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은 지네 사육자와 애호가를 위한 글입니다. 정말 관심 있는 분들만 봐주시고, 지네 사진이 많으니 주의해 주세요.
톨미 Tormi 지난 이야기 - 새집 적응기 1
5월 25일
낙엽 아래에서 쉬고 있는 톨미의 꼬리를 포착했어요. 역시 낮에 찍으면 색이 훨씬 이쁘게 나와요.
5월 27일
자기 직전에 톨미에게 밥을 먹였어요. 다 먹은 뒤엔 잠시 그루밍하다가 물을 꿀꺽꿀꺽~ 물을 마시는 걸 참 좋아해서 물 마시는 모습이 꽤 자주 눈에 띄어요.
이젠 그만 좀 쉬어도 될 것 같은데 또 그루밍을 해요. 특히 더듬이를 아주 꼼꼼하게 하는데 길이가 길다보니 한쪽 끝내는데만 해도 한참이 걸려요. 그래도 절대 대충하는 것 없이 양쪽을 번갈아가면서 몇 번이고 다듬어 준답니다.
위 사진에서 한참 지난 게 이 정도예요. ㅋㅋ 저러다가 끝까지 다 하면 더듬이를 한번 쫙 펴죠.
한자리에서 지겹도록 한 뒤 또 다른 자리로 옮겨서 다시 하고 있어요. 지네도 사마귀 못지 않게 몸단장에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이제 드디어 가만히 잠드네요. 물을 잔뜩 뿌려둔 곳에 자리를 잡았어요. 은신처 아래쪽은 곰팡이가 슬까봐 좀 건조하게 해둔 상태인데 그래서인지 밖에 잘 나와 있어요.
6월 1일
이번엔 톨미에게 갓 탈피한 밀웜을 줘봤어요. 말랑말랑해서 잘 먹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마치 처음 보는 먹이처럼 경계하면서 계속 거부했어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밀웜은 꺼내고 살짝 움직이는 상태인 귀뚜라미를 줘봤어요. 역시 익숙한 먹이라서인지 바로 알아차리고 공격하네요.
언제나 밥 잘 먹는 기특한 톨미~
그런데 귀뚜라미가 터지면서 흙이 마구 달라붙어 버렸어요. 톨미가 저 흙을 다 먹겠다는 생각에 애가 탔답니다. 지네는 몸이 긴 만큼 소화 기관도 길거든요. 장이 막혀서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소화가 안 되는 물질은 최대한 안 먹는 게 좋아요.
그런 이유로 사육통 안에 흙이 없는 공간도 만들어 두는데 지네를 매번 그쪽으로 유인해서 밥을 먹이는 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이제는 너무 유별나게 하지 않고 그냥 남들 키우는 거처럼 하고 있어요.
착한 우리 톨미, 힘들겠지만 흙은 좀 뱉어내가면서 먹어줘ㅠ
몸이 로봇처럼 어찌나 멋지게 생겼는지, 볼 때마다 흐뭇해진답니다. 이런 샷을 사육통 벽을 사이에 두고 찍어야 하는 게 아쉬워요. 투명한 벽이지만 아무래도 조금은 흐려지니까요.
그래도 한밤중에 거실 조명에 의지해서 찍은 것치고는 잘 나오는 편인 것 같아요. 어두운 거 좋아하는 애들이다 보니 조명을 따로 켜기는 미안해서 그냥 이렇게 찍고 있어요.
이번엔 다 먹은 뒤에 은신처 안으로 가서 그루밍을 하네요.
사육통 벽을 사이에 두고 은신처 안쪽에 있는 애를 이 정도로 찍어낸 삼성 갤럭시 노트 10+, 정말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ㅎㅎ 사진이나 영상은 아직까진 아이폰을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이 정도로 발전해준 게 정말 고맙게 느껴져요.
그래도 사실 이런 건 어쩌다 포커스가 맞은 거라서 얼른 찍어야만 한답니다. 잠시 머뭇거리다 보면 포커스가 풀리고 말아요.
은신처는 미리 사둔 코코넛 은신처도 있고 플라스틱 동굴 형태 은신처도 있는데 크기가 너무 커서 사용을 못하고 있어요. 톨미가 쓰는 사육통 자체가 꽤 큰 거여서 들어가긴 하는데 문제는 톨미가 은신처 지붕을 딛고 밖으로 나올지도 모른다는 거예요.
지금 쓰는 저 계란판 뚜껑 은신처는 허접하긴 해도 높이가 낮아서 톨미가 위에 올라서도 나올 수 없거든요. (지네는 터미널렉을 세워서 설 수 있어요. 물론 벽이 몸을 받쳐줘야 하지만요.) 거기다가 바람이 잘 통해서 곰팡이가 생길 염려도 없어요. 보기엔 좀 그래도 정말 괜찮은 은신처 같아요.
아래는 이번에 올린 톨미의 새집 적응기 1, 2편에 나온 얘기들을 영상으로 담아본 거예요. 피딩 장면 등 이 포스팅에 없는 부분도 꽤 들어있답니다. 반대로 티스토리 포스팅에는 영상에 안 나온 얘기들이 많이 들어있죠.
앞으로 톨미랑 실이 얘기도 더 자주 올릴 수 있도록 분발해 봐야겠네요.
이번 사육 일기는 여기까지예요. 그럼 전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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