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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교촌치킨 요기요 주문 후기 - 교촌윙, 궁중닭갈비 볶음밥 간장맛

by 라소리Rassori 2020.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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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심각하게 다이어트를 좀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날이었어요. 아무래도 최근 예전보다 몸무게가 좀 늘어난 느낌이거든요. 왠지 체중계 올라가면 기분이 나빠질 것 같아서 계속 안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날은 아침에 커피 배달 주문도 하지 않고 집에 있는 과일과 컵커피로 때우며 하루를 보내고 있었어요. 오후 1시, 2시... 그렇게 잘 넘기고 있었죠.

그런데 무슨 일인지 어느 순간 갑자기 교촌치킨이 팍 떠오르더라구요. 달달+짭짤+바삭바삭 튀김옷, 육즙 줄줄 야들야들 날개살... 일단 한 번 생각하기 시작하니 머리에서 떨쳐지질 않았어요. 그래서 요기요를 열어서 장바구니에 넣어두는 것까지만 하기로 했어요. (제가 먹는 걸 절제하는 방법 중 하나. 실패 확률 약 72%)


그러다 갑자기 저녁 6시 쯤에 결국 포기하고 허겁지겁 요기요를 열었어요.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게 그대로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엄청난 속도로 손가락으로 화면을 두드려서 주문을 마쳤죠. 마지막으로 결제 비밀번호를 누를 땐 제 눈이 제 손을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속도가 나왔어요.

결국 이럴 거 왜 하루종일 힘들게 참았는지 모르겠어요. 여러분도 드시고 싶은 게 있다면 참지 마세요. 같이 쪄요 우리♡

아래는 요기요에서 보는 교촌치킨 송도 드림시티점 메뉴 일부입니다. 최소주문금액 15,000원에 배달요금 2,000원이에요.


리뷰를 읽어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허니 시리즈 중 하나를 시키더군요.


사람들이 다 맛있다고 난리라서 저도 허니 쪽으로 고르고 싶었는데 이상하게도 허니는 이 없었어요. 다른 시리즈도 마찬가지였구요.

저희 동네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날개만 있는 건 없고, "날개와 다리"이거나 "순살"이거나 "한 마리"였어요.

그런데 그중 딱 하나, "날개와 봉"이 있는 게 있었습니다 바로 교촌시리즈 안에 교촌윙이었어요. 마늘 간장 소스로 간을 한 것이죠.


어딘가에서 교촌 볶음밥이 맛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서 볶음밥도 추가했습니다. 이름만 봐서는 닭갈비 볶음밥이 맛있어 보였는데 매운맛이라고 되어 있어서 포기했어요. 순한맛도 매운 한국인데 매운맛이면 얼마나 매울지, 맵찔이인 저는 상상만 해도 떨립니다.

 



주문을 넣고 보니 우리 동네에 교촌이 저 매장밖에 없는지가 뒤늦게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검색을 해보니 배달 가능한 지점이 총 두 군데 있었어요. 다행히 제가 주문한 송도 드림시티점이 세스코 마크도 있고 평점도 조금 더 높더군요.

(리뷰수 헉...)


일단은 안심하면서 카카오맵에서도 검색을 한번 해봤어요. 저는 식당 고를 때 카카오맵에 나오는 리뷰를 많이 참고하거든요.

맵을 검색해 보니 인천 송도에 있는 교촌이 세 군데 있었는데 그중 위의 두 군데가 저희 집과 가까웠어요.

그런데 송도1호점은 카카오맵에서의 평점이 많이 낮더라구요. 1.3점...


카카오맵은 리뷰가 다른 데보다 엄청 짜기 때문에 맛있는 집도 별점 3점을 겨우 넘는 경우가 흔해요. 그런데 1.3 점이면 카카오맵에서도 좀 많이 낮은 편이네요.

가게들 위치도 궁금해져서 지도를 열어 봤어요. 그런데 두 지점이 거리가 엄청나게 가깝더군요. 둘 중 아래쪽 빨간 동그라미가 제가 주문한 송도 드림시티점입니다. 어찌 됐든 요기요에서의 리뷰수를 보면 두 군데 모두 장사는 잘 되는 것 같았어요.


