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담/블로그 수다

[잡담] 블로그 토크 - 내 블로그, 이대로 괜찮은 걸까 2

by 라소리Rassori 2020. 7. 6.
320x100

2편을 쓰기로 해놓고 이제야 올립니다. 5월 말쯤 리뷰 하나를 쓰다가 마무리 직전에 날린 일이 있었어요. 그 이후 제 안에 악마가 튀어나오면서(본성ㅋ) 생각이 정리되는데 시간이 좀 걸려버렸네요. 예전에 글을 몇 번 날린 뒤 그 후로는 열심히 ctrl+A & ctrl+C도 하고 비공개 발행도 계속 눌러가며 했는데 그날따라 그러지 않았어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그런 일이 생기니 머릿속에 많은 일이 일어나더군요. 분노보다는 "난 왜 블로그를 하고 있지?"라는 의문이 들면서 머리가 너무 복잡해졌어요.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꼭 이걸로 돈을 벌어야 하는 것도 아닌데 대체 왜? 난 블로그를 하기 전이 더 홀가분하고 행복했던 게 아닐까?"

곰곰이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았어요. 더 이상 글을 쓸 의욕도 없고 그냥 암담하더군요. 답이 나오지 않는 만큼 어떻게든 쓰긴 했지만요.

그러던 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정리가 되었어요. 어떻게 정리되었는지는 마지막에 얘기하도록 할게요. 일단 저번에 쓰던 글부터 마무리 짓고요.


잠시 중요한 부분부터 되짚자면, 이 글은 "자신의 개인적인 얘기의 비중이 큰 블로그 중 성공적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각종 정보를 위주로 포스팅하는 수익형 블로그나 블로그의 성공과 관계없이 그냥 잔잔하게 블로그를 운영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정답을 내주는 글은 아니고 그냥 함께 생각해보는 글입니다. 

이제 저번에 적은 1편과 연결되는 얘기로 시작할게요. 그때 중요 포인트 3까지 했으니까 이번엔...

 



중요 포인트 4!


포스팅 수가 많다고 해서, 또는 블로그를 오래 했다고 해서 다 잘 되는 게 아니다!

저는 블로그를 한지 한 4개월쯤 지났을 때쯤 처음으로 이 사실을 깨달았어요. 솔직히 좀 충격이었죠. 제가 처음에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는 "무조건 글만 많으면(500개 이상)", 또는 "무조건 오래 하기만 하면(3년 이상)" 다 잘 되는 줄 알았거든요. 그 잘 된다는 기준부터도 모호했어요. 일단 그 정도 하면 한 달에 백만 원 정도 벌기 시작하면서 그 이후 서서히 늘어나는 줄 알았어요. 그냥 꾸준히 열심히만 하면 되는 거라 생각했죠. 그게 어느 정도 보장이 되어있는 줄 알았기 때문에 겁도 없이 뛰어들 수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그 부분에서 고민이 깊어졌어요. 그런 와중에 단호히 블로그를 인생에서 딱 잘라버리는 분들이 눈에 띄었어요. 바빠서 블로그와 자연스레 멀어지는 분들 말고 이건 정말 아니다 싶어서 깊은 고민 끝에 그만두는 분들 말이에요.

제가 블로그 생초보였을 때는 그런 분들을 보면 그저 안타깝기만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그분들은 어쩌면 아주 현명한 선택을 한 건지도 몰라요.

블로그라는 것은 시간을 비롯해서 인생의 많은 부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죠. 아무 생각 없이 하다간 오히려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어요. 인생을 허비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어떤 것보다도 자신의 블로그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게 중요할 것입니다. 그만두거나 더 연구해서 발전하거나 둘 중 하나인 거죠.

정말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한번 보세요. 남들이 들어와서 보고 흥미를 느낄지 아닐지, 오, 여기 괜찮네 하며 다시 올 것인지, 이대로 쭉 하면 수익이 팡팡 들어오게 될 것인지, 지금 상태에서 얼마나 더 올라갈 수 있을지 등을 말이에요.

그냥 그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아예 안 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을 거예요. 고민을 하는 만큼 블로그 퀄리티는 조금씩 나아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중요 포인트 5!
 

내 블로그는 대중성이 있을까?

일단 저로 예를 들자면, 저는 객관적인 정보보다는 본인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중요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어요. 저처럼 일상 얘기를 많이 하고 있는 블로거들은 자신의 컨텐츠가 대중성이 있는지를 꼭 생각해 봐야 해요. 소설, 에세이, 웹툰, 사진 등의 창작물을 하시는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잔잔하게 운영하고 싶은 경우 말고, 욕심이 좀 있다면 말이에요.

이런 블로그의 경우엔 대중이 다시 찾아오게 만들어야 해요. 그만큼 매력이 있어야 해요. 혼자만의 난해한 세계를 펼치고 있다면 그것을 좋아하는 소수의 매니아만 생기는 게 다입니다. 그걸로 만족한다면 몰라도 그게 아니라면 대중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세요.

그런데 아쉽게도 이건 연구를 한다고 되는 건 아니에요. 좀 타고 나야 해요. 저절로 되어져야 해요. 유튜버들만 봐도 대중의 인기를 끄는 사람들은 성격부터가 타고난 경우가 많죠. 이런 분들 보면 구독자들의 눈높이도 기가 막히게 잘 맞춰줘요. 혼자만의 세계에서 노는 것 같은 사람들도 실은 대중과 함께 놀고 있어요. 자연스럽게 되어지는 거죠.

