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역시 아웃백처럼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네요. 개인적인 느낌이겠지만 미국에서 살 때의 저에게 던킨 도너츠는 뭔가 삶 속에 속해 있는 느낌이었어요. 자주 사 먹진 않더라도 어딜 가든 던킨은 있었고, 때때로 사 먹을 때마다 기분이 확 좋아지는 느낌 때문에 참 좋아하는 곳이었답니다.
도너츠도 물론이지만 던킨은 커피가 참 맛있습니다. 특히 이곳의 카푸치노를 좋아했는데, 그냥 평소에 별생각 없이 돌아다니다가 던킨이 눈에 띄면 들어가서 달달한 카푸치노 한잔을 먹는 기분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그런데 아쉽게도 배달의 민족에 들어가서 메뉴를 보니 카푸치노가 없네요.
아래는 배달의 민족 앱에서 보이는 메뉴 일부입니다.
일단 롱비치블루 카페라떼를 찜해두고 좀 더 내려가 보았습니다. 밤에 봐서 그런지 온통 품절투성이입니다.
도너츠 이름을 보니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서 나온 메뉴인가 봅니다. 메뉴를 하나 눌러봤더니 디자인이 정말 귀엽습니다. 콧대높은 눈사람이라니 이름도 귀여워요.
더 밑으로 내려가서 보면 반갑게도 베이글 종류도 있는데 이것도 전부 품절이네요.
신기한 메뉴도 보이네요. 떠먹는 떡볶이 도넛이라니. 어떤 맛인지 궁금하긴 한데 선뜻 주문할 용기는 생기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오후 1시 반, 주문을 한번 해보았습니다. 저의 선택은 롱비치블루 카페라테, 귀없지 루돌프 도너츠, 아몬드 초코 크런치 도너츠, 그리고 페스츄리 그릴드치즈였어요.
사실 여기 브리오슈 핫도그가 엄청 맛있는데 겨우 1시 반인데도 품절이 되었더라고요. 베이글 종류도 전부요.
곧 주문한 것이 도착했습니다. 주문할 때 문 앞에 두시라는 메모를 남겨두었는데 배달기사님께서 문 앞에 두었다고 문자를 주셨어요. 어떤 기사님은 요청 사항을 아예 안 보시고 그냥 벨 누르고 문 앞에서 기다리기도 하시고, 너무 소리 없이 놓아두고 가셔서 음식이 다 식은 뒤에 제가 발견할 때도 있는데 이렇게 문자를 주시는 기사님들은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은 노크 한 번 해주시고 바로 가시는데 사실 그렇게만 해주셔도 너무 편하고 감사한 일이죠.
그릴드치즈 샌드위치는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만 좋아해서 추천하긴 힘드네요. 고소하고 순한, 정말 별거 없는 맛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괜찮을 거예요. 그냥 버터 바른 토스트에 치즈 넣고 그릴에 구운 거랍니다.
열어보니 역시나 평범한 비주얼입니다.
쭉 찢어보니 안에는 이렇게 두 종류의 치즈가 들어있어요. 그릴드치즈 샌드위치는 치즈가 좀 녹아 있어야 맛있는데 살짝만 녹아서 치즈가 여전히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파니니 기계나 샌드위치 메이커가 있다면 꾹 한 번 눌러 데운 뒤 먹으면 딱 좋을 것 같아요. 어쨌든 그릴드치즈 샌드위치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그릴 무늬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뒷면을 보니까 찍혀 있네요. 고소한 맛이 카페라테와 먹기에 편하고 좋았습니다.
기대되는 롱비치블루 카페라테입니다. 정말 맛있긴 했는데 카페인이 엄청 센 느낌입니다. 우유 더 부어서 먹다가 결국 다 마시지는 못했어요. 다 마실 수 있지만 잠 못 잘까봐...
그다음은 도너츠입니다. 귀없는 루돌프 얼굴이 너무 귀엽고 웃겨요.
아몬드초코는 필링이 없어서 단맛이 강하진 않아요. 너무 단 걸 싫어하는 제 취향에는 아주 잘 맞았습니다. 커피랑도 잘 어울렸고요.
루돌프는 어떻게 먹어야 할지 걱정...도 잠시, 가차 없이 반으로 찢었습니다.
메뉴에 있는 설명대로 크림치즈 필링이 들어 있습니다. 크림치즈 그대로가 아닌, 크림치즈 맛이 나는 달콤한 크림입니다.
필링은 물론 눈이랑 코도 맛있었어요. 음식은 눈으로 먼저 먹는다는 말을 간만에 떠올렸습니다. 귀여운 걸 먹으니 기분 업! 거기다 던킨의 이미지가 좋아지는 효과까지 있는 것 같아요. 다음엔 또 어떤 스페셜 도너츠가 나올지 기대도 되고요. 사실 카푸치노가 없어서 큰 기대는 없었는데 기분 좋은 점심 겸 디저트 타임이 되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