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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지동물/타란툴라

타란툴라 킬로브라키스 카엥 크라찬 유체 카엥이 사육일기 - 은신처 만들기 1

by 라소리Rassori 2020.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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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타란툴라 사육자와 애호가를 위한 것입니다. 거미와 곤충 사진 주의해 주세요.



카엥이 지난 이야기 - 쓰레기 버릴 줄 아는 녀석

거의 한 달만의 카엥이 얘기네요. 얼른 시작해 볼게요!

 



3월 23일


카엥이가 멋지게 만들어 놓은 집이에요. 앗, 그런데 중간 위쪽에 보니 곰팡이가 생겼네요?


타란툴라 사육 환경은 종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좀 습하게 해두는 경우가 많아서 곰팡이가 생길 수 있어요.

저렇게 되면 집을 갈아줘야겠죠. 카엥이는 마침 탈피도 마쳤고 몸집도 커져서 어차피 집을 갈아 주기도 해야 했어요.

 


3월 25일


지난 얘기에서 카엥이가 자기 탈피 껍질을 스스로 밖에 내놨으니 확실히 탈피를 한 건 맞고, 이제 다시 밥도 먹기 시작했으니 한 일주일쯤 후에 집을 갈아 주면 딱 좋을 것 같아요.

일단 피딩입니다. 눈썹 가위로 입을 살짝 처리한 밀웜을 입구에 놓고 살살 흔들어 줍니다. 밀웜은 살아있는 동안은 땅을 파고 들어가기 때문에 확실히 먹는지 잘 지켜봐야 해요.

 

 

카엥이가 튀어나왔어요. 그런데 저 상태로 몇 분이고 그대로 있네요. 밀웜이 조금만 움직여 주면 카엥이가 콱 물어갈 텐데 위험을 느끼는 건지 전혀 움직이지 않아요.

 

 

어쩔 수 다시 살살~

 

 

어김없이 식겁~
그래도 물어갔으니 다행입니다.


3월 31일


이번엔 귀뚜라미 피딩!

(어휴, 깜짝이야!)


귀뚜라미 역시 눈썹 가위로 입 부분을 처리한 거예요. 입은 귀뚜라미나 밀웜이 타란툴라를 깨물지 못하게 세로로 살짝만 자르면 돼요. 냉장고에 잠시 넣어 놔서 움직임도 둔화된 상태예요. 안 그러면 너무 팔짝팔짝 뛰어다녀서 피딩이 힘들어요.

냉장고 기절이나 입 처리는 필수는 아닌데 전 그냥 그게 안심이 돼서 그렇게 해요. 핀셋으로 머리를 집어 누른 뒤 반 죽여서 주는 방법도 있어요. 많이들 쓰는 방법인데 너무 바쁠 때면 그 방법도 괜찮더라구요.

그래도 가능하면 냉장고에서 기절을 시킨 뒤에 처리하고 있어요. 냉장고에서 나오면 위 사진처럼 점점 정신이 돌아오는데, 저 상태에서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빨리 피딩이 완료되는 것이 좋겠죠.

불쌍하긴 하지만 어차피 자연에서 매 순간 벌어지는 약육강식이라 생각하면 딱히 특별한 일도 아니에요. 사람이 치킨 시켜먹는 거랑 비슷한 거라 생각해요. 최대한 고통이 적은 방법으로 도축하기, 살아 있는 동안 정성껏 행복하게 해주기, 기본적인 생명 존중, 대충 그 세 가지만 지키면 되는 것 같아요. 아니어도 할 수 없구요.



4월 3일


드디어 집을 갈아 줄 때가 되었습니다. 왼쪽이 카엥이가 숨어 있는 헌집이고 오른쪽이 새집이에요.

 


새집에 있는 까만 은신처는 1월에 미리 만들어 둔 것이랍니다. 은근히 고생을 많이 했어요.

시중에 파는 걸 구입해보니 너무 크거나 너무 무거워서 쓰기가 애매하더군요. 카엥이나 렌지는 땅을 파기 때문에 은신처가 밑으로 내려갈 수 있는데 무거운 은신처는 타란툴라가 깔릴 수 있어요. 실제로 비바리움을 멋지게 꾸며 둔 타란툴라 집에서 타란툴라가 장식물에 깔려 죽는 일이 가끔 벌어지곤 한답니다.

아무리 뒤져봐도 도저히 마음에 쏙 드는 은신처를 찾을 수가 없어서 결국 이번에도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저번에 인두기를 써서 위의 화분 은신처를 만들었던 것처럼요. (인두기 포스팅)

사실 땅 파는 애들은 땅굴을 만들어서 들어가기 때문에 낙엽이나 희귀동물 샵에서 파는 습지용 수태를 사서 뿌려두기만 해도 괜찮긴 해요. 그래도 좀 더 클 때까지는 은신처를 해주고 싶었어요.

너무 길어져서 2부로 나눠야 할 것 같네요.

은신처 만들기 2

2부는 은신처를 만드는 과정과 카엥이를 새집으로 옮겨서 집갈이를 완료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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