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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지동물/사마귀

넓적배사마귀 성충 효미 사육 일기 20200716-30 귀욤뽀짝 효밍밍

by 라소리Rassori 2020.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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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사마귀 사육자와 애호가를 위한 것입니다. 곤충 사진이 많으니 주의해 주세요.

 

 

효미 지난 이야기 - 무정란은 어떻게 될까

 


7월 16일

 

효미가 두 손을 얌전히 모으고 쉬고 있어요. 거의 하루종일 이렇게 있지만 그래도 위험한 곳으로 가지 않는지 계속 체크해야 해요.

 

제가 폰을 들이대니 긴장하네요. 작은 몸에 비해 큰 낫이 볼 때마다 멋져요.

 

 

7월 18일

분홍색 빨래망에서 노는 모습 찰칵~ 얼굴이 정말 귀엽게 나왔어요.

 


몇 시간 후 흰색 망으로 이동.

근데 왜 이렇게 쳐다보는 걸까요?


으악! 저한테 올라오려고 한 거였군요!

 

 

다행히 어깨에 붙어서 살았어요. 이마 위쪽이나 코에 붙을 때도 있는데 무방비 상태에서 갑자기 그러면 정말 식겁이에요. 저렇게 낫을 슬쩍 뻗어서 상체를 흐느적거리는 건 날아오를 준비를 하는 것이니 주의해야 해요.


아직까지는 몸이 가벼워서인지 참 잘도 날아요. 얼마전엔 3m 가까이 되는 거리도 날아가서 깜짝 놀랐답니다! 높은 곳에 있을 수록 더 멀리 날 수 있어요.

 

7월 22일

 

7월 말로 접어들면서부터는 웬일인지 효미가 절 좀 더 잘 알아보게 되었어요. 아침에도 일어나 보면 이렇게 저를 딱 기다리고 있답니다. 원래는 제가 일어나든 말든 루바망 아래쪽에 가만히 붙어 있었는데 말이에요.

 

예전에 비해 저에 대해 아주 많이 느긋해졌어요. 저랑 보내는 시간을 좋아하고 더 이상 망 아래에 하루 종일 매달려 있지도 않아요.

무슨 이유인지 오후 2-3시쯤 되면서부터는 엄청 활발하게 돌아다니기 시작해요. 그러다가 밤 11시쯤 되면 지쳐서 자는데, 어떨 땐 새벽 1시까지도 돌아다녀서 결국 그냥 제가 자기 직전에 사육통에 넣어버릴 때도 있어요.

효미가 갑자기 왜 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쓰는 건지... 수명이 팍팍 단축되는 거 아닌가 싶어서 걱정이 되기도 해요.

 


이젠 제 손도 예전보단 좀 덜 물려고 해요. 제 손이 제 손이라는 건 아직 모르지만 물려고 할 때마다 후후 불었더니 학습이 조금씩 되고 있는 것 같아요. 후후 불 때마다 깜짝 놀라서 좀 미안하지만 어쩔 수가 없네요.

 

 

손 위에서 왼쪽 다리 그루밍을 다한 뒤 오른쪽 다리를 하고 있어요. 정말 대충 하고 끝내지만 그래도 하긴 하니 다행이에요. 

 



7월 23일


이제 효미를 팔에 붙여놓고 랩탑으로 워드치는 것도 가능해졌답니다. 생각한 것 이상의 발전이에요!

 

 

꽤 한참동안 그냥 팔에 붙어서 그루밍도 하고 쉬기도 해요. 그러다가 좀 지루해지면 어깨 쪽으로 막 올라오는데 그렇게 되면 얼른 다른 쪽 손에 올라오게 해서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요.

 

 

귀엽지만 솔직히 상당히 번거롭기도 해서... 앞으로 사마귀는 한 번에 한 마리 이상은 안 키우려고 해요. 너무너무 더 들이고 싶긴 한데 그러면 모두에게 제대로 신경을 못 써줄 것 같아요.

효미가 만약 쥐미 정도로 오래 산다면 12-1월 쯤 죽을 텐데 (최근 에너지 폭발인 걸로 봐서는 그렇게까진 오래 안 갈 것 같지만) 그러면 다음 사마귀는 다음 봄쯤에 데려오거나 아니면 안 들일 것 같아요.

사마귀는 "손이 너무 많이 간다 vs 너무너무 귀엽다" 이렇게 장단점이 팽팽해서 쉽게 결정하기가 힘들어요. 그런데 이렇게 말해놓고도 또 데려올지도 모를 정도로 정말 매력덩어리예요.

 

 

7월 24일

 

가만 있다가 왜 내 손에만 올라오면 그루밍을 하는 건지... 어쩌면 기름이나 로션이 묻어서 그런 걸 수도 있겠네요.

 

 

그루밍 후엔 효미는 가만히 쉬고, 전 그냥 이렇게 효미를 붙여둔 채로 할일을 해요. (폰으로 티스토리를 한다든가)

 

제가 자꾸 쓰다듬고 뽀뽀를 해대는 바람에 효미의 등이 매끈매끈해졌어요. 원래도 좀 매끈매끈하지만요.

 

 

 

7월 26일

 

즐거운 피딩 시간! 귀뚜라미의 가느다란 다리, 더듬이, 모두 하나도 안 빠트리고 잘 챙겨 먹어요.

 

 

 

7월 30일

 

귀욤뽀짝 효밍밍♡

 

쥐미의 애칭은 쥠쯔였는데 효미는 효밍밍이 되었어요. 같이 지내다 보면 신기하게 애칭이 절로 생겨요. 타란툴라들이랑 지네들도 애칭이 있답니다. 카엥이는 거미, 렌지는 거미씨, 리니는 린쯔, 실이는 실쯔, 톨미는 지네씨예요. 

 


효미가 저를 읽기 위해 엄청 집중해서 더듬이를 움직이고 있네요. 쪼그만 게 진지하니까 너무 웃기고 귀여워요.

 

 

이젠 절 무서워하지 않아서 좋긴 한데 반대로 너무 곁에 붙어있으려고 해서 신경이 쓰이기도 해요. 하루종일 루바망 아래에 붙어 있던 시절이 편했는데 최근 효미의 개구진 태도를 봐서는 그때로 다시 돌아갈 것 같진 않아요.

 

 

효미의 7월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네요. 나중에 8월 얘기로 다시 돌아올게요.

이번 사육 일기는 여기까지예요. 그럼 전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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