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사진과 사육자들만이 이해할 내용 포함
몇 번의 귀뚜라미 사육 실패 끝에 이제는 거의 전문가가 된 요즘입니다. 리빙박스를 쓰면서 환기를 잘 되게 해놓은 뒤에는 별 문제가 없네요. 처음엔 계속 귀뚜라미가 전멸되어서 머리가 아팠는데 이제는 너무 안 죽어서 곤란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반으로 잘라서 쓰기에도 너무 큰 귀뚜라미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른 분들도 비슷하게 처리하시겠지만 저는 얼려뒀다가 밀웜에게 밥으로 주기도 하고 그냥 버리기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귀뚜라미들에게 먹일 밀기울을 소개할까 합니다. 밀기울은 밀웜의 먹이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귀뚜라미들에게도 좋은 먹이가 된답니다.
지금껏 저희 귀뚜라미들에게는 예전에 한민시장 포스팅에서 얘기했던 엿기름을 줘왔습니다. 그 맛없어 보이는 걸 의외로 너무 잘 먹더라구요. 그때 산 엿기름이 500g이었는데 놀랍게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밀웜보다는 대부분 귀뚜라미에게 썼네요. 결국 생각보다 빨리 엿기름이나 밀기울을 사야 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엿기름은 예전에 말씀드린 대로 동네 방앗간에서 3천 원에 500g을 살 수 있습니다. 밀기울을 판매하는 방앗간은 저희 동네에는 없었구요.
어쨌든 밀웜과 귀뚜라미 모두 엿기름을 너무 잘 먹으니 굳이 밀기울을 사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잠깐 나가서 엿기름을 사 오면 되는 거였죠. 그런데 추우니까 나가기가 싫고 귀찮더라구요. 온라인 구매는 배송비만 3천 원 정도 할 것 같아서 지금까지 안 뒤져봤는데 혹시나 해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옥션을 보다가 밀웜나라라는 정말 좋은 곳을 발견했습니다. 밀기울 500g에 1,200원이고, 배송비 2,500원에다 약간의 할인에 총 3,680원이면 집에서 밀기울을 편하게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주문한 바로 다음날 물건이 모두 도착했습니다. 밀기울은 이렇게 생겼어요. 이건 엿기름과는 달리 어디선가 본 듯한 친숙한 느낌이네요.
참고로 아래 사진은 엿기름입니다. 엿기름 바닥에 깔려 있는 하얀 보리 가루를 밀웜과 귀뚜라미들이 엄청 먹어대는데 밀기울은 그런 것 없이 플레이크로만 가득했어요.
바로 계란판에 담아서 줘봤습니다. 아래 사진 왼쪽 한 칸이 이번에 산 밀기울이고, 중간과 오른쪽은 엿기름입니다. 엿기름도 여전히 잘 먹는데 밀기울도 아주 잘 먹었어요. 다음 날 보니 양이 얼마 없었던 밀기울 그릇은 깨끗이 비워져 있었습니다.
아래에 팀은 배추를 먹고 있네요. 귀뚜라미들을 키워보니 야채 중에서도 배추를 정말 잘 먹어요. 제가 된장에 찍어먹으려고 산 친환경 배추인데 얘들 주느라 아직 한입도 못 먹었습니다. 애호박도 엄청 잘 먹는답니다. 그 외에 육식 메뉴인 개사료와 귀뚜라미 사료도 주고 있어요. 그럼에도 가장 잘 먹는 건 탈피 중인 지들 동료지만요.
탈피하는 귀뚜라미가 보이면 잡아먹힐까봐 얼른 작은 통으로 옮겨서 몸이 단단해지면 다시 사육 케이스에 넣어줍니다. 너무 늦게 발견해서 살 가능성이 없어 보이면 밀웜에게 던져주곤 한답니다. 물론 저의 개입 없이 운 좋게 탈피에 성공해서 잘 살아가는 애들이 더 많아요. 제가 숨을 곳을 많이 만들어줬거든요. 이제 날개 단 성충들도 생겨났는데 번식을 한번 시켜볼까 생각 중입니다.
참고로 위의 애들은 한 달 반 전쯤 개미보다 작은 핀헤드였던 애들이에요. 성장이 아주 빠릅니다. 추우면 성장이 더디다던데 제가 추위를 많이 타서 집을 많이 따뜻하게 해두는 편이어서인지 대략 원래 속도대로 크네요. 비교를 위해 아래에 그 당시 포스팅을 링크합니다.
제가 키우는 애들이 전부 작은 유체들이어서 위의 크기의 귀뚜라미를 통째로 먹을 수 있는 애들이 없네요. 냉장고에 넣어서 기절시킨 뒤 가위로 손질해서 주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그냥 작은 귀뚜라미를 또 주문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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