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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인천 송도] 텐동 맛집 사쿠텐 후기 (스페셜텐동, 자몽토마토)

by 라소리Rassori 2020.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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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몇 주 전 지인들과 함께(=지인들에게 끌려나가서) 텐동 맛집에 갔던 얘기를 해드릴게요.

가게 이름이 사쿠텐인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오는 곳이라 예약을 할 수가 없어요. 그냥 가서 무작정 기다려야 합니다.


여기 오면 우선 잽싸게 아래에 보이는 종이에 이름을 적어야 해요. 만약 오신다면 도착하자마자 아무 생각 말고 일단은 그냥 저 종이로 달리세요.

그나마 요즘은 코로나 영향으로 줄이 그리 길지는 않았습니다. 저희가 갔던 때가 주말 저녁 피크 시간인 7pm이었음에도 저희 앞에 두 팀밖에 없었어요. (근데 그것만으로도 엄청 오래 기다려야 해요..) 


제가 여길 작년 여름에도 왔었는데 그때는 기다리다 지쳐서 다른 곳으로 갔어요. 그래서 이날 처음 먹어보게 되었습니다. 


영업시간은 11:30-20:30이고, 재료 준비 시간(14:30-17:00)과 월요일은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 닫는 시간이 밤 8시 반이라고 되어 있어도 8시 20분에 도착했는데 안 받아주기도 한대요. 밤 7시 40분쯤 도착했는데 장어 같은 주요 재료가 다 떨어지고 없는 경우도 있구요. 전화를 해보고 가는 게 가장 안전할 듯합니다. 


저는 아무리 맛집이라도 이렇게 줄을 서야 하면 그냥 안 가고 마는데(해외에서는 어쩔 수 없이 줄 서지만) 가끔은 이렇게 휘말려서 줄을 서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날은 바람이 엄청나게 강해서 기다리는 동안 고생을 많이 했어요. 상가 앞에 세워진 광고판들이 눈앞에서 넘어져서 깜짝 놀라기도 했답니다. 인천의 바닷바람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제대로 느꼈던 날이었어요. 이날 말고도 바람이 보통이 아닌 날들이 많던데 늘 평화롭던 대전과는 많이 다릅니다.
 
아래는 가게 문 옆에 있는 메뉴판이에요.

저와 지인들은 스페셜텐동자몽토마토를 먹기로 했어요. 스페셜텐동에는 아나고, 새우2, 오징어, 연근, 단호박, 가지, 꽈리고추, 김, 온천계란이 나오고 가격은 1인분에 15,000원이에요. 자몽과 화이트 와인 드레싱을 토마토에 곁들였다는 자몽토마토는 2,500원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이렇게 대기 의자가 있는데도 세찬 바람 때문인지 앞에 기다리던 사람들이 모두 어디론가로 사라졌어요. 식당 안에 기다릴 수 있는 의자가 있으면 좋을 텐데 식당 내부가 그런 건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좁아요.


기다리면서 식당 창쪽에 놓인 짱구 인형들을 구경했어요. 짱덕인 저희 이웃 혜니웨이님이 생각났습니다.😉 


기나긴 기다림 끝에 겨우 식당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저희 앞에 있던 두 팀 중 한 팀이 포기하고 가는 바람에 저희가 좀 더 일찍 들어갈 수 있었어요! 대충 15-20분 정도 기다렸는데 인천 칼바람에 기겁을 하느라 몇 배는 더 오래 기다린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 한 팀이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네요.

테이블에는 텐동 맛있게 먹는 팁이 적혀 있었어요. 그냥 밥 위에 쌓여 있는 튀김을 다른 접시로 옮긴 뒤 밥이랑 같이 먹으면 된다는 내용이에요. 


제 앞에서는 튀김 장인께서 재료를 튀기고 계셨어요.


지인들의 앞에는 온천 계란이 될 계란들이 있었고요.
 


