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와 귀뚜라미가 밥 먹는 사진이 있습니다. 곤충 싫어하는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폰 떨어트려도 책임 안 집니다.😙
2020년 2월 23일
이사 온 뒤 짐을 정리하면서 청소를 이어가던 날이었어요. 계속하다 보니 버릴 쓰레기들이 마구 쌓이더군요. 당장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급해졌어요. 나가기 귀찮아서 한숨을 쉬다가 할 수 없이 옷을 챙겨 입고 나갔죠.
종량제 봉투는 편의점에도 팔겠지만 송도의 지인이 스쳐가듯 언급했던 송도마트가 떠올랐어요. 이름부터가 송도마트라니. 왠지 이 송도 신도시를 대표하는 듯한 이름에 기왕 갈거라면 편의점보다는 그쪽을 가보고 싶었어요. 송도엔 멋진 건물이 많던데 마트도 뭔가 미래적인 디자인의 깔끔한 건물일 것 같아서 기대가 되었어요.
다행히 가까워서 금방 도착하긴 했어요. 그런데 오우~ 이 구수한 비주얼은 뭐죠?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네요! 뭐 이런 수수한 분위기도 좋아합니다! 나쁘지 않아요!
즐겁게 둘러보도록 할게요.😁
두리번두리번 시간입니다. 이날은 쓰레기봉투 말고는 딱히 사야하는 건 없었어요.
겉으로 봤을 땐 몰랐는데 규모가 꽤 크군요. 엄청 큰 지하 매장도 있어요.
풀무원 "아빠가 만들어도 맛있는 우동" 재밌네요. 먹어보고 싶어져요. (아래 사진)
보노VONO 컵스프도 종류별로 있네요. 원래는 2,950원인데 2,480원으로 세일하고 있었어요. 지금은 이 시국이라 못 사먹고 있지만 예전에 보노 컵스프 중 콘스프에 환장했던 시기가 있었답니다. 너무 맛있어서 미국 가족에게 보내주기도 했어요.
다시 1층으로 올라왔는데 12,800원짜리 연어회에 자꾸만 눈길이 갑니다. 사마귀가 생고기나 회를 먹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고기는 질긴 조직이 섞여 있으면 소화를 못 시켜서 안 좋다는데 그나마 생선은 낫지 않을까 싶어서 예전부터 계속 한번 시도해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회를 잘 못 먹는다는 거예요. 식감이 징그러워서 모임 같은 데서나 어쩔 수 없이 조금씩 먹는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이걸 사 봐야 할지... 쥐미에게 줘봤자 쌀알 정도일 텐데 귀뚜라미한테도 조금 준다 해도 나머지는 다 제가 먹어야 한다는 거잖아요. 연어초밥을 사려니 너무 얇은 연어에 이것저것 많이 묻어 있어서 별로일 것 같고...
고민하다가 결국 그냥 한번 사 보기로 했어요. 쥐미가 그리 오래 살 것도 아닌데 살아있는 동안 이것저것 먹여 주고 싶었어요. (이거 지금 신파 분위기 전혀 아닙니다!😂 그냥 사실이 그렇다는 거예요.)
제가 물건을 보고 있는 동안 어느새 사람들이 엄청나게 들어차서 계산대에서 꽤 오래 줄을 섰어요. 기나긴 기다림 끝에 쓰레기 봉투와 함께 연어회를 사들고 집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마트에서 줄 서본 거 오랜만이었네요. 롯데마트 같은 데서 쓰레기 봉투를 온라인으로 살 수 있는 동네도 있다던데 저희 동네는 아직 안 되는 것 같아요.
참고로 인천 연수구 쓰레기 종량제 봉투는 이렇게 생겼어요. 각 20개짜리 두 묶음 합해서 9,800원이었습니다.
대전 서구는 연두색이었는데 여기는 하얀색이에요. 음식물 쓰레기 봉투는 이쁜 핑크색이네요.
점원분이 몇 리터짜리를 원하는지 묻는데 워낙 사본지가 오래 돼서 대충 음쓰는 3리터, 일반은 10리터로 샀어요. 사고 보니 둘 다 한 단계씩 더 작은 걸 샀어야 했더라구요. 혼자 살아서 그런지 가득 채워지는데 두 비닐 모두 한 달 걸렸습니다. 그마저도 꽉꽉 채우지는 못했네요. 대전에서 쓰레기봉투를 쓰면서 용량을 유심히 봐두지 않았던 결과입니다. 2리터, 5리터로 다시 사러 가야겠어요.
이제 쥐미를 위해 구입한 연어회를 오픈합니다. 쫘악~
옆에 초장을 살짝 짰어요.
나 진짜 회 안 좋아하는데...
읍읍...ㅠ
다행히 신선도는 높은지 비린맛은 나지 않았어요. 그래도 역시 회는 어렵습니다.
다음은 간장에 찍어먹어 봤어요. 오, 요건 초장이랑 먹는 것보다는 조금 낫네요. 그래도 식감이 징그러운 건 변함없었어요.
이제 귀뚜라미 사육통에 몇 조각 넣어볼게요.
다들 절 보고 숨었는데 한놈이 용감하게 달려들었습니다. 날개싹이 빵빵한 게 곧 탈피를 할 것 같은 녀석이네요. 탈피기엔 입맛이 없어야 정상인데 별일입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금세 딴 데로 가버렸어요. 아마 목이 말라서 수분만 빨아 먹었나봐요. 탈피기가 아닌 다른 녀석들도 아무도 먹지 않았어요. 언제나 참 이해하기 힘든 귀뚜라미의 입맛입니다.
다음은 연어회의 주인공인 쥐미가 먹을 차례예요. 애가 크기가 워낙 작아서 연어회도 아주 조그맣게 잘라줬습니다.
다행히 먹긴 먹는데 파리나 귀뚜라미를 먹을 때처럼 신나게 먹진 않았어요. 버릴지 말지 고민하면서 천천히 먹는 느낌이었네요. 너무 맛있게 먹었다면 또 사줘야 했을 테니 오히려 다행이라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아래는 쥐미의 먹방이 마무리되는 부분의 동영상이에요. 비디오든 사진이든 저렇게 배경 또는 바닥에 망이 있으면 초점이 잘 안 맞거든요. 그래서 겨우겨우 두어 장면 건졌는데 그중 하나 올립니다.
쥐미 입 양쪽에 와이퍼 같은 게 있는데 이게 참 신기하고 웃겨요. 얼굴에 물이 튀거나 하면 저걸로 다 털어낸답니다. 턱 아래쪽에도 짧은 더듬이 같은 게 두 개 있구요. 잘 보면 입 안쪽이 빨갛게 보이는 부위가 있는데 그게 실제 먹이를 씹는데(자르는데) 쓰이는 칼날 같은 조직이에요. 겁을 먹거나 화가 나면 호랑이가 이를 드러내듯 저 칼날을 양쪽으로 쫙 벌리기도 한답니다.
영상 마지막에 쥐미가 저를 딱 쳐다보는 순간 제가 웃어버려서... 제 웃음소리가 나오니 주의하고 보세요.ㅋㅋ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