 것입니다. 정말 관심 있는 분들만 봐주시고, 곤충 사진이 많으니 주의해 주세요.

 

 

효미 지난 이야기 - 사마귀에게 또 물렸어요

 



7월 7일


효미는 종령 시절 때 사육통에 눈을 문지르는 바람에 눈 표면을 좀 다쳤어요. 성충으로 우화하면서 껍질에 붙어 있던 왼쪽 눈이 약간 억지로 떨어지면서 물방울처럼 부풀어 오르기까지 했죠.

 

탈피하면서 다리 쪽이 잘못되는 것보다는 눈을 다치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려 했지만 속상한 기분은 한동안 계속되었어요. 처음 키워보는 넓사인데 외모는 그냥 박살이 났구나 싶더군요.

그런데 막상 지내면서 보니 의외로 외모는 신경이 안 쓰이더라구요. 효미가 시야가 좀 안 좋긴 할 것 같아서 그 부분이 안쓰러운 건 있지만요.

현재 그 왼쪽 눈은 물방울 같던 것이 살짝 가라앉은 뒤 그대로 굳은 상태예요. 효미의 실제 시야가 어느 정도인진 몰라도 먹이랑 저는 잘 보니 정말 다행이에요.

 

 

어찌어찌 빛만 잘 비추면 이렇게 다친 부분이 잘 표시가 안 나기도 해요.

 

 

 

 

7월 8일

 

효미가 강력한 두 개의 까만 이빨을 콱콱 움직여가며 밥을 먹고 있어요. 바로 저걸로 제 손가락을 한 번에 뚫어버린 거죠.

 

 

 

7월 10일


이날은 효미에게 머리채를 뜯겼어요. 효미를 손에 얹어서 놀아주다가 뭐 좀 볼려고 고개를 휙 돌리는 순간 효미의 두 낫에 머리카락을 잡혀버렸어요. 이빨이 어찌나 강한지... 낫으로 잡고 있던 머리칼을 한 번 콱 무는 순간 그냥 뭉탱이로 잘려나가더군요.

그중 일부만 찍어보았어요. 먹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만큼 제 머리카락 일부가 효미의 뱃속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이 좀 되네요.

 

 

머리를 잡히면 사마귀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한올 한올 빼내야 하는데... 말이 쉽지 그냥 쌩쇼랍니다. 머리칼을 잡고 있는 사마귀는 그게 먹이인줄 알고 필사적으로 뺏기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애초에 잡히지 않는 게 좋아요.

저는 조심하느라 하는데도 왜 자꾸 잡히는 건지.ㅠ 정말 조그만 앤데 제가 꼼짝을 못하겠네요. 앞으로는 더 많이 조심해야겠어요.

 


7월 11일


제가 잘 때나 외출할 때면 효미는 사육통 안에 안전하게 넣어둬요. 루바망에 붙여서 집어넣기 때문에 안에 넣는 건 전혀 어렵지 않아요.

일단 안에 들어가고 나면 그대로 루바망에 붙은 채로 쉬다가 심심하면 뚜껑 위로 올라와서 거꾸로 붙어 있답니다. 그 상태로 이렇게 발 그루밍을 하기도 해요.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점! 

 

효미가 성충이 된 게 6월 6일... 곧 한 달이 넘었단 얘기인데 아직도 효미의 배가 괜찮은 상태예요. 동작도 여전히 날렵하구요. 쥐미는 성충이 된지 한 달 넘었을 때 쯤엔 무정란으로 배가 불러와서 거동이 불편해지기 시작했거든요.

역시 이틀에 한 번씩 많이 먹이는 건 정말 안 좋은 것이었어요. 하루 한 번씩 소량으로 주니 이렇게 건강하게 잘 지내는군요.

 

이제 밥 먹을 시간이 되었어요. 소형 귀뚜라미를 거의 다 먹고 마무리하는 모습이에요. 효미가 밥 먹는 모습은 언제봐도 사랑스러워요.

 

 


7월 12일

 

그냥 귀여워서 찰칵~

 


또 밥 먹는 시간이에요. 아무것도 모르고 열심히 도망가던 갓 탈피한 애기 귀뚜라미가 그대로 효미의 낫에 잡혀서 몸을 뜯깁니다.

 

 

이럴 때마다 귀뚜라미가 불쌍하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효미가 귀여울 뿐이에요. 귀뚜라미도, 효미도, 모두모두 내 손으로 정성껏 키우는데 언제나 한쪽은 먹히고, 한쪽은 먹네요. 

 

 

 

7월 13일


밤이어서 효미의 눈이 어두워졌어요. 색소가 약한 애여서인지 눈이 쥐미만큼은 까맣게 되지 않아요.

앗, 그런데 효미의 배가 갑자기 너무 불러 보여요. 꽉 닫혀 있던 배에 옆주름도 조금 펴졌어요.

 

효미도 이제 슬슬 무정란을 낳으려는 걸까... 걱정하는 순간 아니? 옆주름이 다시 꽉 닫혔네요?

 

 

알을 낳기 전엔 저 주름이 팽팽하게 펴질 정도로 배가 불러오는데 다행히 아직은 아닌가봐요. (휴!)

닭처럼 사마귀나 귀뚜라미도 무정란을 낳는데 효미는 최대한 그 시기가 늦춰졌으면 좋겠어요. 아예 안 낳는다면 더 좋겠고요!

 

이번 사육 일기는 여기까지 할게요. 그럼 전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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