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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지동물/사마귀

넓적배사마귀 성충 효미 사육 일기 20200924-28 아까운 더듬이

by 라소리Rassori 2020.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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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사마귀 사육자와 애호가를 위한 글입니다. 정말 관심 있는 분들만 봐주시고, 곤충 사진이 많으니 주의해 주세요.

 

효미 지난 이야기 - 쓰담쓰담

 



9월 24일


넓적배사마귀 효미가 먹이를 노려보고 있어요. 제가 냉장고에 넣어서 기절시켜둔 녀석이죠.

 

이렇게 먹이를 쉽게 잡을 수 있게 해 주는 이유는 이게 저나 효미 모두에게 편한 일이기 때문이에요. 귀뚜라미 입장에서도 의식이 없는 편이 나을 테고요.

 


사마귀는 주로 움직임이 있는 먹이에만 반응하지만 효미는 이제 먹이가 안 움직여도 자기 밥인 줄 알아요. 보자마자 날렵하게 주워서는 냠냠 맛있게 먹고 있어요.
잠이 정말 많아졌는데 그래도 밥은 여전히 잘 먹어서 다행이에요.

 

 


9월 25일


깜찍한 낫 그루밍 ㅎㅎ

 


낫에 묻은 먹이 찌꺼기는 조금도 남김없이 꼼꼼하게 청소해요. 저는 제 팔꿈치에 혀가 안 닿는데 효미는 팔 전체에 혀가 안 닿는 곳이 없답니다.

 

 

이렇게 보니 역시 넓사는 낫이 정말 크네요.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저 큰 낫으로 제 손가락을 콱 잡고 이빨로 물어뜯었는데 그 이후로는 절대로 그러지 않아요. 어제는 실수로 제가 또 효미 앞에서 손가락을 까딱였는데도 낫으로 살짝 잡아 보다가 다시 놓아주더라구요.

 

얘가 하는 걸 보면 저 작은 머리통 속에 정말 뇌가 있긴 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저만 보면 열심히 다가오고, 쓰담쓰담이랑 뽀뽀도 좋아하고, 볼수록 신기한 녀석이에요.

 

쥐미를 키울 땐 앞으로는 왕사마귀만 키워야지 했는데 지금은 넓적배사마귀에 푹 빠져 있네요ㅎㅎ 사실 둘 다 너무 이쁜 존재들이에요. 손이 많이 가는 것만 아니면 왕사, 넓사 둘 다 늘 곁에 두고 싶어요.

 


9월 27일


효미의 동글동글 뒤통수. 그런데 위태로워 보이던 오른쪽 더듬이 위쪽이 기어이 더 짧아져 버렸네요. 

 


창문에 비치는 저를 경계하는 귀여운 모습. 하지만 전 더듬이가 잘린 게 불쌍해서 이 귀여운 모습을 웃으며 즐길 수만은 없었어요.

 


몸 좀 아껴, 이 녀석아!

 

뀨?

 


9월 28일


아침이 되었어요. 아래 상태로 12시간 정도 있은 거예요. 이제 깨워서 물이랑 밥을 먹여야 하는 거죠.

 

제가 12시간을 자는 건 아니고 항상 효미 먼저 재우고, 아침에도 저 먼저 깬 뒤 효미는 조금 나중에 깨워요. 효미가 먼저 일어나 있을 때도 물론 있어요.

 


물 마신 뒤 맛있게 밥을 먹고,

 


다 먹은 뒤엔 입을 찍찍 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고기나 옥수수 같은 거 먹은 뒤 입 찍찍거리는 것처럼요. 사람들이 그러면 솔직히 너무 싫은데 곤충은 경우가 다르네요. 전 이 모습이 그렇게 웃기고 귀엽더라구요😂

 


햇빛이 들어와서 효미의 그림자를 찍어보려 했어요. 멋있게 찍어주고 싶었는데 생각처럼은 안 되었어요.

 

내 새끼손가락 만한 쪼꼬미


저녁에 자기 전에도 물을 먹여야 해서 자고 있는 애 깨우는 중이에요. 잠에 취해서 정신 못 차릴 땐 가끔 이렇게 루바망에 얼굴을 붙이기도 해요.

 


깍꿍 ㅎㅎ

 


절 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까만 부분은 실제 눈동자가 아니고 착시현상이에요. 실제로 어디를 보고 있는 건지는 알 수 없답니다. 아 너무 졸려 하면서 아무것도 안 보고 있는 상태일 수도 있어요.


이제 효미의 9월 얘기는 모두 따라잡았어요! 절지 애들 얘기 제때제때 기록 남기고 싶은데 늘 마음만 가득이네요. 그럼 이번 사육 일기는 여기까지 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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