자리가 기역자로 있는데 앉을 곳이 별로 없어요. 9-10명 정도 앉을 수 있으려나요?


주문한 자몽토마토가 먼저 나왔습니다. 빨간 토마토 위에 민트잎이 꽂힌 모습이 너무 예뻤어요. 껍질을 어떻게 이렇게 벗긴 건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지인들과 나눠먹기 위해 젓가락으로 찢었습니다.


먹어보니 달달한 것이 디저트로 먹어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씁쓸한 화이트 와인과 새콤한 자몽의 맛이 이렇게 토마토와 잘 어울릴 수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양은 한 명에 반 개 정도가 적당했어요. 기본적으로 토마토를 설탕에 절인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취향에 잘 맞을 듯해요.


튀김 장인께서 저의 아나고를 튀기는 모습입니다. 장어를 좋아해서 기대가 많이 됩니다.


곧이어 미소국과 단무지가 나왔어요.


그리고 대망의 스페셜텐동이 나왔습니다. 너무 좋아서 박수칠뻔 했는데 지인이 "나오길 잘했지?"하고 말할 것 같아서 그냥 무뚝뚝하게 있었습니다.


재빨리 뚜껑을 빼서 옆에 두고 튀김을 하나씩 옮겼습니다. 

그리고 빨리 제 입안에서 아삭거려야 하는 아나고를 먼저 먹어보기로 했어요.


젓가락으로 찢으니 맛있는 살코기가 터져나옵니다.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맛있게 생긴 데다 냄새도 좋을 수 있을까요?

너무 발칙해서 바로 한입 뜯어주었습니다. 간장이 뿌려진 얇고 바삭한 튀김옷과 신선한 생선살이 씹히는 식감이 예술이었어요!

 


아삭하고 고소한 새우튀김은 두 개였는데 두 개여서 너무 고마웠어요. 새우튀김은 하나만 먹은 뒤 하나 더 없으면 너무 슬퍼지거든요.


대충 주요 튀김들을 맛보았으니 이제 온천계란을 터트려 보겠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온천계란 튀김"인 것 같네요.)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계란 노른자 주륵주륵"이 벌어지고 있어요. 뜨거운 쌀밥에 살짝살짝 섞어서 먹으면 그냥 꿀맛!♡


가장 먹고 싶었던 것들을 먹은 뒤엔 차례로 손이 가는 대로 먹어주었어요. 오징어, 꽈리고추, 단호박, 연근 등등... 

김 튀김은 싫어해서 남겼답니다. 텐동 먹을 때마다 한입은 먹게 되지만 제가 느끼기엔 매번 그냥 기름덩어리 같아요. 


텐동은 이시국 이전에 일본에 놀러 가서도 몇 번 먹어봤지만 저는 이 가게의 텐동이 일본 것보다 더 맛있는 것 같아요. 일본에서 엄청 유명한 텐동집을 가봤다는 제 지인도 그렇게 말했답니다.

그래도 자주 먹긴 좀 부담스러운 음식이긴 해요. 밥 빼고 전부 튀김이다보니 위장이 튼튼하지 않다면 속이 좀 더부룩할 수도 있겠구요. 저희 엄마는 위장이 튼튼하신데도 텐동은 매번 거부하시더라구요. 튀김을 저렇게 잔뜩 먹으면 어떡하냐면서요.😂 사실 건강에 좋을 리는 없겠죠? 

그래도 가끔 먹으면 너무너무 맛있긴 해요. 전 원래부터 튀김 종류를 워낙 좋아하는 사람이라 더 맛있게 느끼는 것도 있을 거예요. 


귀여운 자몽토마토 인형으로 마무리할게요.

모두들 오늘 맛있는 음식 드시고 행복하세요!😉🎀

PS: 이 가게의 단점이 생각났어요. 다 먹고 나면 옷이랑 머리에 기름 냄새가 아쥬 쩔어줍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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