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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지동물/사마귀

항라사마귀 약충 믜미 20210508-17 밥 잘 먹는 하얀 녀석

by 라소리Rassori 2021.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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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사마귀 사육자와 애호가를 위한 글입니다. 정말 관심 있는 분들만 봐주시고, 곤충 사진이 많으니 주의해 주세요.

 

믜미 지난 이야기 - 춘갈농장에서 항라사마귀 약충 믜미를 입양했어요!

 



2021년 5월 8일


항라사마귀 믜미가 패밀리가 된지 하루가 지났어요. 왕사마귀 쥐미나 넓적배사마귀 효미와는 종이 달라서인지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면서, 또 같은 사마귀이다보니 익숙한 느낌도 많이 들어요.

 

키우는 입장에서의 긴장감은 첫째인 쥐미 때와 비교하면 거의 사라진 것 같아요. 쥐미 때는 혹시라도 다치게 할까봐 걱정이 참 많았는데 지금은 스스로 놀라울 정도로 사마귀라는 존재가 자연스럽게 느껴져요. 그냥 방안에 흐르는 공기 같을 정도네요.

 


5월 9일


피딩은 하루 한 번씩만 하고 있어요. 양은 배가 너무 불룩해지지 않을 정도로 조절하고 있구요. 쥐미랑 효미 때는 성충 되기 전까지 하루 두 번 소량 피딩을 했는데 믜미를 키우면서 보니까 한 번이면 충분한 것 같네요.

 

일광욕은 매일 시켜주고 있어요. 요즘은 여름이어서 사육장 안이 너무 뜨거워질까봐 신경 쓰고 있는데 이때는 날씨가 무덥지 않아서 괜찮았어요.

 


5월 10일


이 당시엔 극소 밀웜이나 핀헤드가 없어서 밥은 일일이 잘라서 줘야 했어요. 평소에 갓 탈피한 귀뚜라미나 독일바퀴가 보이면 얼른 냉동실에 넣기 때문에 먹이를 준비하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그냥 하나 꺼내서 녹인 뒤 잘라서 주면 되었죠. (내장이 있기 때문에 얼린다 해도 너무 오래 보관하는 건 좋지 않아요.)

 

 

자른 먹이는 가느다란 막대기 같은 것에 붙여서 믜미 입 근처에 갖다 대면 자기가 알아서 먹어요. 자른 곤충은 자체 즙이 있기 때문에 막대기에 잘 붙는데 잘 안 붙을 때는 물을 살짝 묻혀서 붙이면 된답니다. 자르는 도구는 예전에 말했듯 눈썹 가위가 최고예요.

 

 

5월 13일


쥐미가 애기였을 때 나무젓가락에서 탈피를 한 적이 한 번 있어서 믜미 사육장에도 하나 넣어줬어요. 그런데 믜미는 나무젓가락을 잘 이용하지 않네요. 역시 사마귀마다 성격도 취향도 각각인 것 같아요.

 

 

믜미의 띠용~ 표정ㅎㅎ 실제로 띄용 하는 건 아니겠지만 볼 때마다 너무 귀여운 모습이에요.

 

 

믜미 밥 먹는 장면은 유튜브에 올려두었어요. 운 좋게 믜미 리듬체조 연습하는 것도 찍었답니다.

 

 

5월 14일


효미가 그랬듯 믜미 역시 껍질이 투명해서 음식을 삼키면 얼굴이랑 등에 다 비쳐요. 이것도 효미 때는 너무 신기해서 매일매일 눈 빠지게 들여다 봤는데 믜미 때는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네요ㅎ 그렇다고 해서 믜미를 효미보다 덜 아끼거나 하는 건 결코 아니지만요.

 

 

5월 16일


이날따라 유난히 빵빵해 보이는 믜미의 배. 탈피가 임박했나 봐요. 여러 번 키워보니 밥배인지 탈피배인지 구분이 가네요. 이 정도면 지금 당장 탈피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예요.

 

 

5월 17일

 

그런데 탈피를 앞둔 애 치고는 밥을 너무 잘 먹어요. 효미도 쪼꼬미 시절 땐 탈피에 거의 상관없이 밥을 먹었는데 믜미도 그럴 것인지 지켜봐야겠네요.

 

 

참고로 위 gif에서 믜미가 먹고 있는 건 갓 탈피한 독일바퀴의 머리예요. 얼린 뒤 잘라서 준 것이죠.

 

독일바퀴들 올망졸망 정말 귀여운데 냉동실에 넣을 때마다 맴찢이네요. 머리 동글동글 귀여운 귀뚜라미들도 마찬가지구요. 살고 싶어 하는 애들을 냉동실에 넣는 건 정말 잔인한 일이에요.

 

그런데 사실 그보다 더 잔인한 일들도 하고 있죠. 바로 고기를 먹는 거예요. 올해 들어 교촌레드윙에 제대로 꽂혀서 오늘도 또 먹었는데, 그 탓에 귀여운 닭이 죽었을 거예요. 개인적으로 벌레 죽이는 거보다 이게 훨씬 잔인한 일이 아닌가 싶어요. 먹을 때마다 행복하면서도 늘 마음이 불편해요. 근데 어쩔 수 없네요. 치킨은 맛있으니까요ㅠ

 

고기 먹는 게 괴로워서 채식을 1년 반 한 적이 있는데 또 해야 하나ㅎ 배부른 소린지 몰라도 사람으로 사는 것도 참 쉽지 않네요. 그럼 이번 얘기는 여기까지 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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