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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지동물/먹이곤충

핀헤드 사육 방법 (쌍별 귀뚜라미 새끼 키우기) 2

by 라소리Rassori 2020.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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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귀뚜라미 사육에 관한 포스팅입니다. 정말 관심 있는 분들만 봐주세요. 곤충 사진이 많으니 주의해 주시고요.


*섬네일 출처: illustAC

2편으로 나뉜 글이니 핀헤드 사육 방법 (쌍별 귀뚜라미 새끼 키우기) 1부터 읽어주세요.

 


 

4. 환기


핀헤드는 크기가 워낙 작다 보니 작은 통에 넣어 뚜껑을 닫아 두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좀 더 큰 귀뚜라미들도 폐사해 버려요. 특히 거기다 상추 같은 습기가 많은 채소까지 넣어둔다면 습도가 올라가면서 더욱 빠르게 죽어갈 것입니다.

밀웜과 마찬가지로 귀뚜라미 사육에도 환기가 필수예요. 충분한 환기를 위해서는 우선 적당한 사육통을 구해야 합니다.

저는 다이소에서 산 리빙박스를 사육통으로 쓰고 있어요. 크기도 그렇지만 표면이 미끄럽지 않아서 좋아요. 일반 투명한 박스는 너무 미끄러워서 귀뚜라미들이 돌아다니는데 좀 힘들어하거든요. 바닥이나 벽에다 대고 반복해서 바둥거리다가 발을 잃는 경우도 있고요.

아래 사진에 보이는 건 제가 사용 중인 리빙박스 중 하나예요. 재질을 잘 보이게 하기 위해 일부러 세척 직후 물이 묻었을 때 찍었어요.


대형 귀뚜라미는 한 20마리, 소형 귀뚜라미들은 60마리, 핀헤드는 100마리 정도 가능한 통이에요.

더 많이 들어갈 수 있지만 너무 바글바글하게 키우는 건 좋지 않아요. 귀뚜라미는 동족상잔으로 유명한 곤충이니만큼 서로 잡아먹는 일을 줄이려면 최대한 공간을 주는 게 좋아요.

이 통의 높이는 22cm 정도 되는데 계란판을 너무 높이 쌓으면 점프해서 튀어나오니 적당히만 쌓아주세요. 제 경우 3층 정도까진 괜찮더군요.

또 하나 정말 중요한 건 테이핑이에요.

성충이나 종령 귀뚜라미들은 몸이 무거워서 벽을 못 타지만 작은 애들을 키우려면 반드시 테이프를 둘러줘야 합니다. 아래 사진처럼 위쪽에요.


이렇게 테이프를 한 바퀴 둘러주면 뚜껑을 활짝 열어둬도 귀뚜라미들이 못 나와요. 저는 처음엔 좀 불안해서 망으로 덮어뒀는데 못 나오는 것을 알고는 지금은 뚜껑을 아예 안 씁니다. 환기 걱정은 없는 거죠.

이 리빙박스에 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제가 옛~날에 올린 포스팅을 참고해 주세요. (생초보 시절에 적은 글이라 지금과 조금 다른 소리를 할 수도 있습니다.)

 

5. 청소

 

성장기 귀뚜라미들의 배설량은 엄청납니다. 도저히 사육통 청소를 안 할 수가 없어요.

작은 핀헤드가 가득 있으면 전체 청소는 하기 힘들어요. 좀 클 때까지는 물에 적신 키친타월을 긴 핀셋으로 집어서 바닥을 부분적으로 닦아주세요. 도망 안 가고 가만히 있는 핀헤드도 종종 있으니 안 터트리도록 주의하면서요.


귀뚜라미가 아래 사진만큼(7-10mm정도) 자라면서부터는 청소가 쉬워집니다. 계란판을 털고, 귀뚜라미들을 다른 통으로 잠시 옮겨놓은 뒤 통 안에 가득 쌓인 똥을 버리고 사육통을 씻으면 돼요.


이 시기부터는 정말 빨리 자라요. 엄청 먹기 때문에 먹이값도 꽤 들죠.


계속해서 먹고 또 먹고, 탈피하고, 또 탈피하고...


그렇게 종령 귀뚜라미가 됩니다.

이때부터는 의외로 일이 확 줄어들어요. 한창 성장할 때에 비해 별로 안 먹거든요. 우화(최종 탈피)가 다가오면서는 한참 동안 굶기도 해요. 그러다가 성충이 되는데... 저희 집의 경우, 보통은 그전에 먹이로 사라집니다.

 


6. 계란판

 

귀뚜라미 사육에는 계란판 같은 은신처가 필수예요. 계란판이 부족하면 그 대신 종이 박스를 잘라서 써도 되는데 미끄럽지 않도록 칼집을 좀 내는 게 좋아요. 휴지심도 칼집을 내거나 미끄러운 부분을 뜯어 낸 뒤 쓸 수 있어요.

신문지도 많이 쓰긴 하는데 저는 귀뚜라미가 1cm 넘어가면서부터는 신문지를 전부 치워요. 덩치 큰 귀뚜라미들이 신문지를 오가는 소리가 시끄럽기도 하고, 이빨로 신문지를 자르는 것도 신경쓰이더라구요.

중요한 건 탈피할 때 숨을 수 있는 곳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주는 겁니다. 그냥 창의적으로 만들어주면 돼요. 계란판을 겹칠 때는 계란판끼리 너무 붙지 않도록 계란판 중간중간에 휴지심 같은 걸 길게 잘라서 넣어주고요.

계란판은 밀림펫같은 희귀동물샵에서 싸게 살 수 있어요. 가끔 아파트 분리수거장에도 계란판이 잔뜩 쌓여 있을 때가 있는데 그건 무슨 균이 묻어 있을지 몰라서 쓰기 좀 그렇더군요. 바퀴벌레나 다른 해충의 알이 붙어 있을지도 모르고요.

스티로폼을 사육에 사용하는 것은 귀뚜라미든 밀웜이든 추천하지 않습니다. 먹더라구요...

 

 

7. 햇빛

귀뚜라미 사육에서 또 다른 중요한 것! 그것은 바로 햇빛입니다.

햇빛은 사마귀에게만 중요한 게 아니라 귀뚜라미 같은 다른 곤충들에게도 중요해요. 식물과 마찬가지로 빛을 받으며 사는 곤충들은 활력부터가 다르답니다. (물론 햇빛 안 보고 사는 곤충들 제외하고)


위 사진은 해가 거의 져 갈 때 찍은 것인데 햇빛이 나오는 날에는 햇빛이 잘 닿는 곳으로 사육통을 옮겨 둬요. 그러면 자기들이 알아서 올라와서 햇볕을 쬔답니다.


귀뚜라미는 사실 사마귀만큼은 햇빛의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여요. 굳이 안 쬐어줘도 별 문제 없이 크긴 하더라구요. 그래도 햇빛을 너무 좋아하니까 죽기 전까진 최대한 쬐어주고 싶네요. 가끔 UVB 램프를 켜주기도 합니다.

 



핀헤드 사육, 처음엔 결코 쉽지 않아요. 그래도 하다 보면 쉬워지고 익숙해진답니다. 특히 신선한 물과 먹이, 환기, 청소는 꼭 지켜주세요. 절지동물이든 파충류든 깨끗하고 건강하게 자란 먹이를 먹는 게 좋을 테니까요.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이만 글 마무리할게요. 모두들 즐거운 사육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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