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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지동물/타란툴라

바히아 스칼렛 버드이터 버디 20201129-20210305 탈피!

by 라소리Rassori 2021.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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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타란툴라 사육자와 애호가를 위한 글입니다. 정말 관심 있는 분들만 봐주시고, 거미 사진이 많으니 주의해 주세요.

버디 지난 이야기 - 귀여운 밤톨 엉덩이



2020년 11월 29일


이번 얘기는 땅에 박힌 버디 사진으로 시작할게요. 분명 평소처럼 흙 위에 가만히 있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 이렇게 땅속에 있더라구요.

 

이거 찍은 뒤 잠시 저희 지네 실이를 보다가 다시 보니까 다른 곳에 꽂혀 있었어요. 거의 순간 이동한 속도... 워낙 힘이 센 녀석이어서인지 땅굴 파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예요. 

 

타란툴라들은 탈피가 가까워지면 종종 이렇게 안 하던 행동들을 한답니다.

 

평소에 거의 항상 밖에 나와 있는 그린보틀블루 리니는 탈피가 가까워지면 숨어지내기도 하고 거미줄도 많이 쳐요. 카엥 크라찬 카엥이는 원래는 열심히 숨는데 탈피기 때는 오히려 자꾸만 밖으로 나와 있는 경우가 많구요. 물 마시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하고 거미줄도 엄청 많이 치죠.

 

오렌지 바분 렌지는... 그냥 밥 안 먹는 게 다인 것 같아요. 거미줄은 많이 칠 때도 있고 큰 변화 없을 때도 있네요. 어쨌든 탈피가 가까워지면 넷 다 "앗 얘 뭔가 평소랑 달라"라는 부분을 확실히 보여준답니다.

(넘 귀욥♡ㅠ)

 

12월 13일

 

탈피가 다가오면서 밥을 거부하기 시작하면 가끔 자기 전에 흙 위에다 밥을 놓아둬요. 평소보단 훨씬 적은 양으로요.

 

그러면 아침에 일어나서 보면 어떨 땐 먹고 없고 어떨 땐 그대로 있곤 하죠. 먹은 경우는 먹었다고 일일이 메모를 해두는데 지금 확인해 보니 12월 4일에 먹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네요.

 

아래는 먹이를 바닥에 뒀는데 안 먹은 날의 사진이에요. 독일바퀴의 배 부분인데 손으로 몇 번 건드려보더니 결국 못 먹더라구요. 

 

 

9일째 밥을 못 먹었는데도 배가 빵빵해요. 이런 모습은 탈피가 임박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 중 하나죠.

 

 

12월 15일

이틀 후 드디어 탈피ㅎㅎ 오른쪽 구석에 보면 아무렇게나 벗어둔 탈피껍질이 보여요.

 

탈피한지 얼마 안 되어서 색도 연하고 배도 홀쭉하네요. 다리가 쭉쭉 길어지긴 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작은 크기예요.

 

탈피 껍질을 은신처 밖에다 벗어놔서 쉽게 꺼낼 수 있었어요.

 

흙에 물을 뿌리면서 보니 탈피한 자리에 거미줄이 쬐끔 쳐져 있었어요. 바히아 스칼렛 버드이터는 거미줄을 잘 안 치는 종인데 그래도 탈피 침대(?)는 만드네요. 여러 겹 빽빽한 거미줄을 넓게 만드는 다른 애들이랑 비교하면 정말 적은 양이에요.

 

 

버디는 흙에 물 뿌릴 때마다 밥인 줄 알고 물을 막 따라다녀요. 이날은 탈피 직후여서 밥 먹으면 안 되는데도 그 행동엔 변함이 없었답니다.

 

버디의 탈피껍질을 리니 거(왼쪽)랑 렌지 거(오른쪽)랑 비교해 봤어요. 리니도 작은데 버디는 훨씬 더 작네요. 하지만 언젠간 버디가 저희 집 타란 중에서 제일 큰 녀석이 되겠죠.

 

일단 현재 시점(2021년 12월)엔 렌지가 가장 크답니다. 버디가 대형종인데 생각보다는 성장 속도가 느린 것 같아요.


12월 18일

탈피 후 3일이 지나서 극소 밀웜을 먹였어요. 갓 탈피해서 말랑말랑한 걸로요.


입에 물고 있는데 너무 작아서 안 보이네요.

 

 

12월 19일

 

너무 적게 먹인 것 같아서 다음 날 독일바퀴를 한 마리 더 먹였어요. 큰 타란툴라는 탈피 후 1-2주 기다린 뒤 피딩해야 하지만 작은 유체들은 3일 정도 후에 말랑한 먹이 피딩하는 정도는 괜찮더라구요. 


12월 24일

이번엔 탈피한지 몇 시간 지난 밀웜 피딩~ 이제 몸이 덜 말랐을까봐 걱정할 시기는 지났어요. 다음 탈피기가 올 때까지 걱정 없이 먹이면 된답니다.


12월 28일

이날은 갓 탈피한 귀뚜라미 다리 피딩~ 왼쪽에 귀뚜라미 발이 보이네요. 버디 배는 아직 좀 홀쭉한데 몸 색깔은 이제 많이 어두워졌어요. 


2021년 1월 4일

 

드디어 2021년! 발랄하게 먹이를 받아먹는 버디씨~

 

 

1월 10일

이날은 먹이를 물고 은신처로 우다다 뛰어들어갔어요.

 

 

문으로 사용했던 하얀 플라스틱은 치웠어요. 버디는 문 같은 거 필요없는 녀석이라는 걸 깨달았거든요ㅎ 은신처엔 밥 먹을 때나 들어가고(누가 뺏어먹을까봐?) 평소엔 항상 밖에 나와 있어요.

 


1월 13일

가만히 쉬고 있는 버디 정면 촬영 성공!

 

반짝반짝 귀여운 눈ㅠㅜㅜ 타란들은 독니가 좀 카리스마 넘쳐서 그렇지 얼굴 생김새는 다들 순둥순둥한 것 같아요.


1월 17일

 

팔짝 뛰어서 먹이 물고 은신처 안으로 뛰어들어가는 버디ㅎㅎ 귀뚜라미나 독일바퀴는 더듬이가 있어서 더듬이를 잡고 흔들어주면 잘 가져가요.

 

 

2월 12일

 

위 장면 촬영 이후 1월 24일이랑 2월 2일에 밥을 먹인 뒤... 이날은 먹이를 그냥 바닥에 두고 나중에 먹은 것을 확인했어요. 평소에 비해 먹이 반응이 시큰둥해진걸 보니 또 탈피기가 다가오고 있나 봐요. 

 


3월 5일


2월 24일에 같은 방법으로 밥을 먹인 뒤 3월로 넘어왔어요. 곧 탈피할 것 같을 땐 소량만 줘보고 안 먹으면 치우는데 이날은 먹더라구요. 메뉴는 쬐끄만 새끼 독일바퀴였답니다.

 

배가 완전 탈피배네요. 먹은 것도 별로 없는데 저렇게 참외 형태로 배가 빵빵해지면 여지없이 곧 탈피를 하더라구요.

 

저 상태로 꽤 오랜 시간이 흐를 때도 있는데 그럴 땐 정말 안쓰럽답니다. 한 달 정도 밥 안 먹는 일도 흔히 벌어지거든요. 물조차도 입에 안 대는 경우도 있어요.

 

이렇게 소중히 보호받는 타란툴라들의 삶도 실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사실~ 그럼 이번 얘기는 여기까지 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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