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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만화6

2020년 5월 10일 그림일기 - 안경 내가 안경을 처음 쓴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눈이 나쁘지도 않았는데 안경이 너무너무 쓰고 싶어서 부모님을 졸랐다. 부모님은 필요 없는 걸 왜 사냐며 사주지 않으셨다. 하지만 난 좌절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울기만 하면 마음 약한 아빠는 뭐든 다 사주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울었다. 내 인생 첫 안경이 생겼다. 까맣고 동그란 안경테였다. 안경알엔 물론 도수가 없었다. 그 이후 몇 년이 지나고 나는 정말로 안경이 필요하게 되었다. 눈이 나빠져서 고등학교 때는 안경을 쓰지 않으면 칠판이 안 보였고, 대학생 때부터는 길거리에 아는 사람이 가까이서 지나가도 못 알아보게 되었다. 보고도 모른 척한다는 오해를 수없이 받았다. 안경이 잘 어울려서 안경을 쓴 게 훨씬 나은 사람이 있는 반면 나처럼 안경을 쓰면 훨.. 2020. 5. 10.
2020년 4월 24일 그림일기 - 미용실 3월 말의 일인데 늦장 부리다가 이제야 적는다. 이날은 미용실을 갔다. 오랜만이기도 하면서, 송도로 이사 온 뒤 처음 가는 미용실이기도 했다. 나는 머리가 어깨 밑으로 한 뼘 정도의 길이인데, 미국에서 (한인) 미용실을 가면 300불이 쉽게 넘어갔다. 팁까지 해서 500불 가까이 했을 때도 있었다. 아주 오랜만에 한국에 돌아왔을 땐 미국보다 미용실이 확실히 더 쌀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대전에서 처음 갔던 미용실에서 30만원이 훌쩍 넘어버렸다. 실력 좋은 샵 부원장님이 세심하게 머리칼을 다루는 방식은 마음에 들었지만, 미국과 큰 가격차가 없다는 것에는 내심 놀랄 수밖에 없었다. 미용실 값이 비싼 미국에선 오래 전부터 아래의 짤이 유머로 돌아다닌다. 이제 한국도 이런 짤이 생겨야 하는 게 아닌가 .. 2020. 4. 24.
2020년 2월 22일 그림 일기 오늘은 몇 년 전 나의 한국 생활 초기에 있었던 극히 소소한 일이 떠올라서 펜을 들어보았다. (그 이전 얘기가 필요한데 너무 길어서 스킵. 대충 말하자면 내가 20년 가까이 미국 살다가 몇 년 전부터 한국서 살고 있다는 스토리) 즐겁고 신기한 한국 생활을 하던 어느날이었다. 갑자기 비빔면이 먹고 싶어지면서 동시에 오이가 떠올랐다. 채 썬 오이를 가득 얹은 빨간 비빔면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다행히 팔도 비빔면은 집에 있었다. 그러나 오이가 있어야 하는데 냉장고에는 화장품과 우유밖에 없었다. (난 화장을 잘 안 하는데 가족들이 자꾸만 사준다.) 결국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왔다. 정확히 어딜 향해 가는 지는 알 수 없었다. 오이를 사려면 가까운 홈플러스로 가면 되었을 텐데 이때는 한창 여기저기 두리번.. 2020. 2. 22.
2020년 2월 15일 그림 일기 며칠 잠잠하다가 또 누군가가 특이한 검색어로 내 블로그를 찾아오게 되었다. 이번 검색어는 띄어쓰기까지 그대로 옮기자면, "고양이 밥먹고 한쪽발 긁어내는 이유"였다. 내 왕사마귀 쥐미가 고양이처럼 그루밍한다는 말을 내가 어딘가에 적어두었기 때문인 듯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참 신기한 검색어의 세계가 아닌가 싶었다. 나에게는 사실 한때 고양이 전문가 수준의 집사질을 했던 시절이 있다. 그 한때라는 게 무려 17년이다. 고양이들과 영원한 이별을 하기까지 꽤 많은 일들을 겪었다. 그런 나임에도 저 검색어가 무슨 뜻인지 바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고양이가 바닥을 긁는 것도 아니고 "한쪽 발"을 긁다니, 아니 "긁어내다"니? 무슨 말인지 궁금해졌다. 점점 더 궁금해졌다. 이번에도 역시 일단 한 번 머리에 꽂힌 이상 그.. 2020. 2. 15.
2020년 2월 10일 그림 일기 블로그를 하다 보면 사람들이 무슨 검색어를 통해 내 블로그로 오는지를 매일 보게 된다. 블로거들은 알겠지만 그게 참 신기하고 재밌을 때가 많다. 난 그냥 안동 여행을 다녀왔을 뿐인데 "오늘 안동 날씨"라는 검색어로 끊임없이 사람들이 내 블로그로 오기도 하고(이거 좀 잦아서 죄송한 마음), "쥐가 나는 이유" 같은 내 블로그의 그 어떤 글과도 관련이 없는 검색어로 들어오기도 한다. (쥐미의 쥐 때문인가...) 그러던 어느 날 정말 희한한 검색어가 내 눈을 사로잡았는데, 그것은 바로 "들개쥐미." 들개쥐미라니 대체 무슨 말일까? 내가 키우는 왕사마귀 이름이 쥐미이긴 한데 그렇다고 쥐미와 연관이 있는 건 아닌 것 같고... 검색을 해봐도 도무지 알 수 없는 신기한 단어였다. 보통은 특이한 검색어를 봐도 그냥 .. 2020. 2. 10.
2020년 2월 8일 그림 일기 *귀뚜라미 영상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절지동물 사육 4개월 차. 이제 귀뚜라미 사육 요령이 꽤 많이 늘어서 아침마다 간단하게 귀뚜라미 사육통 청소를 해주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하면 된다고 하는데, 나는 동글동글한 귀뚜라미 똥이 모래처럼 쌓이는 걸 그냥 보고 있기가 힘들어서 그냥 속 시원히 청소해버린다. 귀뚜라미 사육의 기본은 계란판에서 시작된다. 계란판을 여러개 지그재그로 겹쳐두어 숨을 곳을 많이 만들어주면 동족상잔의 대명사인 귀뚜라미들이 서로를 잡아먹는 일이 줄어든다. 신문지나 골판지 같은 걸로 대체할 수도 있지만 움푹움푹 파인 계란판이 무엇보다 최고다. 먹이로는 기본적으로 충분한 채소와 밀기울을 주고, 육식을 좋아해서 귀뚜라미 사료나 토막낸 밀웜도 챙겨줘야 한다. 그렇게 해준다고 문제가 완.. 2020. 2. 8.