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Places

2019년 늦가을의 대전 한밭수목원 I

by 라소리Rassori 2019. 11. 9.
320x100

저번 글에서 소개한 한밭수목원 열대식물원 건물에서 열린 희귀동물 전시회를 구경한 뒤, 이제 같은 건물 내에 있는 열대 식물을 구경하기 위해 유리 돔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몇 번 봤던 것을 오랜만에 보니 반갑더군요. 작년 4월에 왔었으니 1년 반도 더 지나서 온 거네요.

열대식물원은 9am부터 5:30pm까지 입장할 수 있고 6pm까지 관람할 수 있습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고요 (공휴일일 경우엔 연다고 합니다). 혹시 바뀔 수 있으니 전화를 해보고 가는 게 가장 좋을 듯합니다.

곤충생태관 안내 보니까 그곳 역시 매주 월요일 휴관이지만 월요일이 공휴일의 경우엔 다음날이 휴관이라고 합니다. 1월1일과 설날 및 추석 연휴 역시 휴관이고요. 열대식물원도 아마 그렇지 않을까 싶네요.


제가 날을 잘못 잡은 건지 여러 유치원에서 연달아 견학을 왔는데 이곳에서도 아이들의 목소리가 엄청났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인 만큼 식물을 오래 구경하진 않으니 몇 번의 폭풍으로 그쳤습니다.

박쥐란도 있네요. 예전에 누가 집에 장식해둔 거 보고 너무 멋져서 관심을 가졌었는데 여기서 가까이 보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집에 들일 생각은 없습니다. 키울 자신이 없거든요.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못 보던 것이 있었습니다. 


말 조각품이 예술입니다. 거칠고, 투박하면서 위에 얹혀진 틸란드시아 이오난사와도 아주 잘 어울립니다. 


뒤태도 멋지네요. 꼬리도 수염 틸란드시아로 장식을 해두었어요. 굿 아이디어에 감각도 좋습니다.


틸란에서 피어난 예쁜 꽃. 항상 볼 수 있는 건 아닐 텐데 시기를 잘 맞춰 온 것 같습니다.


별이 뿌려진 것 같은 풀이네요. 자주 보던 건데 이름은 모르겠어요.


다육이들로 만든 장식품은 언제 봐도 예뻐요. "곰발바닥을 찾아보세요," 라는 메모가 적혀 있네요.


찾았습니다. 오른쪽 위에 틈틈이 숨어 있었어요. "웅동자"라는 이름을 가진 다육 식물로 알고 있습니다. 갈색 발톱이 정말 곰발바닥 같아요. 아래는 확대 이미지입니다.


정말 예쁘게 꾸며놨습니다. 이렇게 키우면 볼 때마다 뿌듯하겠죠?

"그래, 기왕 키우는 거 이렇게 예쁘게 디자인 해 가면서 키우면 좋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아래는 흑토이인가? 이런 다육이들 예전엔 이름을 알았었는데 지금은 식물에서 관심이 멀어져서 다 잊어버렸습니다. 


말들을 지나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이상한 괴물 같은 얼굴이 보입니다.


좀... 무섭게 생겼네요. 뒤따라 오던 와글와글 유치원생들도 이걸 보더니 잠시 잠잠해졌습니다.


눈을 새로 그리고, 벗겨진 이마와 너무 긴 코 부분을 식물을 좀 더 심어서 덮으면 어찌어찌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곳의 정령은 원래 이렇게 생겼다고 한다면 할말 없지만요.


무서운 얼굴이 있는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바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곳에서 저렇게 제대로 된 바나나가 달려 있는 것이 대단했습니다. 저런 걸 직접 키운 뒤 먹는 기분은 행복 그 자체겠죠? 


파인애플도 있었습니다. 수년 전에 파인애플이 나무에서 달리는 게 아니라 땅에서 이렇게 솟아나듯 달리는 걸 알고 놀랐는데 직접 보니까 느낌이 또 새로웠습니다. 신기해서 한참을 봤습니다.


동글동글 예쁜 꽃들도 많이 피어 있었어요.


이 꽃은 티보치나라는 꽃입니다.


키우기 힘들어 보이는 저 묶어둔 나무에서 뻗어 나와서 한 송이가 예쁘게 피어 있었어요. 


안수리움도 참 예쁘고 깨끗하게 피어 있네요.


아래에 식물처럼 패턴이 예쁜 잎사귀를 평소에 좋아하는데 식물 키우는 게 저에겐 쉽지가 않아서 키워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냥 이런 곳에서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참 좋았습니다. 이런 식물원이 집 근처에 있다는 게 새삼 감사하게 느껴지네요.


아래의 잎사귀들도 마치 그림을 그려놓은 것 같은 무늬입니다.


많은 분들이 키우는 피토니아 레드스타/화이트스타입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몇 번이나 죽여먹은 풀이네요. 다육 고수이신데 이 풀은 좀처럼 성공을 못하시더군요.


열대식물원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이 폭포입니다. 언제 봐도 좋은 곳이에요.


저는 아래의 각도를 좋아합니다.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답니다. 폭포 곁에는 항상 저 조그만 하얀 꽃이 피어있는데 오늘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없었다면 섭섭했을 거예요. 

앞으로도 쭉쭉 번창해가는 한밭수목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몇 번 오다 보니 어느덧 저의 중요한 추억의 장소 중 하나가 되었네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