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은 지네 사육자와 애호가를 위한 글입니다. 정말 관심 있는 분들만 봐주시고, 지네 사진이 많으니 주의해 주세요.
5월에 톨미 첫 포스팅 해놓고 9월에 두 번째 포스팅을 하네요. ㅎㅎ 미안하게도 늘 지네들 포스팅은 소홀히 하게 돼요. 제 블로그 절지동물 카테고리에서도 지네 포스팅 수가 가장 적구요.
다른 애들과 똑같이 매일 이름 불러주고 말도 걸어주면서 이뻐하긴 하는데 제가 모든 애들의 사육 일기를 일일이 다 적기가 힘드네요.
거기다 지네들은 다른 애들에 비해 사건이 많이 덜 일어나는 것도 있어요. 보기와는 달리 저희 집 절지들 중 손이 가장 덜 가기도 하고 속도 가장 덜 썩인답니다. 알고 보면 이뻐할 수밖에 없는 존재예요.^^
톨미 Tormi 지난 이야기 - 2020년 5월 19일 - 붉은머리 왕지네 입양했어요!
2020년 5월 20일
톨미가 새로운 식구가 된 지 하루가 지났어요. 처음에 왔을 때부터 잘려 있던 왼쪽 다리 하나가 너무 신경이 쓰여요.
알고 봤더니 이 정도는 성장기의 지네에게는 흔한 일이래요. 지네도 탈피를 하면서 자라는데 탈피할 때마다 조금씩 회복이 되기 때문에 문제가 아니라고 하네요. 다른 샵에도 보니 지네의 다리가 이런 걸로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공지해 두었더라구요.
다리가 잘리는 이유는 탈피하다가 잘못 되어서, 또는 동료랑 싸워서 등의 이유가 있을 수 있겠죠. 보통 지네는 서로 잡아 먹을 수 있어서 합사시키지 않지만 왕지네의 경우는 합사가 가능한 종이거든요.
참고로 지네나 타란툴라는 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평생 탈피를 한답니다. 사마귀나 귀뚜라미와는 달리 성체가 된 이후에 다쳐도 회복이 가능하다는 거죠.
왕지네의 성장 속도는 지네 치고는 보통이에요. 다 크는데 2-3년 정도가 걸려요. 수명은 5년 정도밖에 안 되는데 말이에요. (길게는 8년도 살 수 있답니다.)
아무튼 톨미처럼 다리 잘린 부위에 감염이 일어나지 않았고 건강한 상태라면 안심하고 이대로 키우면 되는 것 같아요.
5월 24일
톨미의 몸길이을 재어봤어요. 톨미는 사육통 안쪽에, 자는 바깥쪽에 있는 거랍니다. 톨미 앞에 있는 빨간 건 수박 조각이구요. 밤 늦게 자기 직전에 어둑한 곳에서 찍은 거라 사진 상태는 그리 좋지 않아요.
몸길이부터 얘기하자면, 터미널렉까지 하면 한 12cm 정도 되겠네요. 샵(벌러지닷컴)에서 준성체라고 하셨으니 아마 좀 더 커지겠죠? (보통 왕지네 성체의 길이는 15cm 정도예요.)
다리는 현재 터미널렉 합해서 20쌍이고, 없는 다리는 왼쪽 7번째예요.
수박은 지네 키우는 분들이 과일을 먹여야 한다고 해서 줘본 거랍니다. 그런데 분명 냄새를 맡았을 텐데도 가까이 가지 않더라구요. 좀 더 입쪽으로 옮겨주면 먹을 것도 같았는데 아직 새집에 적응도 안 된 상태에서 너무 스트레스 주기 싫어서 일단은 그대로 두고 자러 갔어요.
그 이후 아침에 보니 역시나 수박이 거의 사라지고 조금만 남았더라구요. 그래도 왠지 자주 먹일 마음은 들지 않아요. 육식인 지네에게 왜 확실한 근거도 없이 과일을 먹이냐는 의견도 보여서 말이죠.
저희 사마귀들도 보면 단걸 좋아해서 과일 즙이나 꿀은 가끔씩 먹이거든요. 줄 때마다 환장하고 먹는 걸 보면 수박을 덩어리 째로 줘도 분명 다 씹어 먹을 거예요. 그래도 혹시나 사마귀가 소화 못 시킬 조직이 과일에 있을까봐 건더기는 주지 않게 되더라구요. 지네에게도 가능하면 즙만 몇 방울 주는 정도로만 하고 싶네요.
야생에 사는 왕지네는 연한 채소나 과일 쓰레기 같은 게 있으면 먹기도 하니까 이 부분은 그냥 사육자 본인이 알아서 판단하면 될 것 같아요. 저도 아예 안 주지는 않을 거고 톨미가 쉬는 벽쪽에 즙을 한 방울 묻혀주거나 하는 식으로 과일에 있는 영양 공급 정도는 해줄 것 같아요. 망고, 수박, 복숭아 같은 달달한 다즙 과일에 한해서 말이에요.
얌전하게 또아리를 틀고 쉬는 톨미의 모습이에요. 몸도 더듬이도 돌돌 이쁘게 잘 말았네요.
더 얘기할 게 많아서 이번 글도 2편으로 나눠야겠어요. 여러 재밌는 gif랑 영상도 있는데 길어져서 다음 편에 올리도록 할게요.
이번 사육 일기는 여기까지예요. 그럼 전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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