주문을 넣고,

교촌치킨이 왔습니다.


치킨무는 안 먹기 때문에 빼 달라고 했어요. 나무젓가락도 마찬가지고요. 펩시콜라는 원래 오는 건지 그냥 주신 건지 잘 모르겠네요.


먼저 교촌 궁중닭갈비 볶음밥을 꺼내 보았습니다.


납작당면, 닭고기, 그리고 약간의 야채가 섞인 볶음밥이었어요. 그냥 보기엔 심플한데 꽤 맛있었어요. 3,500원이라는 가격도 적당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이 볶음밥을 추천하겠냐고 하면 잘 모르겠어요. 맛없다고 하기엔 맛있고, 맛있다고 하기엔 좀 부족한 것 같고... 눈 앞에 있다면 별생각 없이 계속 입에 넣을 맛이긴 합니다. 

간은 달고 매웠어요. 안 매울 줄 알았는데 먹으면 먹을수록 맵더라구요. 요즘 초등학생들이 매운 걸 얼마나 잘 먹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생각으로는 아마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은 되어야지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은 교촌윙입니다.

요즘 일부 배달 기사분들이 치킨을 빼먹는 문제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예민한데 그래서인지 "정직하지 않으면 담지 않겠습니다" 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어요. 전 지금까지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는데 이걸 보니 확실히 더 안심되긴 했어요.

 

박스를 오픈했습니다. 짠!


이게 얼마 만에 먹는 교촌치킨인지! 미국에서 본촌치킨을 먹은 뒤 대충 2년 반 만에 처음 먹는 거 같아요.

본촌치킨과 교촌치킨은 뿌리는 같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본촌치킨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어요. 맨해튼과 뉴저지 등 미국 곳곳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죠. 파티할 때 준비해 두면 인기 폭발 보장 메뉴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보들보들 날개살을 쫙 찢어서 찍어봤어요. 야들야들한 고기가 입안에서 살살 녹는 부위이죠.


날개 다음으로 좋아하는 닭봉도 쫙 찢어보았습니다.
살이 많고 튀김옷이 바삭바삭 짭짤한 게 최고예요.


제가 윙 다음으로 좋아하는 부위는 허벅지예요. 그다음이 목, 그리고 가슴살이고요.

가장 싫어하는 건 다리(종아리 부분)예요. 다리는 항상 먹기 싫어서 냉장고에 넣어두는데 결국 상해서 버린 적도 많답니다. 다리 좋아하는 분들은 이해 못할 일이겠죠.

순살은 왠지 치킨을 먹는 기분이 들지 않아서 무조건 뼈가 있는 것을 시킨답니다.

오랜만에 먹은 교촌은 환상의 맛이었어요. 이건 "치킨 먹었다"고 표현할 게 아니라 "교촌 먹었다"라고 표현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일반 치킨과 분리되어야만 한다는 뜻이에요. 이건 그저 치킨이라 부르기엔 차원이 너무 위로 올라가버렸어요. 이건 이거대로 먹고, 또 치킨은 치킨 대로 먹어야 할 것 같아요. 치킨이 땡길 땐 치킨을 먹고, 교촌이 땡길 땐 교촌을 먹어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저는 원래 치킨을 먹다가 기름이 많은 부분을 씹어서 튀김 기름이 입안에 쫙 퍼질 때면 그 맛이 너무 싫어서 뱉어내게 되는데 이건 그것마저 맛있어서 음미하게 되었어요. 대신 기름을 많이 먹다 보니 나중엔 좀 느끼해져서 먹는 걸 멈추게 되었답니다. 그 시점에는 이미 배가 많이 불러서 어차피 더 먹기 힘들었어요.

그래도 밥만은 남겨두긴 싫어서 밥은 억지로 다 먹었어요. 그리고 멈추려고 했는데... 거기서 치킨을 두 개 더 먹어버렸습니다.

정말 더는 먹을 수 없다고 생각되는 인간 신체의 한계점에서 두 개나 더 들어가는 치킨이에요. 그렇게 먹었음에도 질리긴커녕 남은 걸 다음날 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다이어트는 이거 다 먹은 뒤에 다시 생각해보려고 해요.

그럼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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