반면 타고 나지 않은 사람들이 대중의 마음을 잡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특히 너드/덕후 기질이 짙은 사람들은 그쪽으로 더욱 약해요. 저 포함해서 말이에요. 이런 사람들은 남들 눈높이도 잘 못 맞추고 옆에서 조언을 해줘도 자기 생각대로만 해요. 물론 블로거로서 자기만의 소신은 있어야 하지만 그게 너무 강하면 마이너스가 돼요. 어느 정도는 귀를 열어야 합니다.

오래전에 접은 저의 여행 블로그를 예로 들어볼게요. 제 경우 아예 대중은 생각하지 않고 저의 흥미만을 위주로 글을 작성했어요. 주위 사람들이 보고는 이건 여행 포스팅이 아니라 논문이라고 하더군요. 관련 학문을 하는 사람들만 보겠다면서 말이죠.

그런 말을 듣고도 도저히 변화를 줄 수가 없었어요. 꼼꼼하게 모두 담아야만 하는 성격이라서 그런 거죠. 짧고, 간단하고, 재밌게 해야 한다는 걸 머리로는 아는데 죽어도 못하겠는 거예요. 결국 때려치게 되었어요.

대중을 노려가면서 뭔가를 하는 건 그만큼 쉬운 일이 아니에요. TV 드라마만 봐도 그래요. 수많은 전문가들이 피땀 흘려 기획한 작품들도 시청률이 바닥을 치는 경우가 많죠. 사업도 마찬가지고요. 대중의 마음을 잡기 위해 분명 엄청난 고민을 했을 텐데도 처참한 결과가 여기저기서 드물지 않게 일어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일단은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 합니다. 우리는 다행히 TV 드라마나 사업 같은 부담이 큰 걸 하고 있는 게 아니에요. 이것저것 마구 시도해볼 수 있는 판이 펼쳐져 있죠. 어느 정도의 센스와 뻔뻔함만 있으면 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블로그 주제도 없이 막 해도 된다는 소리는 아니에요. 그건 필수예요. 가장 가능성이 보이는 블로그 메인 주제를 하나 잡아둔 뒤, 그 외에 여러가지를 시도해보는 거죠. 얻어걸리는 게 있을지 모르니까요. 전 솔직히 대중이 좋아하는 걸 잘 못하기 때문에 얻어걸리는 걸 노리고 있어요. 


여기서 제 요점은 그거예요. "다양한 시도를 해보되, 그냥 마구 하는 것보다는 대중의 심리를 생각하면서 하자. 내 블로그가 하나의 잡지라면 무엇이 메인인 잡지인가, 과연 진심으로 흥미를 갖고 그것을 구독해 줄 사람은 몇이나 될 것인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이 블로그라는 것에 대해 몇 가지는 확실히 알 것 같아요.

1. 대중성+창의성+전문성+재미를 갖춘 컨텐츠를 꾸준히 하는 것이야말로 대박 블로그로 가는 길.

2. 꾸준히는 둘째치고 그런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

3. 그래도 1번이 가능하다면 수익형 블로그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을 것. 성장은 그보다 느리더라도.

 


 


휴! 두 포스팅에 걸쳐 이렇게 다섯 가지를 적어보았습니다.

블로그 하면서 참 이런저런 고민들이 많죠. 저는 이제 블로그를 한지 8개월이 되었는데 그래도 아직 생각이 많이 왔다갔다 해요.

그나마 블로그 주제에 대해서는 큰 부분은 정리가 되었어요. 확실히 미는 주제가 최소한 하나(절지동물 사육 일기)는 있으니 그걸로 일단 조금은 안심하기로 했어요. 절지동물을 키우는 일이 미래에 내 뜻대로 잘 안 되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는데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려고 해요.

여전히 정리가 안 되는 부분은 블로그 방향이에요. 이대로 밀고 나가도 괜찮은 걸까, 기왕 시작한 거 3년쯤 후엔 하루 방문자수 5천명은 되어야 하지 않나, 그 정도도 안 될 거면 난 이걸 왜 하고 있나, 라는 생각을 하는 한편 그냥 스트레스 없이 설렁설렁 즐기면서 하자, 인생 별거 있나, 라는 완전 반대되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1일 1포스팅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고 편하게 하는 분들을 보면서 저도 그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돼요.

블로그를 하는 건 장점만큼 단점도 큰 것 같아요. 블로그에 얽매이다 보니 어느샌가 족쇄를 차버린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평생 이렇게 살게 되는 걸까 두려워질 때도 있어요.

그래도 일단은 계속 해보기로 했어요. 블로그에 대해 정리가 안 되는 부분은 차차 생각하기로 하고 일단은 "기록"을 남기는 데 집중하기로 했어요. 의외로 그 부분에서 제 인생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찾게 되었거든요.


많은 분들이 그렇듯 저 역시 인생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갖고 있어요. 나는 왜 살고 있는 걸까, 대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 걸까, 내가 하는 일들의 의미가 뭘까? 등등...

그런데 어느날 문득 그 질문들에 대해 "기록을 남기기 위해" 라는 답이 나오더군요. "현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내가 경험한 것들에 대한 기록을 남긴다." 생각해 보니 그건 좀 사는 의미가 있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일단 기록을 남겨보기로 했습니다. 티스토리와 유튜브라는 가상 공간을 이용해서요. 가상이라도 공짜로 공간을 쓰게 해주니 참 고마운 일이에요. 서버가 날아가는 일이 생기면 다 끝장이겠지만... 일단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 믿고 그걸 최대한으로 이용해보려고 해요. 최대한 백업을 해가면서 말이에요.

블로그 얘기에서 인생 얘기로 가버렸네요. 블로그를 떠나서 어찌됐든 인생이 행복해야겠죠. 좋은 인생을 위해 모두 화이팅!입니다. 이만 글 마칠게요. 😉

pixabay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