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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지동물/사마귀

넓적배사마귀 성충 효미 사육 일기 20200801-06 기묘한 행동

by 라소리Rassori 2020.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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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사마귀 사육자와 애호가를 위한 글입니다. 정말 관심 있는 분들만 봐주시고, 곤충 사진이 많으니 주의해 주세요.

 

효미 지난 이야기 - 귀욤뽀짝 효밍밍

 



8월 1일


효미의 밀웜 사냥! 갓 탈피한 말랑말랑 하얀 밀웜이에요. 사마귀는 의외로 한번에 사냥에 성공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그 이유를 생각해 봤는데 세 가지가 떠올랐어요.

 

1. 자연에는 없는 플라스틱 같은 것에 낫이 닿는 것을 계산에 넣을 수 없어서.

2. 눈을 다친 상태이거나 늙어서.

3. 그냥 원래 그래서.

 

전 왠지 3번인 것 같아요. 여러모로 서툰 매력이 있는 녀석들이라서요. 걷는 것도 나는 것도 다 좀 엉성해요. 그래서 더 귀엽긴 한데, 자연에서는 어떻게 살아남는 건지 늘 의문이에요.

 

 

순삭~

 

 


8월 3일


효미의 귀를 찍어봤어요. 사마귀는 중간 다리들 바로 밑에 귀가 하나 있죠. 중간 다리와 뒷다리 사이를 잘 보면 세로로 길쭉한 귀 하나가 보인답니다.

 

 

약충 시절엔 잘 안 보이더니 성충이 되니 선명하게 보이네요.

 

 

이날은 효미에게 또 머리를 뜯겼어요. 블로그 포스팅을 작성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딘가에서 효미가 날아와서는 하필이면 제 목 뒤에 붙었거든요.

 

 

사마귀들은 걸으려다가 낫에 뭔가 걸리면 일단 콱 움켜쥔 뒤 물어뜯고 보는 것 같아요.

 

이번엔 효미가 제 뒤통수 쪽에 있어서 볼 수가 없는 바람에 정말 힘들게 떼어냈어요. 이날 이후부터는 좀 더 열심히 효미의 위치를 확인해 가며 할일을 하고 있는데, 이것 참, 가둬둘 수도 없고... 사마귀는 약충일 땐 거의 사육통 안에서 얌전하게 있는데 성충이 되면 엄청 여기저기 돌아다니려 하네요. 

 

교훈: 머리는 절대 잡히면 안 된다~

 

무엇보다 사마귀가 머리카락을 먹으니 큰일이에요. 정말 조심하는데 왜 또 잡힌 건지! 제 자신이 원망스러워요ㅠ 그래도 그나마 이날 이후로는 안 잡혔답니다.

 

효미는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다 보니 방어가 더 쉽지 않아요. 저 거리에서는 못 날아 오겠지, 저 각도에서는 안 오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으면 항상 예상을 빗나가요. 

 


8월 4일


효미가 한 손으로 귀뚜라미를 들고 맛있게 먹고 있어요.

 

 

얼굴만 보면 여전히 귀여운 약충 같네요. 날개를 보면 성충이지만요.

 

 

이제 밤이에요. 눈 색이 어두워졌어요.

 

 

봐도봐도 세상이 신기한가 봐요. (다리 포즈ㅋㅋ)

 

 

효미야, 우리 집에서 제일 신기한 건 너 같은데~😆

 

 

예뻐

 

 

호기심 가득한 뒤통수.

 

 


8월 6일


이날은 기묘한 장면을 포착했어요! 효미가 낫으로 자기 배를 꽉 잡고 엉덩이 그루밍을 하고 있더라구요!

 

벽에 붙은 채로 어떻게 저런 걸 하는지... 몸이 거의 반으로 접혀 있는 모습에 효미한테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부디 어디가 불편한 게 아니어야 할 텐데... 무슨 행동인지를 모르니 무척 걱정이 되더라구요.

 

혹시 무정란이 나와서 먹어버린 걸까요? 하지만 알이 있다기엔 배가 그다지 안 부른 상태인데...

 

그러고 보니 효미는 정말 무정란을 낳을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예전처럼 꼬리 끝을 뾰족하게 아래로 세우는 행동도 안 한지 한참 되었어요.

 

역시 하루 한 번 소량 먹이기가 효과가 있나 봐요. 제발 끝까지 무정란을 안 낳았으면 좋겠네요. 계속 방심하지 않고 먹이 조절을 잘 해줘야겠어요.


이번 사육 일기는 여기까지예요. 그럼 전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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